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겨도 6위” 대전 황선홍 vs “이겨야 역전” 인천 윤정환 [그래도 K리그]


대전 승리 땐 5점 차·인천 승리 땐 순위 뒤집기…엇갈린 90분의 셈법
‘하나은행 K리그1 2026’ 30라운드 프리뷰

우승 경쟁이냐, 강등전쟁이냐의 기로에 선 대전과 인천의 경기 장면./K리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축구에서 선수는 경기의 장면을 만들고, 감독은 경기의 흐름을 설계한다. 하나은행 K리그1 2026 파이널A 진출의 향방을 가를 대전하나시티즌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은 주민규와 무고사의 골잡이 대결이면서, 그들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놓고 벌이는 황선홍·윤정환 감독의 지략 싸움이다.

6위 대전과 7위 인천은 20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K리그1 30라운드를 치른다. 대전은 29경기에서 10승9무10패, 승점 39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은 승점 37로 대전을 2점 차로 추격 중이다. 8위 포항도 인천과 같은 승점 37이다.

정규리그는 33라운드까지 네 경기만 남았다. 대전이 이기면 인천과 격차를 5점으로 벌리지만, 인천이 승리하면 승점 40으로 대전을 밀어내고 6위에 올라선다. 파이널A로 가는 길과 파이널B에서 강등 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길이 사실상 이번 경기에서 갈릴 수 있다.

먼저 선택의 복잡성은 황선홍 감독 쪽이 더 크다. 대전은 주중 교토 상가와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를 치렀다. 체력 소모와 이동 부담을 안고 인천 원정에 나선다. 황 감독은 파이널A 경쟁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지만, 무리한 선발 운영으로 경기 후반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도 막아야 한다.

18일 현재 하나은행 K리그1 2026 팀 순위./K리그
6위 수성에 나서는 대전 황선홍 감독./K리그

누구를 선발로 내세우고, 누구를 후반 승부수로 남겨둘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황 감독이 주민규를 중심으로 초반부터 승부를 걸 수도 있고, 중원을 두껍게 구성해 인천의 공세를 받아낸 뒤 후반 교체 카드로 결정을 노릴 수도 있다. 승점에서 앞서는 대전은 반드시 모험할 필요가 없지만, 지나치게 수비적으로 나서면 홈에서 총공세를 펼칠 인천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

황 감독의 최근 용병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공격’에서 성과를 냈다. 대전은 28라운드 안양전에서 주민규의 멀티골을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29라운드 포항전에서는 0-2로 끌려가다 후반 막판 연속골을 터뜨리며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경기 후반 공격 숫자를 늘리고 전진성을 강화한 선택이 승점으로 연결됐다.

황 감독에게 주민규는 단순한 득점원이 아니다. 최전방에서 공을 지켜내고 2선 공격수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드는 전술의 기준점이다. 다만 주중 경기까지 소화한 상황에서는 주민규의 체력과 투입 시간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전반부터 주민규를 앞세워 선제골을 노릴지, 후반 상대 수비가 지친 시점에 승부를 맡길지가 황 감독의 핵심 선택이다.

순위 역전을 노리는 인천의 윤정환 감독./K리그

윤정환 감독의 계산은 비교적 분명하다. 승점 1점으로는 대전을 끌어내릴 수 없다. 정규리그 종료가 다가올수록 2점 차를 뒤집을 기회도 줄어든다. 홈경기인 만큼 윤 감독은 무승부 관리보다 승점 3점을 위한 적극적인 운영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무작정 공격 숫자만 늘릴 수는 없다. 대전에는 주민규가 있고, 중원에서 한 번에 전방으로 공을 전달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인천이 초반부터 수비라인을 과도하게 끌어올리면 그 뒤 공간이 대전의 역습 통로가 된다. 윤 감독이 공격의 속도와 수비의 균형을 어디에서 맞출지가 중요하다.

윤 감독 축구의 강점은 상대와 경기 흐름에 따라 구조를 바꾸는 유연성이다. 수비에서는 간격을 좁혀 중앙을 봉쇄하고, 공을 빼앗은 뒤에는 제르소를 비롯한 측면 자원의 속도를 이용해 빠르게 전진한다. 마지막에는 무고사의 위치 선정과 결정력으로 공격을 완성한다.

따라서 인천의 승리 공식은 제르소와 측면 자원들이 대전 수비를 좌우로 흔들고 무고사에게 좋은 각도의 크로스와 컷백을 공급하는 것이다. 윤 감독이 공격적인 윙백을 선발로 내세울지, 후반에 속도 있는 선수를 투입해 지친 대전 수비를 공략할지도 주목된다.

두 감독의 교체 타이밍은 특히 후반 15분 이후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 주중 경기를 치른 대전의 활동량이 떨어지면 윤 감독이 공격 자원을 추가해 승부를 걸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인천이 공격에 무게를 싣는 순간 황 감독은 빠른 역습 자원을 투입해 넓어진 뒷공간을 노릴 수 있다. 인천의 공세가 강해질수록 대전에는 더 선명한 역습 기회가 생기는 역설적인 구조다.

경기 상황에 따른 두 감독의 판단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선제골을 넣은 대전은 중원을 강화하고 경기 속도를 떨어뜨리면서 승점 3점을 지키는 운영이 가능하다. 인천이 먼저 득점하면 황 감독은 주민규 주변에 공격수를 추가하며 포항전과 같은 후반 추격전을 준비해야 한다.

