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K리그1의 상위권 판도가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다. 전통의 명가들이 지켜온 공고한 아성에 균열을 내며 올 시즌 가장 뜨거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울산 HD도, 전북 현대도 아닌 바로 강원FC다. '하나은행 K리그1 2026' 17라운드는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히려는 FC서울과 그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강원의 맞대결로 전국의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나란히 3연승을 달리며 정점에 선 두 팀의 격돌은 이번 라운드를 넘어 후반기 리그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엇갈린 전술의 미학, '철옹성' 서울과 '헤비메탈' 강원의 충돌
명장들의 지략이 맞붙는 축구 전술의 세계는 흔히 손자병법의 ‘병무상세 수무상형(兵無常勢 水無常形)’을 떠올리게 한다. 군대에는 일정한 형세가 없고 물에는 고정된 형태가 없듯이, 고정관념을 깨는 변화무쌍한 전술만이 승리를 담보한다는 뜻이다. 정경호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이를 몸소 증명해 냈다.
시즌 초반 색깔 없는 점유율 축구에 그치며 하위권에 머물렀던 강원은 6라운드 광주전을 기점으로 강한 최전방 압박을 구사하는 이른바 ‘헤비메탈 축구’로 전술을 전면 수정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월드컵 휴식기 직전 울산을 2-0으로 완파한 데 이어, 지난 4일 전북 원정마저 2-1로 집어삼키며 우승 후보들을 연이어 연파했다. 현재 강원은 승점 27점(7승 6무 3패)으로 3위에 올라 있으며, 골득실(+10)에서 2위 울산을 크게 앞지를 만큼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한다.
이에 맞서 안방에서 도전자들을 기다리는 선두 서울(승점 35점, 11승 2무 3패)의 기세 역시 매섭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공격은 경기에서 이기게 하지만, 수비는 우승을 가져다준다"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올해의 서울이 딱 그렇다.
지난 시즌 52실점으로 수비 불안에 시달렸던 서울은 올 시즌 단 12실점만을 허용하며 철벽 방어를 자랑하고 있다. 김진수, 로스, 야잔, 최준으로 이어지는 포백 라인의 조직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여기에 손정범과 바베츠를 중심으로 고른 포지션에서 터지는 다양한 득점 루트까지 더해져 무결점의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두 팀의 지난 4월 첫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2-1로 승리했으나, 경기 내용 면에서는 슈팅 수 17대 5, 공격진영 패스 94회 대 47회로 강원이 서울을 압도했었다. 전술적 완성도를 더한 강원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설욕에 성공한다면 승점 차는 5점 차로 좁혀지며 선두 싸움은 다시 안개 정국으로 접어들게 된다. 반면 서울이 강원의 돌풍을 잠재운다면 4연승과 함께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굳힐 수 있다. 그야말로 ‘용호상박(龍虎相搏)’의 혈투가 예고되는 이유다.
◆하위권 탈출 노리는 광주와 상위권 도약 꿈꾸는 포항
오는 1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최하위 탈출을 겨냥하는 광주FC(12위, 승점 8)와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포항 스틸러스(5위, 승점 25)가 맞붙는다.
광주는 단 1승에 그치며 최하위에 머물고 있으나, 직전 라운드에서 2위 울산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문민서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으며, 후반기 반등을 위해 K리그2 서울 이랜드 출신의 아이데일을 비롯해 주앙 페드로, 반 흐룬스벤, 배진우 등을 대거 영입하며 스쿼드를 두텁게 보강했다. 강팀을 상대로 확인한 가능성을 이번 포항전에서 승리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이에 맞서는 포항은 안양 원정에서 완델손의 2골 1도움 원맨쇼에 힘입어 3-2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퇴장 악재 속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한 포항은 8골로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는 이호재의 화력까지 살아나며 상승세를 탔다. 올 시즌 한 경기 3골을 기록한 것이 처음일 정도로 공격세가 매섭다. 지난 9라운드 첫 맞대결에서는 포항이 1-0으로 웃었던 만큼, 광주의 홈에서 펼쳐질 두 번째 맞대결 역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자존심 회복 벼르는 울산과 전북의 '현대가 더비'
같은 날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는 전통의 라이벌 울산 HD(2위, 승점 27)와 전북 현대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울산은 직전 광주전에서 1-1로 비기며 선두 서울과의 격차가 승점 8점 차까지 벌어졌다. 추격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울산의 믿을 구석은 단연 주포 야고다. 야고는 올 시즌 13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 2위에 올라 있으며, 특유의 강력한 피지컬과 날카로운 침투로 전북의 수비진을 조준한다.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전북에 0-2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울산이 안방에서 설욕과 함께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하나은행 K리그1 2026 17라운드 경기 일정
울산 : 전북 [ 7월 11일 토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
김천 : 부천 [ 7월 11일 토 오후 7시 30분 김천종합운동장 / IB SPORTS, 쿠팡플레이 ]
광주 : 포항 [ 7월 11일 토 오후 7시 30분 광주월드컵경기장 / ENA SPORTS, 쿠팡플레이 ]
제주 : 대전 [ 7월 12일 일 오후 7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 / IB SPORTS, 쿠팡플레이 ]
인천 : 안양 [ 7월 12일 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 ENA SPORTS, 쿠팡플레이 ]
서울 : 강원 [ 7월 12일 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 JTBC SPORTS, 쿠팡플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