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페더러, 테니스 신구스타 호주오픈 준결승전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정현-페더러, 호주오픈 결승 길목 격돌!'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2·IMG)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와 격돌한다. 2018 호주오픈 결승행 티켓을 놓고 정현-페더러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정현-페더러 준결승전은 26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다. 강호들을 잇따라 꺾으며 '자이언트 킬러'라는 별명을 얻은 정현과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19승에 빛나는 페더러가 정면충돌 한다. 2018 호주오픈 최고 빅뱅으로 떠오른 정현-페더러 준결승전의 관전포인트를 짚어 본다.
◆ 강심장 vs 베테랑
강심장과 베테랑의 승부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위기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이며 '승부사'로 거듭났다. 페더러는 풍부한 경험을 앞세운 '노련미'로 상대를 손쉽게 요리했다. 정현의 패기와 페더러의 관록이 테니스 네트를 사이에 두고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정현은 1회전부터 8강전까지 5경기에서 단 두 세트만 내줬다. 미샤 즈베데프와 1회전에서 세트스코어 1-0 상황에서 기권승을 거뒀고, 2회전에서 다닐 베드베데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었다. 알렉산데르 즈베데프와 32강전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노박 조코비치와 16강전과 테니스 샌드그렌과 8강전을 모두 세트스코어 3-0으로 장식했다.
* 정현 2018 호주오픈 경기 결과
- 1회전 vs 미샤 즈베레프 : 기권승(세트스코어 1-0에서 미샤 기권)
- 2회전 vs 메드베데프 : 세트스코어 3-0 승리
- 32강전 vs 알렉산데르 즈베레프 : 세트스코어 3-2 승리
- 16강전 vs 노박 조코비치 : 세트스코어 3-0 승리
- 8강전 vs 테니스 샌드그렌 : 세트스코어 3-0 승리
페더러는 '무실 세트 5연승'으로 준결승 고지를 밟았다. 1회전부터 5경기를 연속해서 세트스코어 3-0 승리로 만들었다. 알자즈 베데네, 레나르트 스트러프, 리샤르 가스케, 마르톤 푸초비치, 토마스 베르디흐를 연이어 제압했다. 베르디흐와 8강전 1세트에서는 2-5로 뒤지다 역전에 성공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 페더러 2018 호주오픈 경기 결과
- 1회전 vs 베데네 : 세트스코어 3-0 승리
- 2회전 vs 스트러프 : 세트스코어 3-0 승리
- 32강전 vs 가스케 : 세트스코어 3-0 승리
- 16강전 vs 푸초비치 : 세트스코어 3-0 승리
- 8강전 vs 베르디흐 : 세트스코어 3-0 승리
게임스코어 6-6. 테니스 타이브레이크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다. 서브를 주고받으며 포인트를 따내 7점을 먼저 획득해야 세트를 얻는다. 6점 이후 타이를 이루면 두 포인트를 앞서야 세트 승자가 된다. 다른 구기 종목의 승부차기 혹은 승부던지기처럼 긴장되는 '끝장 승부'다. 선수로서는 당연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정현-페더러 모두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타이브레이크의 사나이들'로 자리잡고 있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5번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웃었다. 타이브레이크 고비를 잘 넘고 승승장구 했다. 메드베데프와 2회전 1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7-4로 이겼고, 알렉산데르 즈베데프와 32강전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도 7-3으로 승리했다. 조코비치와 16강전에서는 1세트(7-4)와 3세트(7-3) 타이브레이크 승리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샌드그렌과 8강전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도 7-5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타이브레이크 35득점 19실점이다.
페더러도 정현처럼 이번 대회 타이브레이크에서 모두 이겼다. 3번의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승자가 됐다. 경험이 많은 선수답게 '룰렛 승부'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스트러프와 2회전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7-4로 이겼고, 푸초비치와 16강전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는 7-3으로 승리했다. 베르디흐와 8강전 1세트 타이브레이크는 7-1로 매조지었다. 세 번의 타이브레이크에서 21점을 따는 동안 단 8점만을 상대에게 내줬다.
◆ 백핸드 vs 백핸드
'명품 백핸드 맞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정현-페더러 둘 다 세계 정상급 백핸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안정된 백핸드 리시브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고, 백핸드 스트로크를 활용한 크로스와 다운 더 라인 공격도 매우 날카롭다. 슬라이스 및 앵글샷도 잘 구사한다. 정현-페더러의 백핸드 스트로크 랠리는 팬들에게 최고의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백핸드 강점'을 보였던 정현은 포핸드 약점을 털어내면서 더 높이 날고 있다. 포핸드가 좋아지면서 백핸드의 위력이 더 올라갔다. 빠른 발을 활용해 백핸드 타점을 정확하게 연결할 줄 알고, 상대 코트 구석을 깊숙이 찌를 정도로 거리감도 좋다.
페더러는 '한 손 백핸드 장인'이다. 오른손을 쭉 뻗어 치는 페더러의 백핸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정확하고 아름답다. 양 손 백핸드에 비해 각이 더 낮고 빠르다. 총알같은 백핸드 리턴을 구사하다가 갑자기 코트 앞쪽에 떨어지는 드롭샷을 구사하고, 상대가 네트 쪽으로 붙으면 절묘한 로브샷으로 포인트를 올린다.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정현. 사상 최초 메이저대회 20승 금자탑을 바라보는 페더러. 과연 정현-페더러 2018 호주오픈 빅뱅의 승자는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