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K리그2 승격 경쟁의 중심에 두 명의 사령탑이 섰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두 형제' 수원 삼성의 이정효 감독과 수원FC의 박건하 감독이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최근 7경기에서 4승3무를 기록하며 승점 47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건하 감독의 수원FC 역시 최근 10경기에서 6승4무를 거두며 패배를 잊은 채 승점 43으로 2위에 자리했다.
순위표 맨 위 두 자리를 같은 도시를 연고로 하는 두 팀이 차지한 것도 흥미롭지만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두 감독이 상승세를 만든 방식이다. 이정효 감독은 공격의 해법을 넓혔다. 박건하 감독은 공수의 균형을 잡았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결과는 같다. ‘지지 않는 팀’을 만들면서 자동승격권을 지키고 있다. 이번 주말 열리는 K리그2 25라운드는 두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무대다. 수원 삼성은 6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충남아산을 상대하고, 수원FC는 하루 앞선 5일 오후 7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용인FC와 맞붙는다.
◆ 이정효, 공격의 ‘정답 하나’를 버리다
수원 삼성의 최근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공격이다. 수원은 김포전 이전까지 리그 22경기에서 32골을 넣었다. 수원FC와 대구, 서울 이랜드 등 주요 승격 경쟁팀이 40골 이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선두팀의 공격력으로는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달라졌다. 이정효 감독은 한 가지 공격 방식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상대와 경기 흐름에 따라 전방 조합과 공격 루트를 바꾸며 승점을 쌓았다. 김해FC와 천안시티FC를 상대로는 각각 1-0으로 승리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승점 3을 챙겼다. 반면 지난 김포 원정에서는 공격의 고삐를 풀어 4-1 대승을 거뒀다.
최근 7경기에서만 14골. 경기당 평균 2골이다. 김포전에서는 브루노 실바가 1골1도움, 강성진이 2골을 기록했고 새로 합류한 두비츠카스까지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특정 공격수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선수가 득점에 가담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이정효 감독에게 가장 반가운 변화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선택지가 늘어난 것도 크다. 경기 초반부터 전방 압박과 공격 템포를 끌어올릴 수도 있고, 상대가 내려앉을 경우 다른 유형의 공격수를 활용해 변화를 줄 수 있게 됐다.
이정효 축구의 강점은 명확한 색깔이지만, 최근에는 그 색깔 안에 여러 해법이 생겼다. 김포전 승리는 심리적으로도 의미가 컸다. 수원은 이전까지 김포와의 상대 전적에서 1승4무2패로 열세였고 김포 원정에서는 승리가 없었다. 그러나 4-1 대승으로 징크스를 깨며 선두팀다운 힘을 보여줬다.
25라운드 상대 충남아산은 또 하나의 시험대다. 수원은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충남아산에 1-2로 패했다. 최근 7경기 무패라고 해도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충남아산은 직전 라운드를 쉬어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있다. 플레이오프권 진입을 위해 승점이 절실하다는 점도 변수다.
이정효 감독 입장에서는 단순한 8경기 무패 도전이 아니다. 한 차례 자신들을 꺾었던 상대를 상대로 어떤 공격 조합을 꺼내들지, 그리고 최근 살아난 득점력을 홈에서도 이어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 박건하, ‘많이 넣는 팀’을 ‘잘 버티는 팀’으로
수원FC의 상승세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공격력은 원래 강했다. 수원FC는 22경기에서 45골을 터뜨리며 리그 최다 득점권을 형성하고 있다. 프리조를 중심으로 마테우스 바비와 하정우 등이 꾸준히 득점에 가담하며 상대 수비를 압박해왔다.
문제는 균형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공격에 비해 공수 간격과 수비 안정성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박건하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를 전환점으로 삼았다. 공수 구조를 다시 정비하고 선수 간 간격을 줄이면서 수비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결과는 10경기 무패다. 최근 10경기에서 6승4무.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구단의 단일 시즌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이다. 박건하 감독의 성과는 단순히 골을 많이 넣는 팀을 만든 데 있지 않다.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직전 부산전이 대표적이다. 수원FC는 먼저 실점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공격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뒤집었고 프리조가 시즌 13호 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을 완성했다.
승격 경쟁에서는 이런 힘이 중요하다. 길게 이어지는 리그에서는 매 경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 어렵다. 결국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기는 팀이 위로 올라간다.
