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KO승' 김대환 해설위원 "마치 꿈을 꾼 것 같다!"

김대환 XTM 해설위원이 14일 서울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020 80kg 이하 1경기 더글라스 고바야시와 대결에서 1라운드 1분 58초 만에 주먹에 의한 KO로 이겼다. / 올림픽공원 =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이준석 기자] '꿈 같은 데뷔전!'

김대환(35·김대환복싱MMA) XTM 해설위원이 로드FC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강력한 주먹과 간결한 스텝, 특유의 냉정한 자세로 완벽하게 승리했다. 같은 날 격투기 선수와 해설위원, 선수 인터뷰 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해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14일 서울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020 80kg 이하 1경기 더글라스 고바야시(29·팀브라질리안 타이)와 대결에서 1라운드 1분 58초 만에 주먹에 의한 KO로 이겼다. "로드FC 옥타곤에 오르는 것이 꿈"이라고 했던 그는 승리와 함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챙겼다.

1라운드 초반 얼굴에 주먹 연타를 허용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고바야시의 테이크다운에도 침착히 대응하며 기회를 엿봤다. 순간적으로 고개를 숙인 뒤 힘찬 오른속 훅으로 고뱌이시를 쓰러뜨린 뒤 뒤돌아섰다. '확인사살'과 같은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다. 그야말로 깔끔한 승리였다. 경기 뒤 "어안이 벙벙하다"고 떠올린 그는 하루가 지난 15일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아직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대환(오른쪽) 해설위원은 앞으로 로드FC 옥타곤에 더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 남윤호 기자

다음은 김대환 해설위원과 일문일답.

Q : 로드F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승리한 소감을 말해달라.

A : 당연히 기분 좋다. 하지만 어안이 벙벙했다. 긴장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경기 끝나고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경기 치르고 하루 뒤에 자고 일어나니 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 경기를 어떻게 임했는지 모르겠다. 외국에서 경기했을 때보다 긴장의 강도가 달랐다. 로드FC가 국내 최고의 무대인데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김대환복싱MMA 회원님들도 많이 왔다. 아내와 아들도 왔다. 외국 경기에선 중국이나 일본이어서 말도 안 통한다. 응원도 없으니까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많은 분의 응원을 에너지로 연결하는 요령이 부족한 것 같다. 경기에 지면 어떡하나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Q : 1라운드 초반 더글라스 고바야시에게 펀치 연타를 허용했는데 크게 당황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당시 상황이 어땠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

A : 초반에 몇 차례 주먹을 허용했다.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눈에 맞았다. 몇 초 동안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정말 짧은 순간이었다. 그런데 직감적으로 든 느낌은 나의 훈련을 도와준 김훈(34) 팀파이터 이종격투기 관장의 주먹보다 약하다는 것이었다. 1주일에 2번씩 배웠는데 많이 맞았다. 김훈 관장 주먹 세기의 20%밖에 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김훈 관장의 "압박하라"는 소리가 들려 적극적으로 몰아붙였다.

Q : 고바야시에게 끝내기 주먹을 뻗으며 승리했다. 계산된 것이었는가. 아니면 본능적인 행동이었나.

A : 기본적은 전략은 압박이었다. 고바야시의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발을 잡지 못하면 질 것으로 판단했다. 어떻게
해서든 밀어붙여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 마지막에 주먹을 뻗은 것은 계산된 것이 아니었다. 본능적으로 휘둘렀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김대환(왼쪽) 해설위원은 다른 로드FC 선수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부탁했다. / 남윤호 기자

Q : 고바야시가 쓰러지자 더 이상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했는가.

A : 주먹이 적중한 것도 몰랐다. 느낌도 없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경기하는데 갑자기 더글라스가 누웠다. 짧은 순간에 더글라스의 뒤집힌 눈이 보였다. 깜짝 놀랐다.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때린 줄도 몰랐다. 긴장 상태여서 순간순간의 기억만 난다. 경기를 다시 봤는데 전혀 모르겠다.

Q : 같은 날 링에도 오르고 해설위원도 하고 선수와 인터뷰까지 했다. 힘든 여정이었을 것 같다.

A : 솔직히 격려를 많이 받았다. 감사드린다. 사실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다. 방송국과 로드FC, 팬들도 나를 불러주시는 것이다. 정말 감사드린다. 회사에서 야근하고 다음 날 경기하러 가는 선수들도 많다. 그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한 것뿐이다. 행복한 것 같다.

Q : 로드FC 데뷔가 꿈이라고 말했다. 승리까지 챙겼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A : 로드FC 챔피언이 되는 게 목표가 아니다. 로드FC 출전이 꿈이 하나였는데 이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격투기는 내 삶이다. 나를 발전하도록 한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 밖에서 보는 것과 옥타곤에서 실제고 경기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 힘들고 어렵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좋은 기회가 오면 로드FC에 또 경기하고 싶다.

Q : 바로 다음 로드FC 대회에 뛸 수도 있나.

A : 아니다. 현재로선 어렵다. 왼쪽 어깨가 많이 안 좋다.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 몸이 회복돼야 한다. 생각보다 통증이 꽤 심하다. 탈구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진찰이 필요하다.

Q : 성공적인 로드FC 데뷔에 대한 격투기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성원해주신 여러분께 인사의 말씀 부탁한다.

A : 응원 보내주신 분들께 정말로 감사드린다. 하지만 내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로드FC 선수들 모두 나보다 뛰어나다. 그들에게 많은 사랑 부탁한다.

nicedaysk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