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직장인들은 어쩌나'...한국, 북중미WC 3경기 평일 오전 10,11시 킥오프


FIFA, 2026 북중미월드컵 48개국 104경기 일정 발표
한국, A조 3경기 모두 한국시간 6월 오전 10시~11시 킥오프

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경기 킥오프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 모두 6월의 오전 10~11시로 확정돼 국내 팬들의 응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사진은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G조 3차전 한국과 스위스 경기가 열리는 24일 새벽 서울 시청광장에서 붉은악마들이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하며 거리응원전을 펼치는 장면./더팩트DB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공부하는 학생과 직장인들은 어쩌나. 무난한 조편성을 받아든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경기 모두 한국시간으로 평일 오전 10시~11시에 킥오프를 가져 국내에서 응원하려던 팬들의 '응원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밤잠을 설치면서 경기를 보는 일은 없지만 조별리그 3경기가 수업시간 및 근무 시간과 겹쳐 특별한 배려가 없는 한 응원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FIFA는 7일(한국시간) 사상 최대 규모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일정과 킥오프 시간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총 48팀이 캐나다, 멕시코, 미국의 16개 개최 도시에서 무려 10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을 벌이게 된다. 전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조 추첨을 진행한 FIFA는 하루 뒤인 이날 FIFA 레전드 호나우두 나자리우, 프란체스코 토티,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알렉시 랄라스가 함께한 가운데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선수, 관중, 그리고 전 세계 팬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경기 일정을 공개했다.

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일정./FIFA

총 48개국이 출전하는 차기 월드컵 개막전은 멕시코시티 현지 시간 2026년 6월 11일(한국 시간 12일) 홈팀 멕시코 경기로 킥오프하며 2026년 6월 20일 열리는 튀니지와 일본의 조별 리그 경기는 FIFA 월드컵 역사상 총 1000번째 본선 경기가 된다.

A조의 한국은 내년 6월 12일(금요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D 승자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현재 유럽 PO 패스D에는 덴마크, 아일랜드, 체코, 북마케도니아가 진출했다. 이들 중 한 팀은 내년 3월에 진행되는 PO를 통해 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을 얻는다.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은 6월 19일(금요일) 오전 10시에 펼쳐진다. 경기 장소는 1차전과 똑같은 에스타디오 아크론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최종 3차전은 6월 25일(목요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 BBVA에서 진행된다.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는 모두 현지 시간 오후 9시 이후에 펼쳐져 멕시코의 무더운 날씨 영향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FIFA 월드컵 26 경기 일정이 공개됐다.

사상 처음 48개팀으로 확대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편성./KFA

멕시코는 오는 6월 11일 목요일, 현지 시간 13시(한국 시간 12일 새벽 3시)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최초의 48개국 체제 FIFA 월드컵 개막전을 치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2010년 직접 개최한 FIFA 월드컵 개막전에서 멕시코와 맞붙은 바 있다. 이로부터 16년 만에 이번에는 멕시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불러들여 월드컵 개막전을 치른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과 벨기에 출신 휴고 브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독은 현역 시절 열린 1986 월드컵에서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선수로서 맞대결을 펼친 경험이 있다.

2024년 2월 1차 공개된 FIFA 월드컵 경기 일정은 참가국과 팬들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고, 팀 간 경기 사이의 휴식일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됐다. 경기장 배정과 킥오프 시간은 선수와 팬을 모두 고려했으며 다양한 시간대의 팬들이 각국의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복잡한 일정 설계 과정에서는 모든 개최 도시의 기술적 요소(평균 기온과 냉방 인프라부터 대중교통과 안전 문제까지)가 종합적으로 분석됐다. 대회 운영, 팀 서비스, 의무 지원, 방송 및 중계, 티켓 등 다양한 FIFA 부서 간 협력이 이뤄졌다.

최종 경기 일정은 FIFA와 유럽 플레이오프가 마무리되고 남은 여섯 팀이 본선 출전이 확정되는 내년 3월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 장소./FIFA

조추첨식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날아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선전을 위해 많은 응원을 부탁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한민국이 'Group A'에서 개최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 승리팀(Path D)과 32강 티켓을 놓고 경쟁합니다. 우리 대표팀은 예선 전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르게 되어 이동 부담은 덜었지만, 1, 2차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는 해발 1550m가 넘는 고산지대입니다'며 '그러나 우리 태극전사들은 언제나 한계를 넘어왔습니다. 하나 된 힘으로 다시 한번 도전할 내년 6월, 대표팀이 멕시코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고 밝혔다.

북중미월드컵 조추첨식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렸다. 정 회장은 글과 함께 홍명보 A대표팀 감독, 강경화 주미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한국은 조추첨식에서 역대급 '무난한 조편성'을 받아 목표인 8강 진출 가능성을 좀 더 키웠다. FIFA 랭킹 22위인 한국 축구는 '개최국' 멕시코(15위), 남아공(61위), 유럽 플레이오프(PO) D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유럽 PO D조에는 덴마크(21위), 북마케도니아(65위), 아일랜드(59위), 체코(44)가 내년 3월 한 장의 본선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현재로선 덴마크가 유력해 보인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만 치러 이동거리가 짧은 '호재'도 안게 됐다.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 경기장 사이의 거리는 600km 내외다. 한국은 조별리그 내내 긴 이동 없이 멕시코 내에서 경기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변수는 고지대와 멕시코의 기후다.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은 해발 1550m가 넘는 곳에 위치해 있다. 멕시코 남부는 매우 덥고 습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에 참석한 홍명보 감독과 강경화 주미대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왼쪽부터)./정몽규 SNS

일찌감치 경기를 치르며,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다음 라운드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한 것도 우리에게는 이점이다. 멕시코의 홈이점을 제외하면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다만 국내에서 응원하려는 학생 직장인들에게는 응원에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다.

A조의 모든 팀들이 상대와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어느 팀 하나 저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팀은 없다. 팀의 장점을 얼마만큼 발휘하느냐가 중요하고, 환경에 얼마나 적응을 해서 퍼포먼스를 내느냐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잘 준비해야 한다"며 낙관을 경계했다.

skp200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