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19·한체대)가 18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서 5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일궈낸 가운데 심석희와 친오빠 명석 씨의 특별한 녹색 스케이트 사연이 재조명 받고 있다.
심석희는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명석 씨가 햄버거 배달과 경호 등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산 220만원짜리 맞춤형 스케이트를 신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는 2013년 3월 명석 씨가 갖은 노력 끝에 선물한 스케이트를 신고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1위로 태극마크를 달었다. 이어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선수 프로필에 '오빠를 따라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다'고 쓸 정도로 오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1학년 때 강원도 강릉 집 근처 논두렁에서 빙판을 지치며 오빠와 함께 스케이트를 배웠다. 이후 오빠는 유도로 종목을 바꿨지만, 심석희는 스케이트에 매진해 정식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심석희의 가정 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아버지 심교광 씨는 남성복 판매, 중고차매매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 딸의 훈련비를 마련했고,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 수록 오빠 명석 씨가 아버지 역할을 대신했다.
명석 씨는 2012년 6월 용인대 유도학과를 휴학한 뒤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9개월 동안 모은 돈으로 심석희에게 스케이트를 사줬다.
심석희는 '선물 너무 고마워. 이거 신고 꼭 열심히 할께'라고 편지를 썼고, 약속대로 심석희는 녹색 스케이트를 신고 월드컵 4개 대회에서 금메달 9개를 석권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