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대표팀 명단 발표를 이틀 앞둔 전주성이 ‘태극마크 오디션장’으로 변한다. 한쪽에는 오랜 기다림 끝에 대표팀 복귀를 노리는 이승우(전북 현대), 다른 쪽에는 생애 첫 A대표팀 승선을 꿈꾸는 정승원(FC서울)이 선다.
전북현대와 FC서울은 12일 오후 4시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9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4일 9~10월 A매치 4연전에 나설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두 공격수의 맞대결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물론 선수 선발은 한 경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14일 발표할 명단의 큰 틀 역시 이미 완성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발표 직전에 치러지는 강팀 간 맞대결은 모레노 감독의 선택이 옳았는지를 확인하거나 마지막 고민을 정리할 무대가 될 수 있다.
11일 현재 두 선수 모두 경고 누적이나 부상에 따른 결장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승우는 9일 강원전에 선발 출전했고, 정승원도 8일 울산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전주성에서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8골 3도움’ 동률…같은 숫자, 다른 축구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시즌 공격포인트는 나란히 8골 3도움이다. 숫자는 같지만 득점에 이르는 방식은 다르다.
정승원은 활동량과 공간 침투가 강점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출발하지만 공이 반대편으로 전개될 때 페널티지역 안으로 파고들어 직접 마무리한다. 특히 무더위가 절정이던 7~8월에만 8골 3도움을 쏟아내며 서울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측면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오갈 수 있고 수비 가담 능력도 갖춰 전술적 활용도가 높다.
아시안게임 차출로 양현준, 엄지성 등 기존 측면 자원이 빠지는 모레노호에는 매력적인 카드다.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정승원의 발탁은 더 이상 ‘깜짝 선택’이라고만 하기 어렵다.
이승우는 드리블과 순간적인 방향 전환, 좁은 공간에서 수비 균형을 무너뜨리는 능력이 돋보인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5골 2도움을 기록하며 전북 공격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4골 1도움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공격포인트를 11개까지 늘렸다.
대표팀 복귀를 위해서는 개인기가 실제 득점과 승리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이승우가 서울의 촘촘한 수비를 흔들고 공격의 답답함까지 풀어낸다면 모레노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전북의 추격이냐, 서울의 우승 굳히기냐
개인의 태극마크 경쟁 못지않게 팀의 목표도 절박하다. 3위 전북은 승점 43으로 2위 울산(승점 44)을 한 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2승3무로 패배가 없고, 이 기간 실점도 2골뿐이다.
문제는 득점력이다. 최근 5경기 가운데 2골 이상을 기록한 경기는 포항전 2-0 승리가 유일하다.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이승우를 비롯해 티아고와 모따가 서울을 상대로 결정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서울은 선두를 달리며 우승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1승1무로 전북에 우위를 보였다. 다양한 선수에게서 골이 터지는 공격력과 안정된 경기 운영이 강점이다. 정승원이 다시 해결사로 나선다면 우승 경쟁에서 가장 까다로운 원정 고비를 넘을 수 있다.
전북에는 순위 상승을 위한 승점 3, 서울에는 선두 굳히기를 위한 승점 3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승우와 정승원에게는 태극마크를 향한 존재 증명이 걸려 있다.
이승우는 ‘다시’를, 정승원은 ‘처음’을 꿈꾼다. 모레노호의 문을 두드리는 두 공격수가 전주성에서 펼칠 90분.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K리그가 마련한 가장 뜨거운 예고편이다.
◆ 매치 오브 라운드 : 연승 도전, ‘울산 vs 인천’
29라운드에서는 울산(2위, 승점 44)과 인천(7위, 승점 37)이 맞붙는다. 양 팀은 나란히 주중에 열린 28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이번 경기 연승에 도전한다.
울산은 28라운드 후반 38분 심상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선두 서울을 1-0으로 꺾었다. 프로 13년 차 심상민은 이날 K리그1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이동경은 심상민의 득점을 도우며 시즌 9골 9도움을 기록했다. 심상민과 이동경이 이번 라운드에도 활약을 이어가며 울산의 연승을 이끌지 관심이 집중된다.
인천은 28라운드 부천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3경기 무승(1무 2패)에서 벗어났다. 특히 무고사는 울산 상대 14경기 14골을 기록하는 등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무고사는 올 시즌 울산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한 골씩 기록한 만큼, 이번 경기에서도 득점에 도전한다.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양 팀이 나란히 1승씩 거뒀다. 울산과 인천의 세 번째 맞대결은 12일(토) 오후 4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다.
◆ 플레이어 오브 라운드 : 물오른 득점 감각, ‘주민규(대전)’
대전(6위, 승점 38)은 지난 28라운드 안양과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3-2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달렸다. 대전은 스트라이커 주민규의 득점력이 살아나며 최근 5경기 4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주민규는 이번 시즌 11라운드 광주전에서 첫 골을 기록하며 다소 늦게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22라운드 안양전부터 24라운드 강원전까지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득점 감각을 끌어올렸다.
특히 직전 안양전에서는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침투로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페널티킥 골까지 성공시키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주민규는 올 시즌 7골 1도움으로 대전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전은 이번 라운드 포항을 상대한다. 올 시즌 양 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포항이 모두 1대0, 2대0으로 승리했다. 주민규가 포항을 상대로 활약하며 대전에 승리를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과 포항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은 12일(토)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 하나은행 K리그1 2026 29라운드 경기 일정
전북 : 서울 [ 9월 12일 토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울산 : 인천 [ 9월 12일 토 오후 4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 / ENA SPORTS, 쿠팡플레이 ]
부천 : 제주 [ 9월 12일 토 오후 4시 30분 부천종합운동장 / IB SPORTS, 쿠팡플레이 ]
대전 : 포항 [ 9월 12일 토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김천 : 강원 [ 9월 13일 일 오후 4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광주 : 안양 [ 9월 13일 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 / ENA SPORTS, 쿠팡플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