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몸싸움이 없는 배구판에서 폭행 사건으로 보이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사건 당사자들은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폭력을 행사한(?) 이선규(33·삼성화재)는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이었다"고 말했고, 허벅지를 강타당한 노재욱(22·LIG손해보험)은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삼성화재 입장은 이렇다. 21일 구단의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억울한 마음을 표출했다. "경기 후 이선규와 신치용(59) 감독이 당시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센터라인에서 서로 충돌했고, 이선규는 노재욱을 LIG 쪽 코트로 돌아가라는 식의 가벼운 터치를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이선규는 손에 테이핑을 심하게 해 주먹을 쥘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서로가 다 아는 사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겠지만, 폭행은 절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LIG손해보험 입장은 다르다. 구단 관계자는 명백한 퇴장감이었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의아해 했다. 구단 관계자는 "신인인 노재욱이 11년 차 선배가 폭행해 아무 말도 못 했다"며 "사건이 있고 곧바로 작전타임을 불렀는데 노재욱은 억울하다며 울먹거렸다. 정말 황당해 하더라"면서 "구미에서 올라온 팬들은 난리가 났다. 선수가 맞았는데 왜 아무런 조치가 없느냐고 묻더라"며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진상 규명에 대한 공문을 한국배구연맹(KOVO)에 보냈다. 선수 보호와 재발 방지 차원이다. 신인 선수들은 때리고 욕하면 기죽어서 경기를 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가 된 장면은 20일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의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졌다. 세트 스코어 1-1. 3세트 10-10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노재욱이 토스를 하고 중심을 잃고 센터라인을 넘어갔다. 순간적으로 류윤식(25), 이선규와 뒤엉켜 넘어졌다. 이선규는 일어나는 과정에서 오른손으로 노재욱의 허벅지를 세게 내리쳤다. 이 장면은 중계화면에 제대로 잡혔지만, 심판진은 아무런 제재 없이 경기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