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결국 '캡틴' 손흥민(32)의 열정과 헌신이 극적인 역전을 끌어냈다. 헌신적인 전방압박으로 선제골을 이끌어낸 뒤 후반 도움까지 기록하며 기대했던 2골 차 승리로 8강 진출을 끌어냈다. 손흥민의 강한 전방 압박으로 답답하던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낸 잉글랜드의 토트넘 홋스퍼는 아슬아슬한 역전극을 펼치며 8강에 올라 독일 분데스리가의 프랑크푸르트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은 1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의 AZ 알크마르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4-3-3전형의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 전반 26분 강한 전방 압박으로 윌슨 오도베르의 선제골과 연결되는 성실한 플레이를 보인 데 이어 후반 3분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는 활약으로 3-1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토트넘은 전반 26분 오도베르의 선제골과 후반 3분 매디슨의 추가골, 후반 29분 오도베르의 쐐기골에 힘입어 후반 18분 피어 코프메이너르스의 만회골로 따라붙은 알크마르의 추격을 뿌리치고 홈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1,2차전 합산 3-2로 16강 토너먼트 관문을 통과했다. 1차전 0-1 패배를 딛고 2차전에서 오도베르의 멀티골과 매디슨의 연속골로 3-1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오는 4월 10일(또는 11일)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4강 진출을 놓고 8강 1차전을 펼치게 된다. 손흥민은 시즌 12호 도움(11골)으로 토트넘의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이날 모두 5회의 슛을 기록하며 기회 창출 2회, 어시스트 1개를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8.0의 준수한 평점을 매기며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7.6, '소파스코어'는 7.3점을 각각 부여했다.
손흥민은 이날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단 하나의 슛도 기록하지 못하던 토트넘 공격의 답답한 상황에서 동료들의 투지를 끌어내는 헌신적 플레이로 합산 스코어 1-1을 끌어냈다. 알크마르의 빌드업 과정에서 뒤로 볼을 돌리자 10여m를 전력 질주하며 왼쪽 공간으로 깊숙이 뛰어들어가 강하게 압박하자 상대 수비진이 흔들렸다. 손흥민의 압박을 피해 전방으로 연결하려던 볼이 손흥민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페널티박스 왼쪽의 도미닉 솔란키에게 흘렀다. 솔란키는 욕심을 내지 않고 중앙의 윌슨 오도베르에게 연결했다. 오도베르는 페널티마크 부근의 11m 거리에서 강한 왼발 슛으로 알크마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1차전에서 루카스 베리발의 자책골이 나오는 바람에 0-1로 뒤지고 있던 토트넘은 1,2차전 합산 1-1을 만들며 비로소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하지만 오도베르의 선제골이 나오기 전까지 토트넘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앞서면서도 알크마르의 조직적인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유효타를 날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토트넘은 전반 15분까지 볼 점유율 76%-24%로 앞서면서도 단 하나의 슛도 하지 못 했다. 전반 26분 오도베르의 선제골 슛이 처음일 정도로 알크마르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토트넘은 오도베르의 선제골 이후 손흥민을 포함한 공격진의 슛이 터지면서 전반 볼 점유율 60%-40%, 전체 슛 9-2로 앞서면서 1-0, 1,2차전 합산 1-1로 마치고 후반에 돌입했다.
손흥민은 후반 3분 매디슨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를 불렀다. 매디슨과 월패스로 상대 수비수를 벗겨내며 토트넘의 1`,2차전 합산 2-1 우위를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이날 기록상 도움 1개만 기록했지만 실질적으로 토트넘의 3골에 모두 관여하는 헌신과 열정으로 8강 진출을 끌어냈다. 후반 24분 오도베르의 추가골 당시에도 왼쪽에서 솔란키로 볼을 연결하며 1,2차전 합산 결승골을 끌어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솔란키가 절묘한 백힐로 오른쪽의 오도베르에게 볼을 연결하자 오도베르가 골문을 뚫었다. 오도베르는 토트넘 입단 1,2호골과 함께 첫 멀티골 경기를 펼쳤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도미닉 솔란키~윌슨 오도베르가 스리톱으로 나섰고 제임스 매디슨~루카스 베리발~파페 사르가 미드필드진을 형성했다. 제드 스펜스~미키 판 더 펜~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축했으며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토트넘의 주전 센터백 로메로와 판 더 펜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에 부상에서 돌아와 호흡을 맞췄다.
1차전 1-0 리드를 안고 2차전에 나선 알크마르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롬 제이든 오우수 오두로가 골문을 지켰고, 데이비드 뮐레르 올페-알렉산드르 페네트라-바우터르 호스-마이쿠마 세이야가 백4를 구축했다. 3선에는 피어 코프메이너르스와 요르디 클라시, 2선에는 이브라힘 살리크-지코 부르미스터-에르네스트 포쿠가 포진했고, 최전방 원톱에 트로이 패럿이 나섰다.
EPL 데뷔 10년 차인 손흥민은 올 시즌 마지막 우승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UEL 8강 진출을 위해 투혼을 불살랐다. 손흥민은 본머스와 EPL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다 간신히 2-2 무승부로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난 뒤 "우리는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경기장에선 아무도 우릴 도울 수 없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우리는 더욱 강해지고 전진해야 한다. 항상 같은 계단에 머물 수는 없다. 이제 3월이니,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토트넘은 마지막 우승 희망인 UEL에서 탈락한다면 사실상 칼바람이 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2개의 컵대회에서도 모두 탈락한 상태다. 이제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마지막 대회 UEL에서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캡틴' 손흥민은 흔들리는 토트넘의 팀 분위기를 잡으며 위기의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손흥민은 직전 EPL 28라운드 본머스전에서 선발 대신 교체로 투입돼 경기 막판 본인이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파넨카 킥으로 마무리해 가까스로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올 시즌 11번째 득점이자 21번째 공격포인트(10도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