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정식기자] 미국프로농구(NBA)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 기록을 세운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이 2016-2017시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NBA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에서 2016-2017시즌 시상식을 열고 웨스트브룩을 MVP로 선정했다. 웨스트브룩은 정규시즌 42차례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했고 평균 31.6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로 시즌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시즌 트리플더블은 1961-1962시즌 오스카 로버트슨 이후 55년 만에 나온 사상 두 번째 기록이다. 웨스트브룩은 투표인단 투표에서 1위표 69장 등 총 888점을 얻어 1위표 22장에 753점을 획득한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키츠)을 따돌리고 정규시즌 MVP가 됐다.
이로써 지난 시즌까지 오클라호마시티를 함께 이끌었던 웨스트브룩과 케빈 듀랜트(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이 각자 다른 팀에서 뛴 첫 시즌에 나란히 정규시즌과 파이널 MVP를 차지하게 됐다. 듀랜트는 이달 열린 파이널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챔피언으로 이끌며 파이널 MVP로 뽑혔다. 2000년 샤킬 오닐 이후 17년 만에 파이널 5경기에서 모두 30점 이상을 넣는 대활약을 했다.
듀랜트는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나면서 쉽게 우승하기 위해 골든스테이트를 선택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웨스트브룩과 관계도 단짝에서 앙숙으로 바뀌었다. 조롱과 비판에 시달렸던 듀랜트는 우승의 꿈을 이뤘고 MVP의 영광도 누렸다.
듀랜트가 떠난 뒤 홀로 오클라호마시티를 이끈 웨스트브룩은 정규시즌 MVP라는 보상을 받았다. 콘퍼런스 6위 팀에서 정규시즌 MVP가 나온 것은 1982년 모지스 말론 이후 두 번째로 35년 만이다.
주포 듀랜트의 공백에도 오클라호마시티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웨스트브룩의 괴물 같은 활약 덕이다. 하지만 MVP가 되는데는 듀랜트의 이적도 영향을 미쳤다. 듀랜트가 팀에 남아 함께 활약했다면 그렇게 많은 트리플더블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비록 적으로 갈라섰지만 MVP만큼은 '윈윈'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