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백철기·김보름 기자회견에도 여론 '싸늘'…"자격 내려놔야"

19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전이 열린 가운데 한국의 김보름(왼쪽부터), 박지우, 노선영이 역주를 펼치고 있다. /강릉=임영무 기자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이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불화설에 대해 "많은 분에게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라며 사과했다.

백철기 감독은 20일 오후 5시30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추월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전날 팀추월 준준결승전 상황을 밝혔다.

백철기 감독은 "여자 팀추월이 6바퀴인 상황에서 처음엔 3명 모두 한 바퀴씩 끊는 것으로 대화했다. 이후 다른 대표팀을 점검하고 경기하는 것을 봤을 땐 힘을 합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4강을 목표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보름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 3바퀴를 책임져달라는 말을 했다. 김보름이 ‘4강을 목표하고 있으니 나도 그렇게 해보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나머지 3바퀴는 노선영과 박지우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해서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노선영을 중간에 넣는 것보다 뒤에 따라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노선영이 제기했다"면서 "노선영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다. 노선영이 1500m에서 좋은 기록이 나와서 선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보름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께 죄송하다.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하면서 "경기 끝난 후 시간 늦었고 선영 언니와 방이 다르다 보니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보름은 노선영을 뒤처진 상황에서 왜 치고 나갔냐는 질문에 "저는 팀추월 6바퀴 중에 3바퀴 리드해야 하는 역할이고 선수마다 개개인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 속에서 정해진 랩타임이 있었다. 마지막 두 바퀴는 29초로 가야 했다. 결승선에 와서야 언니가 뒤에 있음을 알게 됐다. 선두에서 뒤에 선수 챙기지 못한 것은 제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렸다. 노선영은 몸살을 이유로 기자회견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

여자 팀추월 경기 직후 김보름·박지우가 노선영과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임영무 기자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의 해명에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네이버 아이디 '별'은 "잘못을 했다면 책임을 지고 국가대표 자격을 내려놔라", '주구장창'은 "알았으니 반납해라", '온실짱'은 "감독 사퇴해라" 등 대표팀 자격을 내려놓으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팀추월 경기 특성상 선수들이 한 몸이 돼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는데 선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개인전을 하듯 결승선을 통과한 점은 명쾌하게 밝혀주지 못했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지난 19일 여자 단체 팀추월 스피드스케이팅 준준결승전 직후 팀워크 불협화음 논란이 일었다. 경기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속도를 내고 결승선을 통과한 반면 노선영은 혼자 뒤처진 채 3초가량 후에 결승선을 밟았다.

경기 후 김보름의 인터뷰 태도가 논란의 불을 지폈다. 김보름은 "올림픽에 다시 출전하게 되면서 팀추월을 연습해왔다"면서 "마지막에 뒤에(노선영이)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조금 아쉽게 나온 것 같다"라면서 패배 원인을 노선영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결국 팀추월팀은 동료애가 사라진 모습으로 보여져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급기야 "대표 자격을 박탈하라", "빙상연맹을 처벌하라"며 국민청원까지 제기됐고 20일 오후 5시 30만여 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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