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올-재팬] '요시다 부활' JX, 2년 연속 여자부 우승

JX-ENEOS가 11일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2015 올-저팬 여자부 결승에서 덴소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 도쿄 = 박상혁 기자

[더팩트ㅣ도쿄 = 박상혁 기자] WJBL(일본여자농구리그)의 JX-ENEOS는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의 춘천 우리은행과 같다. 창립 역사도 오래된 데다 일본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JX-ENEOS 소속으로 코트를 누볐다. 일본 여자선수로는 최초로 WNBA에 진출한 하기와라 마키코와 국제 무대에서 전주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오야마 다에코, 그리고 현 일본여자농구의 영웅인 오가 유코 등이 JX-ENEOS의 유니폼을 입었다. 현재 일본여자국가대표팀의 주전 센터인 도카시키 라무(192cm)와 마미야 유카(184cm), 그리고 가드인 요시다 아사미(165cm) 역시 JX-ENEOS 소속이다.

이렇다 보니 WKBL과 달리 자유스카우트로 신인을 선발하는 WJBL의 시스템에서 일본 내 고교 유망주들은 모두 JX-ENEOS 입단을 선호하고 있다. 일본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즐비한 데다, 석유와 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모기업의 지원도 탄탄하기 때문이다. 좋은 선수 수급은 JX-ENEOS의 매 시즌 우승을 가능케 했고, WJBL의 다른 팀들은 언제나 '타도 JX-ENEOS!'를 목표로 훈련해왔다.

이런 JX-ENEOS가 올시즌 WJBL에서 다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에이스였던 오가 유코의 중국리그 이적 가드 요시다 아사미의 부상 등으로 외곽 전력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리그 개막전에서 후지쯔 레드웨이브에게 패했고, 순위도 전반기가 끝난 현재 10승 2패로 3위에 머물고 있다. 연전연승에 1위만을 지켰던 과거와 비교하면 치욕이랄 수 있다.

JX-ENEOS의 에이스 가드 요시다 아사미. / 일본농구협회 제공

이런 JX-ENEOS가 모처럼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JX-ENEOS는 11일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린 2015 올-재팬(일왕배 전일본종합농구선수권대회) 여자부 결승전에서 덴소 아이리스를 66-53으로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JX-ENEOS는 이번 우승으로 2년 연속 우승과 통산 1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재팬은 일종의 컵대회로 매년 1월에 열리며 전국의 남녀 고등학교팀부터 프로팀까지 참가해 치르는 대회다. 이 대회가 열리는 동안에는 일본의 남녀프로리그 모두 휴식기를 가진다.

이날 경기의 핵심은 대회 2주전 부상에서 복귀한 JX-ENEOS의 주전가드 요시다가 어느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였다. 도카시키-마미야라는 안정된 인사이드 전력을 갖춘 JX-ENEOS로서는 경기 리딩 능력과 외곽슛을 겸비한 요시다의 복귀가 필수였다. 대회 우승도 그렇고 남은 리그 운영이라는 측면에서도 꼭 필요했던 것이다.

전날 후지쯔와 준결승에서 30분 이상 뛰었던 요시다는 스타팅 멤버로 출전했으나 초반에는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날의 피로가 남은 듯 슛은 거푸 림을 외면했고, 장기인 도카시키와의 2대2 픽앤롤 플레이도 여의치 않았다. 무엇보다 스피드가 살아나지 않아 JX-ENEOS만의 빠른 속공도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JX-ENEOS는 1쿼터 초반 덴소에게 3개의 3점슛을 허용하며 끌려가는 등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는 가 싶었다.

우승을 차지한 JX-ENEOS 선수단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 응하고 있다. 마이야 유카, 요시다 아사미, 사토 기요미 감독, 도카시키 라무.(왼쪽부터) / 도쿄 = 박상혁 기자

그러나 2쿼터 들어 JX-ENEOS는 도카시키와 마미야를 이용한 포스트 공격이 살아나면서 점수를 2점차로 좁힌 채 전반을 마쳤다. 여기에 3쿼터 들어서는 요시다가 공격에서 물꼬를 터주며 리드를 잡았다. 3쿼터부터 예열을 시작한 요시다는 4쿼터 시작과 동시에 2연속 득점을 올렸고 경기 종료 5분 42초를 남기고는 스틸에 이은 속공까지 성공하며 덴소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때의 점수가 53-38. 덴소는 에이스 다카다 마키(183cm)가 뒤늦게 득점에 가담했지만 한번 불붙은 JX-ENEOS의 상승세를 꺾기에는 무리였다.

이후 흐름은 변하지 않았고 결국 JX-ENEOS가 덴소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JX-ENEOS의 사토 감독은 "올 시즌 팀 출발이 좋지 않았다. 개막전 패배에 3위까지. 이전의 우리팀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나와 선수들 모두 우승팀이라는 프라이드에 상처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대회가 중요했다. 또 선수들도 스스로 프라이드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했다. 남은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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