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할 수 있다" 에페 박상영, 결승전서 부상 투혼…값진 은메달

아! 부상이여! 남자 펜싱 에페 박상영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

심상치 않았던 박상영, 포기하지 않고 완주

[더팩트|권혁기 기자] 말 그대로 부상 투혼이었다. 펜싱 남자 에페 박상영이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상영은 1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 첸드라와시 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전에 올라 카자흐스탄 드미트리 알렉사닌 선수를 맞이했다.

이날 박상영은 첫 득점을 왼손잡이 알렉사닌에게 내줬다. 이어 동시 득점으로 1-2를 맞이한 박상영은 다시 1점을 내줘 1-3이 됐다. 곧바로 발을 내주고 1-4가 된 박상영은 닥터를 불렀다. 전방 십자 인대파열 경험이 있는 박상영이기에 대한민국 코치진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무릎 부상으로 닥터 스톱이 진행됐다. 이후 박상영은 평소 스피드를 발휘하지 못했다. 다리를 절면서도 다시 경기에 나선 박상영은 4-9 상황에서도 차근히 점수를 올렸다. 양 측 모두 점수를 올리며 9-12, 1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박상영은 경기를 10-12로 만들고 살짝 주저 앉았다.

박상영은 점수를 낼 때마다 주춤거리고 주저 앉을 정도로 고통을 호소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시스

결국 아예 누워버린 박상영은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펜싱 마스크를 벗은 박상영의 얼굴에는 땀이 가득했다. 박상영의 투혼이 느껴졌다. 기권할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2점 차까지 따라갔던 박상영은 1점을 더 내주며 10-13이 됐다. 22초 남은 상황에서 11-13, 14초에는 12-13이 됐다. 알렉사닌은 박상영의 무릎이 좋지 않다는 점을 노려 계속해서 발목을 노렸고 결국 경기는 12-15로 끝이 났다.

박상영은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10-14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라고 스스로 계속 되뇌며 극적 역전승을 거두며 대한민국 최초로 올림픽 에페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두 번째 기적을 바라기에는 박상영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메달 색깔을 떠나 박상영이 부상 투혼으로 12점까지 올렸다는 것,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것만으로도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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