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생각도 못한 수비 실수가 2차전 승리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축구가 사상 첫 월드컵 조별리그 2연승으로 2경기만에 32강 진출을 조기 확정하는 새역사를 이룩하기 위해 나섰으나 결국 패배하며 '2차전 무승 징크스'를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후반 5분 골키퍼 김승규와 센터백 이기혁이 충돌하면서 실점한 뒤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해 0-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패 승점 3점으로 2위를 기록, 오는 25일 남아공과 최종전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된다. 개최국 멕시코는 2연승으로 승점 6점을 확보하며 남은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 1위를 확정, 대회 1호 32강 진출의 영예를 차지했다.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같은 조의 체코와 남아공은 1-1로 비겼다.
한국은 지금까지 11차례의 월드컵 본선 2차전에서 4무 7패로 단 한 차례의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2차전 무승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까지 12차례 경기에서 4무 8패를 기록했다. 또한 멕시코와 3차례 월드컵 본선 경기(1998, 2018, 2026대회)를 펼쳐 모두 패배하는 '악연'을 이어갔다. 한국은 멕시코와 역대 전적에서도 4승 3무 9패의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후반 5분 루이스 로모에게 어이없는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평범한 공중볼을 처리하던 골키퍼 김승규가 수비수 이기혁과 동선이 겹치면서 볼을 놓쳐 달려들던 로모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우려했던 수비 조직력의 구멍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실점으로 이어졌다. 왼쪽 센터백 이기혁은 본선 대회에서 본격적으로 수비진에 가세했다. 상대적으로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5분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12분 손흥민과 이재성을 불러들이고 오현규와 황희찬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에는 드리블러 양현준과 엄지성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좌우윙백 설영우와 김문환이 교체 아웃됐다. 후반 32분에는 스트라이커 조슈성까지 투입하며 필승의 의지를 보였다.
전반은 살얼음판 경기의 연속이었다. 한국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멕시코의 뒷공간을 노리는 배후 침투 전략을 폈다. 멕시코는 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공급 시간)까지 강한 전방압박을 펼치며 훌리안 퀴뇨네스의 득점력에 기대를 걸었으나 이후 한국의 유기적 플레이에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전반 45분 동안 한국은 초반 열세를 딛고 53%-47%의 볼 점유율 우세를 보였다. 전체 슛에서는 2-3, 유효슛에서는 0-1로 뒤졌으나 한국 손흥민의 슛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면서 슛 기록이 지워지는 등 언제 골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였다. 답답한 쪽은 오히려 멕시코 쪽이었다.
이강인과 스페인 레알 마요르카에서 감독과 선수로 2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멕시코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주심 구스타보 테헤라(우루과이)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다.
한국은 이강인의 절묘한 패스워크가 빛을 발하면서 손흥민 설영우에게 득점 기회가 주어졌다. 전반 16분 이강인의 오른쪽 대각선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중앙의 손흥민이 수비진을 돌파하며 왼발 논스톱 슛을 날려 선제골로 연결되는 듯했다. 멕시코 수비진의 오버헤드킥 수비로 골문을 열지 못한 이 장면은 비록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으나 한국의 배후침투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한국은 전반 20분 멕시코의 요주의 선수 훌리안 퀴뇨네스에게 헤더 슛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골키퍼 김승규의 감각적 슈퍼 세이브로 득점을 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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