박건하 감독의 수원FC가 최근 보여주는 모습이다. 25라운드 상대 용인FC도 만만치 않다. 용인은 최근 공격 흐름이 좋아졌다. 최근 4경기에서 8골을 넣었고 직전 김해 원정에서는 3-0 완승을 거뒀다.
석현준과 가브리엘, 비티뉴 등 공격 자원들이 살아났고 세트피스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원FC가 공격력에서는 우위에 있지만 원정 경기라는 점과 용인의 최근 상승세를 고려하면 쉽게 볼 수 없다.
박건하 감독이 용인의 공격 전환과 세트피스를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11경기 무패의 열쇠다.
◆ 서로 다른 용병술, 목표는 같은 곳
이정효와 박건하. 두 감독의 접근법은 다르다. 이정효 감독은 공격의 다양성을 넓히며 선두를 지키고 있다. 상대에 따라 경기 운영 방식을 바꾸면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늘렸다.
박건하 감독은 균형을 선택했다. 공격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약점이던 수비 구조를 정비해 패배를 줄였다. 한쪽은 ‘어떻게 더 잘 이길 것인가’를 고민했고, 다른 한쪽은 ‘어떻게 쉽게 지지 않을 것인가’를 해결했다.
그리고 두 팀은 나란히 K리그2 1, 2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K리그2는 1위와 2위가 K리그1으로 자동 승격한다. 현재 순위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2027시즌 K리그1에서는 다시 수원 더비가 열린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수원 삼성은 승점 47, 수원FC는 43이다. 대구와 서울 이랜드가 승점 42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수원 삼성과 3위권의 격차는 5점, 수원FC와는 불과 1점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자동승격권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25라운드는 두 팀 모두에게 단순한 무패 기록 연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정효 감독이 충남아산을 상대로 시즌 첫 맞대결 패배를 설욕하며 선두를 굳힐 것인가. 박건하 감독이 용인의 상승세를 잠재우고 수원FC의 무패 기록을 11경기로 늘릴 것인가.
같은 도시에서 출발해 서로 다른 축구를 펼쳐온 두 감독이 이제 K리그1을 향해 나란히 달리고 있다. K리그2의 가을 승격전쟁. 그 중심에는 이정효와 박건하의 ‘벤치 싸움’이 있다.
■ 플레이어 오브 라운드: 대구의 왕 ‘세징야’
대구(3위, 승점 42)가 직전 24라운드 안산(16위, 승점 19)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대구는 전반 초반 마촙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세징야의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세징야는 2016년 대구에 입단한 뒤 10년 넘게 활약하며 대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출전이 제한적이지만, 그라운드에 나설 때마다 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안산전에서는 세징야의 결정력이 빛났다. 세징야는 각각 왼발과 오른발로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키며 두 골을 기록했고, 대구의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두 득점 모두 페널티박스 밖에서 기록한 슈팅이었다. 세징야의 이날 기대 득점(xG)은 0.3에 불과했지만, 두 차례의 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세징야는 낮은 득점 기대값의 상황에서도 두 골을 만들어내며 높은 결정력을 보여줬다.
대구는 이번 라운드 파주(12위, 승점 25) 원정에 나선다. 두 팀의 경기는 4일(금) 오후 7시 파주스타디움에서 열린다.
◆ ‘하나은행 K리그2 2026’ 25라운드 일정
충북청주 : 서울E [9월 4일(금) 오후 7시 30분 청주종합경기장 / BALL TV, 쿠팡플레이]
파주 : 대구 [9월 4일(금) 오후 7시 30분 파주스타디움 / MAXPORTS, 쿠팡플레이]
부산 : 안산 [9월 5일(토) 오후 7시 부산 구덕운동장 / 생활체육TV, 쿠팡플레이]
천안 : 화성 [9월 5일(토) 오후 7시 천안종합운동장 / BALL TV, 쿠팡플레이]
용인 : 수원FC [9월 5일(토) 오후 7시 용인 미르스타디움 / MAXPORTS, 쿠팡플레이]
김해 : 전남 [9월 5일(토) 오후 7시 김해종합운동장 / 더 라이프2, 쿠팡플레이]
수원 : 충남아산 [9월 6일(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 / 생활체육TV, 쿠팡플레이]
김포 : 성남 [9월 6일(일) 오후 7시 김포솔터축구장 / GOLF&PBA, 쿠팡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