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평창올림픽 남자 피겨, '점프 전쟁' 예고

네이선 천. /게티이미지 제공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에서 '점프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피겨 남자 싱글의 간판 네이선 천(18)이 23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5차례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성공했다. 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쿼드러플 플립 등 2차례 4회전 점프를 뛰었던 천은 이번 대회에서 모두 7차례 4회전 점프를 성공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7차례 4회전 점프, 프리스케이팅 5차례 4회전 점프는 물론 한 대회에서 4종(토루프, 살코, 러츠, 플립)의 4회전 점프를 뛴 것도 모두 사상 처음이다. 천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첫 과제인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작으로 쿼드러플 플립,쿼드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쿼드러플 토루프까지 잇따라 성공한데 이어 트리플 루프 대신 쿼드러플 살코를 뛰었다. 모든 4회전 점프에 1점 이상이 가산점이 붙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212.08점을 얻은 천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합쳐 총점 300점을 돌파(318.47점)했다. 자국 대회이기 때문에 국제빙상연맹(ISU) 공인 점수는 아니지만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일본)의 남자 싱글 역대 최고점(330.43)에 근접했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점프 경쟁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2015년 세계 선수권에서는 하뉴와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가 한 경기에서 2종의 4회전 점프를 총 3~4 번 뛰는 것이 최고였다. 그런데 지난 시즌 3종의 4회전 점프를 6차례나 뛰는 진보양(중국)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하뉴와 페르난데스도 기술점수 때문에 4회전 점프를 5차례로 늘려야 했다. 하뉴는 올시즌 들어 3종의 4회전 점프를 6차례나 뛰고 있다. 이정도가 한계가 아닐까 생각됐지만 천이 4종 7차례의 4회전 점프를 실전에서 성공한 것이다.

천은 지난달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쇼트프로그램 5위에 그쳤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4차례 4회전 점프를 성공하면서 하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재 3종류 이상의 4회전 점프를 뛰는 선수는 천을 비롯해 하뉴와 진보양 정도다. 토루프와 플립 2종의 4회전 점프를 뛰던 우노 쇼마(일본)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천에게 밀려 3위가 된 뒤 4회전 루프를 연습하고 있다. 2종의 4회전 점프로는 세계 무대에 도전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평창 때까지는 현 채점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을 예정이어서 4회전 점프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양의 등장 이후 기술과 예술의 균형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고난도 점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채점 경향이 달라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패트릭 챈(캐나다)은 4회전 점프를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합해 4번으로 하면서 실수 없이 연기의 질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페르난데스도 6번은 시도하지 않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3월 헬싱키 세계선수권까지 남자 싱글 선수들의 4회전 점프 시도와 그에 대한 채점 경향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강릉에서 열리는 4대륙 선수권대회도 더욱 눈길을 끌게 됐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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