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이준석 기자] '새로운 스타 탄생!'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든 이들이 있다. 수영의 하기노 고스케(20·일본)와 역도의 엄윤철(23·북한), 그리고 손연재(20·연세대)가 그 주인공들. 이들은 아시안게임이라는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갈고 닦은 노력의 결실을 확실히 봤다. 게다가 젊은 나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 'MVP+4관왕' 수영 최고의 스타 하기노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수영의 주인공은 하기노였다. 박태환(25·인천광역시청)과 쑨양(23·중국) 등 쟁쟁한 상대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금메달 4개를 포함해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며 무려 4관왕에 올랐다. 그만큼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지난달 21일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 45초 23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쑨양과 박태환의 거센 추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막강한 뒷심이 돋보였다. 그의 맹활약은 시작일 뿐이었다. 개인 혼영 200m와 400m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수확한 하기노는 계영 800m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기노는 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으며 배영 100m와 2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출전하는 종목마다 최소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 최강자로 떠올랐다. 기량을 인정받아 기자단 투표로 진행된 인천 아시안게임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하기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수확한 것이 많다. 박태환과 쑨양을 꺾었다는 점은 자신이 아시아 수영의 일인자라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다양한 종목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특정 종목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그의 나이 20살. 아시아 정복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 세계 랭킹 1위 위력 입증한 엄윤철
'작은 거인' 엄윤철(23·북한)은 자신이 왜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지 확실히 입증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이유를 증명했다. 엄윤철은 20일 역도 남자 56㎏급 경기에서 용상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이번 대회에서 북한의 첫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였다. 엄윤철은 인상에서 탓 킴 뚜안(134㎏·베트남)과 우징바오(133㎏·중국)에게 뒤지며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가장 자신있는 용상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엄윤철은 용상 1차 시기에서 160kg을 들어 올려 합계 2위로 매섭게 추격한 가운데 2차 시기에서 166kg에 성공하며 1위로 나섰다. 금메달을 확정 지은 상황이었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자신이 세운 용상 세계 기록인 169kg보다 1kg 무거운 170kg을 들어 올리며 갈아치웠다. 세계 랭킹 1위로서 면모를 확실히 보였다.
◆ 실력으로 비난 잠재운 손연재
손연재(20·연세대)가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종합경기대회에서 값진 금메달을 땄다. 지난 2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 종합 결선에 출전해 곤봉(18.100점), 리본(18.083점), 후프(18.216점), 볼(17.300점) 합계 71.699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말 그대로 손연재의 독무대였다. 우아한 연기와 유연한 몸동작이 돋보였다. 마치 음악과 하나가 된 것처럼 아름답게 움직였다. 곤봉에서 18.100점을 받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장기로 평가받는 포에테 비벗도 완벽하게 수행했으며 이렇다 할 실수도 하지 않아 관중으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손연재의 완벽한 연기가 놀라운 이유는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을 1주일 앞둔 상황에서 한국에 없었다는 점이다. 손연재는 지난달 23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2014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개인 종합 4위(곤봉 17.800점, 리본 17.833점, 후프 17.950점, 볼 17.350점)를 차지했다. 귀국한 뒤 곧바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강행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동안 손연재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의 실력이 과대평가됐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실력으로 맞받아치며 논란을 잠재웠다. 그가 얻은 또 하나의 소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