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단발' 전인지, 독한 변신 후 부활찬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생머리카락을 자른 전인지가 18일(한국시간)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게티이미지

전인지 6언더파65타 킹스밀챔피언십 1라운드 공동 선두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최근 3년을 돌아 보면, 전인지(24·KB금융)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15년 US여자오픈과 2016년 에비앙챔피언십 우승 때 쏟아졌던 스포트라이트는 '무관'의 2017년과 단 한 차례도 '톱 10'에 진입하지 못한 올 시즌 모두 사라졌다. 이 기간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생머리도 잘랐다. 단발의 전인지는 그렇게 쓸개를 씹는 고통을 참고 견뎠다. '와신상담' 끝에 드디어 전인지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전인지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 코스(파 71·644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우승 상금 130만 달러)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낚으며 6언더파 65타를 쳤다. 재미교포 애니 박(23), 제시카 코르다, 제이 마리 그린(이상 미국),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2016년 9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후 1년8개월 동안 준우승만 5차례 차지했던 전인지로서는 그린자켓의 주인공이 될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더욱이 올 시즌 톱 10에 단 한 차례도 진입하지 못하는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킹스밀 챔피언십은 분위기 반등의 좋은 기회다. 그동안 킹스밀 챔피언십은 전인지에게 '약속의 땅'과 같았다. 전인지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2위로 미국의 렉시 톰프슨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2016년에도 전인지는 이 대회에서 펄펄 날았다. 당시 3라운드에서 9언더파 62타를 치며 코스 레코드를 세우기도 했다.

전인지가 18일(한국시간) 열린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버디를 잡은 후 미소 짓고 있다. /게티이미지

전인지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할 거라고 보는 골프인은 극히 드물다. 무관에 그쳤지만 지난해 성적은 결코 나쁜 건 아니었다. 전인지는 지난해 125만 달러로 상금랭킹 11위와 평균타수 3위(69.41타), 세계랭킹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비록 올 시즌 초반 부진하지만 킹스밀 챔피언십은 전인지 부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경기가 그랬다. 10번 홀에서 시작한 전인지는 전반 12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았다. 이후 파세이브 행진을 이어가던 전인지는 후반 2번(파3)과 3번(파5) 홀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잡았다. 이어 6번(파4)부터 8번 홀(파4)까지 3연속으로 버디를 챙기며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전인지의 플레이 스타일이 과거에 비해 달라졌음을 읽을 수 있다.

전인지는 프로에 발을 디딜 때만 해도 장타자였다. 하지만 어느새 장타자 반열에서 전인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지난해 전인지는 LPGA투어 장타 부문 79위(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52.18야드)에 그쳤다. 대신 정확도에 방점을 찍었다. 킹스밀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낚은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더욱이 전인지는 과거에 비해 다소 체중을 감량한 듯 야윈 모습으로 킹스밀 챔피언십 라운딩에 나섰다. 확실히 비거리보다 정확도로 플레이 스타일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단발과 체중감량, 외형적 변화와 동시에 정확도에 무게를 둔 플레이 스타일까지. 부활을 위해 전인지는 많은 부분 변화를 선택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전인지의 부활찬가가 확실히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울려퍼지길 기대해 본다.

bdu@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