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8-7.'
한국 여자 컬링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유일하게 패배를 안겼던 일본에 설욕하며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자 아시아 국가 최초로 컬링 부문 결승전에 진출했다.
한국 컬링 역사를 새롭게 쓴 결정적 장면은 주장 김은정의 드로샷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1만여 관중은 물론 TV로 대표팀을 응원했던 국민 모두 쥐 죽은 듯 김은정의 마지막 드로샷을 지켜봤다.
김은정(스킵),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대표팀은 23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8-7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 내내 앞서가던 대표팀은 10엔드에 1점을 내주며 7-7 동점으로 정규엔드를 마쳤다. 한국의 후공으로 진행된 11엔드에서 마지막 샷은 김은정의 몫이었다. 김은정은 팀원들과 상의 끝에 드로샷을 결정했다.
'스르륵'. 얼음 지치는 소리와 함께 "영미야"로 대표되는 대표팀의 괴성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 김은정의 손을 떠난 스톤은 일본팀의 스톤을 밀어내고 버튼 가장 가까이에 위치했다. 승리를 확정지을 매직 넘버 '1'을 확보한 순간 대표팀을 비롯해 경기장내 1만여 관중은 우뢰와 같은 함성으로 대표팀의 승리에 감격했다.
김은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드로샷이 만족스럽지 않아 마지막에 (드로샷을) 하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그런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정은 "그래도 내 임무이고 의무니까 던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메달을 따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김은정은 "예선에서 유일하게 진 상대가 일본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너무 화가 났는데 준결승에서 다시 만나게 돼 목표의식이 더욱 강해졌다"며 "그 덕에 우리 팀원 모두가 좋은 샷을 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을 제압한 한국은 이로써 이번 대회 출전한 9개 국가를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 대표팀은 25일 오전 9시5분 스웨덴과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