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텐, 부상에도 평창올림픽 출전 강행…남다른 한국 사랑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너무나 슬픕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의병장의 후손'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카자흐스탄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스타 데니스 텐(25)의 사망을 애도했다.
김연아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데니스 텐의 비극적인 소식을 들어 너무 충격적이고, 아직 사실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네요. 데니스는 정말 성실하고 피겨스케이팅을 너무 사랑했던 선수였습니다. 가장 열정적이고, 훌륭한 스케이터를 잃어 너무나 슬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조의를 표했다.
카자흐스탄 현지 매체 등은 19일(현지시간) 데니스 텐이 알마티에서 괴한에게 피습 당해 사망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 고위 인사도 데니스 텐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아우르탄벡 무하메디울리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데니스 텐이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 거리에서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는 범인 2명과 난투극을 벌였고, 괴한이 휘든 칼에 찔렸다고 밝혔다. 보건부 엘나르 아킴쿠노프 대변인 역시 데니스 텐이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자흐스탄 경찰은 용의자 2명을 수배 중이다.
데니스 텐은 알마티 출신으로 대한제국 시절 의병장인 민긍호 독립운동가의 외고손자다. 성(姓)인 '텐'은 한국의 '정' 씨의 러시아식 표기다.
평소 김연아가 우상이라고 말했던 데니스 텐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후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와 계약하고 아이스쇼 등 국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오른발 인대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불참할 수 없다'며 참가를 강행하는 등 남다른 한국 사랑을 뽐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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