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또 우즈벡에 발목이 잡혔다. 이번에는 조별리그에서 졌다. 두 대회 연속 8강전에서 패배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던 것보다 더 처참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1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후반 38분까지 유효슈팅 한 번 날리지 못 하고 0-2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1승 1무 1패 승점 4를 기록한 한국은 같은 시간 벌어진 C조 경기에서 최하위 레바논이 이란에 1-0 승리를 거두는 행운에 힘입어 조 2위로 가까스로 8강에 진출했다. 레바논은 1승 2패 승점 3으로 3위에 머물렀다. 이란은 2무 1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오는 18일 오전 0시 30분 D조 1위와 8강전을 치르게 됐다. 14일 펼쳐지는 D조 최종전인 태국-중국, 이라크-호주전 결과에 따라 상대가 결정된다. 8강전을 통과하더라도 한국은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과 4강전을 펼치게 된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우즈벡은 2028올림픽에 대비해 한국보다 두 살 어린 21세 이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도고 2승 1무 승점 7의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은 2018년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과 2024년에는 한국을 8강에서 연달아 꺾으며 2회 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13승 1무 2패로 앞섰지만, 결정적 순간 모두 우즈베키스탄에 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왼쪽 수비가 뚫리면서 주마에프에게 연속 슈팅을 허용한 뒤 흐르는 볼을 중거리슛으로 연결한 카리모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에서 날린 카리모프의 오른발 중거리슛은 제대로 발등에 얹히며 한국의 골문을 뚫었다.
이민성 감독은 레바논과 2차전에서 이어 2경기 연속 선제골을 내주자 후반 13분 이찬욱과 정승배를 투입하고, 후반 21분 강민준을 넣으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들어 공격을 강화한 우즈베키스탄의 라브샨 카이다로프 감독의 용병술에 말려 오히려 추가 실점하고 말았다. 후반 25분 오른쪽 측면이 뚫리면서 교체멤버 사이드누룰라예프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카이다로프 감독은 전술과 규율, 경기 계획을 끝까지 완수하는 것을 핵심으로하는 특유의 전략을 펼치며 한국에 충격을 안겼다.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하는 한국은 안정적 경기 운영으로 전반을 마쳤다. 질 경우에는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어 무리한 공격보다는 수비를 강화하면서 착실한 빌드업을 통해 우즈벡을 압박했다. 하지만 우세한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페널티 박스에서의 유효슛을 날리지 못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전 45분 동안 70%-30%의 볼 점유율 우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슛에서는 1-2로 뒤졌으며 단 한 차례의 유효슛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6분 왼쪽 코너킥 찬스에서 김한서의 오른발 킥을 골마우스 오른쪽 모서리의 김태원이 잡아 강성진에게 내준 볼을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노 마크 찬스에서 볼을 잡은 강성진의 오른발 슛이 골대를 벗어나 선제골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무조건 이겨야 자력 8강 진출이 가능한 우즈벡은 전반 40분부터 라인을 끌어올리며 한국을 압박했다. 1승 1무의 우즈벡은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같은 시간 벌어진 이란과 레바논전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한국 역시 1승 1무로 우즈벡과 승점 4로 동률을 기록했지만 골득실차에서 앞서 3차전 무승부를 거둘 경우 한국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한 상황이었다.
이민성 감독은 0-0의 균형을 깨기 위해 후반 시작과 함께 배현서를 불러들이고 왼발 크로스가 일품인 장석환을 투입했다. 우즈벡도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전반보다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연달아 실점했다.
이민성 감독은 레바논전과 비교해 3자리에 변화를 준 채 4-4-2 포메이션을 가동시켰다. 정승배(수원FC), 정지훈(광주FC), 이찬욱(김천상무) 대신 각각 정재상(대구FC), 김도현(강원FC), 김동진(포항스틸러스)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투톱에서는 정재상과 김태원(카탈레 도야마)이 합을 맞췄다. 양 측면은 김도현과 강성진(수원삼성)이 책임졌다. 중원은 김동진과 김한서(용인FC)가 구축했다. 포백은 배현서(경남FC)-신민하(강원FC)-이현용(수원FC)-이건희(수원삼성)로 형성됐으며, 골키퍼 장갑은 홍성민(포항스틸러스)이 끼었다.
앞서 한국은 이란과의 1차전을 0-0 무, 레바논과의 2차전을 4-2 승리로 마쳤다.
16팀이 참가하는 U-23 아시안컵은 4팀씩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에서 1,2위를 기록한 8팀이 토너먼트로 우승을 겨루는 방식이다. 당초 2년마다 개최되던 본선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이 실시되는 해에만 올림픽 예선을 겸해 4년 간격으로 열리는 것으로 변경된다. 이번 본선은 올림픽 출전권 획득 여부와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