반대로 0-0 상황이 후반까지 이어지면 더 조급한 쪽은 윤 감독이다. 인천은 수비수 한 명을 줄이고 공격 자원을 늘리는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 대전은 무승부만 거둬도 6위를 유지하지만, 인천은 비겨서는 순위를 뒤집지 못한다. 같은 스코어를 바라보는 두 감독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다르다.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대전이 1승1무로 앞섰다. 윤 감독은 세 번째 대결에서 대전의 전진 패스와 주민규를 통제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황 감독은 상대 전적의 우위를 믿되, 주중 경기의 피로와 인천의 절박함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황선홍 감독에게 이번 경기는 ‘앞선 팀의 축구’를 얼마나 영리하게 펼치느냐의 시험대다. 이기기 위해 무리하다가 역습을 허용해서도 안 되고, 비기려다 경기 전체를 내줘서도 안 된다. 선발 구성과 체력 안배, 교체 타이밍까지 90분을 세 부분으로 나누는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윤정환 감독에게는 ‘쫓는 팀의 용기’가 요구된다. 홈 관중 앞에서 공격적으로 나서되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한다. 무고사와 제르소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대전의 역습을 통제할 안전장치를 남겨둬야 한다. 승부수를 너무 늦게 던지면 시간이 부족하고, 너무 빨리 던지면 뒷문이 열린다.

결국 이번 경기는 주민규와 무고사 가운데 누가 골을 넣느냐 못지않게, 황선홍과 윤정환 가운데 누가 먼저 상대의 선택을 읽고 판을 바꾸느냐에 달렸다. 황 감독은 로테이션과 후반 운영으로 6위를 지키려 하고, 윤 감독은 측면의 속도와 과감한 교체로 순위 역전을 노린다.

장수는 병사의 용맹을 이끌고, 감독은 선수의 능력을 승리로 연결한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네 경기. 파이널A 마지막 한 자리를 둘러싼 승부는 그라운드에서 펼쳐지지만, 첫 수는 이미 두 감독의 머릿속에서 시작됐다.

순위 경쟁의 분수령을 맞이한 부천과 김천의 경기 장면./K리그

◆ 매치 오브 라운드 : 순위 경쟁의 분수령, ‘부천 vs 김천’

부천(10위, 승점 32)과 김천(11위, 승점 30)이 30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양 팀의 승점 차는 단 2점으로, 이번 맞대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부천은 직전 29라운드에서 리그 4위 제주를 상대로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동점골을 터뜨린 갈레고는 리그 10호 골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득점과 함께 팀 내 최다 득점자로서 활약을 이어갔다.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에 강점을 보이는 갈레고가 김천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부천은 올 시즌 김천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0-2 패, 1-1 무승부를 기록해 김천전 첫 승리를 노린다.

김천은 최근 8경기 중 7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꾸준히 승점을 쌓았지만, 승리를 기록하지 못해 이번 라운드에서 반드시 승전보를 울리겠다는 각오다. 최근 김천의 측면에서 김주찬과 고재현이 기동력을 바탕으로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으며, 김주찬은 직전 강원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대표팀에 발탁된 박태준의 왕성한 활동량도 돋보여 김천이 측면과 중앙의 조화를 앞세워 부천전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부천과 김천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은 19일(토) 오후 4시 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펼치고 있는 강원 선수들./K리그

◆ 팀 오브 라운드 : 5경기 연속 무패, ‘강원’

강원(5위, 승점 42)은 29라운드 김천전 전반에만 2골을 내줬지만, 후반 연속 득점으로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이로써 강원은 최근 5경기에서 1승 4무를 기록하며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강원은 최근 5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며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K리그1 공격포인트 2위(8골 8도움) 김대원이 있다. 김대원은 이번 시즌 팀 내 최다인 24회의 유효슈팅을 기록하고 있으며, 돌파 역시 10회로 팀 내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김대원은 2022시즌 강원에서 12골 13도움을 기록했는데, 이번 시즌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경신에 도전하고 있다. 여기에 김대원 외에도 박상혁, 아부달라, 김건희, 모재현 등 공격진이 고르게 득점을 기록하고 있어 강원의 공격력이 이번 라운드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강원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은 27실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전체 실점의 절반 이상인 16실점을 전반에 허용하고 있어 경기 초반 집중력이 과제로 꼽힌다. 최근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경기 초반 안정적인 경기 운영 여부가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원은 이번 라운드 제주와 맞붙는다. 양 팀은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강원과 제주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은 20일(일) 오후 4시 30분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펼쳐진다.

◆ 하나은행 K리그1 2026 30라운드 경기 일정

부천 : 김천 [ 9월 19일 토 오후 4시 30분 부천종합운동장 / IB SPORTS, 쿠팡플레이 ]

안양 : 울산 [ 9월 19일 토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강원 : 제주 [ 9월 20일 일 오후 4시 30분 강릉하이원아레나 / ENA SPORTS, 쿠팡플레이 ]

전북 : 광주 [ 9월 20일 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인천 : 대전 [ 9월 20일 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 ENA SPORTS, 쿠팡플레이 ]

포항 : 서울 [ 9월 20일 일 오후 7시 상주시민운동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skp200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