'군인 신분' 선수들의 병역 혜택은?
[더팩트 | 심재희 기자] "황인범도 병역 혜택 누릴 수 있나요?"
한 <더팩트> 독자가 메일로 문의한 내용이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선수는 병역 혜택을 받게 된다는 사실은 대부분이 알고 있다. 그런데 군 복무 중인 선수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남자축구 대표팀의 황인범은 '현역 의경' 신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황인범도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병역법 시행령 제68조 11의 4항과 5항은 다음과 같다. '올림픽 대회에서 3위 이상 입상하거나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1위가 되면 병역 대체 복무 혜택을 준다. 단, 단체종목일 때는 경기에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 이 기준을 고려하면, 이번 대회 경기에 이미 나선 황인범은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을 받게 된다.
그런데, '군인 신분의 선수는 병역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꽤 있다. 이유는 2010년 이전의 원칙 때문이다. 2010년 이전까진 군 복무 중인 선수에게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의 성적을 거둬도 병역 혜택은 주어지지 않았다. 농구 국가 대표였던 현주엽, 신기성, 조상협, 이규섭 등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지만 군 복무를 계속했다. 당시에는 '군인 선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해도 병역 혜택을 못 얻었던 것이다. 그 기준이 2010년부터 바뀌어 '군인 선수'도 병역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법 개정 후 군인 신분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고 조기 전역한 선수가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근대5종 남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김기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농구 우승을 이끈 오세근이 주인공이다. 김기현은 전역 11개월을 앞두고 조기에 군 복무를 마무리했고, 오세근은 이등병에서 곧바로 전역했다. 하지만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핸드볼 금메달을 따낸 이창우의 선택은 달랐다. 전역이 3개월 남았던 이창우는 만기제대를 자청했다. '군인 선수'의 경우, 자신의 의사에 따라 조기전역 혹은 만기제대를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있는 황인범 외에도 남자농구의 허웅, 김준일, 이승현 역시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의 기회를 얻는다. 단일팀 '코리아'에 속한 남자 조정 에이트 강지수, 김동현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 동일하게 조기전역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