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석 인턴기자]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4)이 격투기 무대에 복귀가 무산된 것에 대한 심경을 처음으로 밝혔다.
최홍만은 16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링에 오를 수 있었는데 매우 아쉽다.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 준비를 했는데 안타깝다. 나를 보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홍만은 지난 12일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격투기 이벤트 '레볼루션2-혁명의 시작'에서 카를로스 도요타(39·브라질)와 대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대회를 주최한 엔터원과 몇 가지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링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2009년 10월 6일 드림 11에서 미노와 이쿠히사(38·일본)전을 치른 뒤 1803일 만의 복귀가 무산된 것이다.
최홍만은 12일 오후 1시쯤 SK핸드볼경기장에 도착했다. 경기 할 의지를 갖고 있었다. 대회가 끝난 오후 11시까지 남아 있었던 이유였다. 최홍만은 "경기를 앞두곤 언제나 설렌다. 마치 (지난 2005년 3월 19일) 아케보노 다로(45·미국)를 상대로 격투기 데뷔전을 치르는 느낌이었다"면서 "당연히 경기하기 위해 현장에 방문한 것이다. 경기 할 마음이 없었다면 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에 나오진 않았지만, 오프닝 세리머니엔 참여했다.
최홍만은 이 대회를 앞두고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주변의 시선이 따가웠다. 특히 "최홍만의 훈련량이 부족하다. 예전의 최홍만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 때문이었다. 격투기 전문가들에게도 쉬운 경기를 펼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고 몸 상태가 예전 같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최홍만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몸 상태는 전혀 문제없으며 훈련에도 성실히 임했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그동안 꾸준히 운동했다. '성의 없게 훈련했다. 살이 많이 빠졌다'등 몸 상태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새롭게 변신하는 수밖에 없다.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홍만은 복귀하지 못했지만 경기를 준비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 바로 국내선수들과 교류다. 주로 일본에서 경기를 치렀기에 한국 선수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칸짐'에서 훈련하며 자연스레 인맥을 쌓았다. 그는 "훈련 과정에서 국내 선수들과 가까워지고 친분도 만들었다는 게 참 좋다"고 말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가운데 최홍만의 복귀는 수포로 돌아갔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계약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두 쪽이 원만하게 합의하면 될 일이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법정 공방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홍만 측과 엔터원 측 역시 법정 공방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두 쪽이 만족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