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36살' 김동현의 '헬터급' 챔피언 향한 무한도전

김동현의 타이틀 도전! 최근 2연승을 달리고 있는 김동현이 UFC 웰터급 타이틀 매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더팩트 DB

김동현의 UFC 타이틀 매치,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UFC 한국인 최다승(12승)을 보유하고 있는 '스턴건' 김동현(34). 한국 나이로 36세. 분명한 건 파이터로서 삶은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최근 2연승을 달리며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그는 여전히 타이틀 매치에 목말라 있다.

UFC 웰터급엔 로비 라울러(34·미국)가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로리 맥도날드(26·캐나다), 스테판 톰슨(33·미국), 타이론 우들리(34·미국), 데미안 마이아(38·브라질), 카를로스 콘딧(32·미국)가 톱 5를 구성하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이 가득하지만, 어느 누가 챔피언 벨트를 두른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정상급 기량을 가졌다.

김동현은 매트 브라운(35·미국)에 이어 웰터급 9위에 올라 있다. 순위만 보면 타이틀 도전과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의 페더급, 존 존스(28·미국), 다니엘 코미어(37·미국)가 버티고 있는 라이트헤비급, 얼마 전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한 격투기의 꽃이라 불리는 헤비급과 비교해 관심이 덜한 체급이지만,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정도로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체급이 바로 웰터급이다. 말 그대로 백지장 한 장 차이의 전력을 가진 파이터들이 즐비하다. 지옥과 같은 체급이라는 의미에서 '헬터급'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현 역시 웰터급에선 강자로 꼽히는 파이터다. 지난 2008년 UFC에 입성한 뒤 16전 12승 3패 1무효의 전적을 가지고 있다. 팬들이 열광하는 화끈한 타격전이 많진 않지만,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일명 '매미권'으로 웰터급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그리고 타이틀 도전도 가까워졌었다. 지난 2012년 11월 파울로 티아고(35·브라질)전을 시작으로 2014년 3월 존 해서웨이(28·영국)전까지 4연승을 질주했다. 당시 김동현은 타이틀 매치를 원한다며 직설적으로 챔피언 자리에 욕심을 드러냈다.

기회는 찾아왔다. 김동현은 2014년 8월. 당시 랭킹 4위에 올라있던 우들리와 매치가 성사됐다. 사실상 타이틀 매치로 가는 최종 관문이었다. 하지만 첫 기회를 실패로 끝이 났다. 김동현은 우들리에게 1라운드 1분 1초 만에 TKO로 무너졌다. 경기 초반부터 주먹을 뻗으며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클린치 상황에서 쓰러진 뒤 안면에 수차례 파운딩을 맞고 허무하게 TKO패했다. 두고두고 아쉬운 한 판이었다. 연승 가도를 '4'에서 멈췄고, 6년 만에 찾아온 타이틀 매치로 가는 마지막 길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절치부심한 김동현은 다시 이를 '악' 물었다. 지난해 5월 조시 버크만(36·미국)을 상대로 UFC 11승째를 거뒀다. 해서웨이전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승전고를 울리며 부활에 성공했다. 이어 11월 서울 대회에선 도미닉 워터스(27·미국)를 상대로 경기 시작 3분 11초 만에 TKO 승을 이끌어내며 다시 연승 가도를 달렸다.

김동현은 타이틀 매치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마이어에게 복수하고 싶다.(김동현은 2012년 마이마에게 TKO 패했다.) 그리고 또다시 서울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타이틀 매치에 도전하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동기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김동현의 챔피언 도전에 대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을 잘 짜고 들어가면 우승 도전도 절대 불가능하진 않다.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며 "다소 이상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현재 UFC 내에서 도핑 검사를 랜덤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 약물에 의존하고 있는 파이터가 많고, 순수한 실력만 놓고 보면 김동현도 절대 뒤처지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국 나이 36살. 격렬한 UFC 무대에서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김동현의 챔피언 도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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