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터치스포츠] '농구 초보' 인턴 女기자, '드리블 달인'에 도전하다!(영상)

눈 깜짝할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을 잡는 것은 스포츠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텍스트 기사 10개를 읽는 것보다 영상 1개를 보는 것을 더 원하는 스포츠 팬들이 늘고 있습니다. 더욱이 '모바일 환경'이 확실히 자리를 잡으면서 독자들의 '영상 갈증'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항상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더팩트>는 PC환경의 '클릭'을 넘어선 모바일 환경의 '터치' 중요성을 느끼면서 '영상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기사로 전달합니다. [TF터치스포츠]라는 간판을 달고 모바일에 최적화 된 자체 제작 스포츠 영상으로 독자들께 한 발 더 다가갑니다. <편집자 주>

"오늘은 준영이가 농구 드리블을 배워 보자."

농구의 '농'자도 모르고 드리블을 실제로 해 본 적이 없던 초년생 인턴에게 무리한(?) 지시가 떨어졌다. 사무실 한 구석에 있던 농구공을 주며 드리블 해 보라는 지시에 공을 몇 번 튕겨 봤다. 공 따로 몸 따로.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은데요'라며 고개를 가로젓는 선배의 말에 '그래도 보내봐. 말 그대로 무(모)한도전이다'라는 팀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근심어린 표정을 지우지 못하던 선배와 찾아간 곳은 서울 관악구 신사로에 있는 스킬 트레이너 안희욱(32) 씨의 사무실이었다. 사진 스튜디오와 같은 인테리어로 꾸며진 이곳에는 실제 농구코트 바닥과 같은 플로어가 세팅돼 있었고, 대형 스크린과 기타 농구의 드리블 수업을 위한 여러 장비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스킬 트레이너란 직업을 갖게 된 안 씨는 농구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비농구인이지만 농구 선수보다 드리블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른바 '기술자'다. 과거 한 길거리 농구대회에서 문경은(서울 SK 감독)과 이상민(서울 삼성 감독) 등 쟁쟁한 프로선수들과 1대1 대결을 펼친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며 유명해졌고, 지금은 그때의 경험을 살려 농구 선수들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해주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가드 정재홍을 비롯해 여러 대학 및 중고 선수들이 그에게 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대기자가 있을 정도다.

이렇게 농구 선수만을 가르치던 그에게 일반인을 가르쳐 보라는 미션을 주었으니 오랜만에 안희욱을 만난다는 선배는 연신 그에게 '미안하다.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라는 말을 할 뿐이다. 그러자 안희욱은 눈에 힘을 주며 "제대로 가르쳐드리겠습니다"라며 자신을 믿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안희욱은 자신만만했지만 수업을 앞두고 있는 인턴기자는 졸인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도 '<더팩트> 인턴기자의 자존심이 있지. 제대로 배워보리라'고 다짐하며 코트에 올랐다.

스킬 트레이닝 전후…이렇게 달라졌어요! 지난10일 더팩트 취재진은 스킬 트레이너 안희욱의 사무실을 찾아 스킬 트레이닝 강의를 받았다.

스킬 트레인 측에서 준비해준 농구화로 호기롭게 갈아신었지만 막상 플로어에 오르니 머리가 백지상태가 됐다. 뭘 할지 몰라 애꿎은 농구공만 만지자 그는 "대충은 없다"며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십여 년이 흘렀지만, 취재 전 찾은 동영상에서 본 실력은 여전했다.

강의의 핵심은 '공을 보지 않는 것'이었다. '공을 보지 않고 어떻게 드리블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키는 대로 했다. 역시 처음부터 무리한 기대를 했던 탓일까. 몸과 머리가 따로 놀기 시작했다. 머릿속으로는 '공을 보지 말자'고 되뇌었지만, 눈은 공을 찾고 있었다. 실수가 반복되자 안희욱은 매서운 눈빛으로 인턴기자의 손짓 발짓을 점검했다. 또 강의 중간 녹화 영상을 틀어 공을 컨트롤 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의욕은 스스로 생각해도 대단했지만 '초짜' 티를 벗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드리블하다 공을 놓치는 실수가 이어졌다. 목소리가 높아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미동도 없는 그의 지도. 농구에 이제 갓 입문한 기자에 대한 '특별 대우'인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기가 위축되고 경기력은 향상되지 않기 때문에 절대 화를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트 위를 수차례 오가던 가운데 안 씨는 손바닥의 느낌이 다르지 않느냐고 물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니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바닥에 튕기다 탄성을 잃은 것과 달리 공은 손바닥에 어느 정도 감기고 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안 씨의 칭찬이 이어지자 어깨가 들썩거렸다.

옆의 선배도 '자세가 좋아졌다'라는 칭찬을 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칭찬을 받자 나름 안정이 됐다. 드리블로 턴을 하며 콘을 찍고 왔다갔다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간단한 동작 몇 번 했다고 '이 기회에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에 진출해 볼까?'라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겼다.

3시간을 보낸 것 같은 30분이 지나자 얼굴은 빨개졌고 몸은 달궈졌다. 하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나도 모르는 자신감이 생겨 "선배 저 이제 드리블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코트에 나가 오늘 배운 드리블을 해 보리라.

◆ [TF터치스포츠] '농구 초보' 인턴기자, 드리블 달인에 도전하다!(http://youtu.be/55-uFpSEhAE)

<영상 = 박상혁 기자, 안희욱>

[더팩트ㅣ신사로 = 박준영 인턴기자 iamsolei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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