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프랑스 최대의 라이벌 매치, '르 클라시크(Le Classique)'가 파리 생제르맹(PSG)의 5-0 역사적인 대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9일 새벽, 한국 축구 팬들의 잠을 확 깨운 장면은 화려한 골 잔치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강인(24)의 왼발이었다.
9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올랭피크 데 마르세유와 2025~2026 프랑스 리그1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이강인은 4-0으로 앞서던 후반 23분 교체 멤버로 출전한 지 6분 만인 후반 29분 새해 첫 골을 터뜨리며 파리 생제르맹(PSG)의 5-0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이강인은 이번 시즌 리그 2골 2도움을 포함해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22분을 소화한 이강인은 1골 포함 기회 창출 2회, 빅 찬스 메이킹 2회, 크로스 2회, 롱패스 1회 등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PSG는 승점 51로 2위 랑스를 승점 2점 차로 앞서며 단독 1위를 달렸다.
이강인의 골은 '르 클라시크' 사상 PSG의 최다 점수 차 승리(5골)에 방점을 찍는 골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뚫고 니어 포스트를 겨냥해 꽂아 넣은 이강인의 2026년 새해 첫 골은 단순한 득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부상의 터널을 빠져나온 그가 건재함을, 아니 더 날카로워졌음을 전 세계에 알린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부상은 선수의 가장 큰 적이자, 팬들에게는 가장 큰 근심거리다. 이강인 역시 최근 부상으로 잠시 쉼표를 찍어야 했다. 부상에서 벗어나 지난 2일 복귀전에 이어 7일 만의 두 번째 경기였던 이번 마르세유전은 그의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결과는 만점이었다. 이강인은 짧은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경기 흐름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특유의 탈압박 능력으로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를 지배했고, 득점 장면에서는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완벽한 코스와 타이밍을 보여주었다.
후반 44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발에 정확히 배달되어 골대를 강타한 프리킥 장면은 이강인의 킥 감각이 절정에 올라 있음을 증명했다. 득점과 연계, 그리고 세트피스 처리 능력까지, 우리가 알던 '파리의 마에스트로'가 완벽하게 돌아왔음을 보여줬다.
이강인의 부활이 누구보다 반가운 곳은 바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불과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대표팀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유럽파를 포함한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하며 전력 누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 병동'이라는 우려 속에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 홍명보호에게, 건강하게 돌아온 이강인은 천군만마와 같다. 특히 월드컵과 같은 단기 토너먼트에서 이강인이 가진 '한 방'은 대체 불가능한 무기다. 주전들의 부상으로 조직력이 헐거워질 수 있는 상황에서, 개인 전술로 수비벽을 허물고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이강인의 능력은 대표팀 공격의 혈을 뚫어줄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증명했듯, 이강인의 왼발 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팽팽한 승부처에서 터지는 프리킥이나 코너킥 한 번이 경기의 결과를 바꿀 수 있다. 홍명보호에서도 이강인의 킥을 활용한 세트피스를 확실한 득점 루트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에이스의 귀환은 동료 선수들에게도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그가 공을 잡으면 무언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팀 전체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