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K리그] 충남아산의 '파이팅', 판세를 뒤집었다...대구에 4-3 '신승'


28일 2024 K리그 승강 PO1 충남아산 4-3 대구FC

충남아산의 대반전을 이끈 데니손(가운데)과 주닝요(왼쪽)이 28일 대구FC와 2024 K리그 승강 PO 1경기 1차전에서 4-1 추가골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천안=K리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거침없는 충남 아산의 도전 정신이 1부 승격의 가능성을 높였다. 전반 15분 만에 2골을 터뜨리며 1부리그 수성에 나선 대구FC를 혼란에 빠뜨렸다.

창단 후 첫 승강 플레이오프(PO)의 기회를 잡은 K리그2 2위 충남 아산은 28일 오후 7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10위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PO 1경기 1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12분 박대훈의 선제골과 15분 주닝요의 추가골, 45분 박대훈과 후반 23분 데니손의 추가골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충남아산은 전반전 추가시간 고재현과 후반 43분 세징야의 슛에 의한 이은범의 자책골로 추격에 나선 대구FC의 추격을 잠재우며 예상 밖의 짜릿한 승리를 끌어냈다. 충남아산은 완승 분위기로 가다 후반 종료 직전 잇따라 세징야의 슛이 굴절되며 실점을 허용,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충남아산은 1부 승격의 절대 유리한 1차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하며 오는 1일 오후 2시 대구 2차전을 펼치게 됐다. 충남아산은 1차전 다득점 승리로 2차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가운데 승리 수, 합산 득실차, 연장전, 승부차기 순으로 최종 승리 팀을 가리는 PO 마지막 경기를 펼쳐 1부 승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K리그 1부리그팀 대구FC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뜨린 충남아산의 박대훈 세리머니./천안=K리그

올 K리그2 정규리그 2위로 승강 PO에 나선 충남 아산은 이날 공격수 출신의 김현석 감독 지도 아래 활기찬 조직력의 공격으로 K리그1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대구FC를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대구FC는 지난 2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마지막 홈경기를 로테이션 멤버로 가동하며 1-3의 참패를 당하는 수모를 감수하면서까지 승강PO에 대비했으나 결국 기대햇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충남아산의 예상 밖 강공이 주효했다. 골키퍼 신송훈의 선방도 대구FC의 공격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충남아산은 전반 10분까지 K리그1의 대구에 볼 점유율을 내주며 밀리는 양상을 보였으나 12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골을 기록하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충남아산의 조직력이 빛났다. 대구가 외국인 선수 세징야(35)와 에드가의 공격에 의존한 반면 충남아산은 공격 전개 과정에서 유기적 움직임으로 예리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12분 주닝요의 어시스트를 골마우스 오른쪽에서 박대훈이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3분 만에 세트피스에서 추가골을 기록했다. 세트피스에 강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의 세트피스 전술을 세밀하게 연구하며 적용한다는 충남아산은 역시 코너킥에서 예리한 모습을 보였다. 왼쪽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최희원이 오른쪽으로 떨궈주자 주닝요가 가볍게 골문을 뚫었다.

대구의 골잡이 세징야(가운데)는 1-4로 끌려가던 경기 후반 잇따른 슈팅으로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골망을 흔들며 3-4까지 따라붙는 득점력을 보였다./천안=K리그

27일부터 폭설이 내린 가운데 그라운드의 눈을 치우고 경기를 펼친 천안종합운동장은 천안아산 선수들의 기세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경기는 아산의 홈 경기지만 홈구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의 잔디 교체 공사로 천안에서 펼쳐지게 됐다.

대구는 지난 2016년 임대로 대구에 입단한 K리그 9년 차 베테랑 세징야의 공격력에 의지했으나 천안아산 골키퍼 신송훈의 선방에 기대했던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세징야는 대구에 입단한 뒤 매 시즌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꾸준하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올 시즌에도 잦은 부상을 당했지만 11골 8도움을 올리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세징야의 장점은 거리에 상관없이 양발을 이용한 정확한 슈팅이다. 여기에 동료들을 향한 날카로운 크로스까지 겸비하고 있어 아산 입장에서 막기 까다로운 공격수다. 세징야는 이날 경기 후반 잇따른 슛으로 충남아산 선수들의 몸에 맞고 골문을 뚫는 2골을 기록하며 점수 차를 1점으로 좁히는 데 앞장섰다.

박창현 대구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최종전 출전 명단에 세징야를 제외, 체력을 비축시키며 아산전을 준비했으나 뒤늦게 발동이 걸리는 바람에 결국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5년 만에 승격을 노리는 아산은 K리그2에서 최다득점 3위(60골)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이 좋다. 승강 PO에서도 유감없이 공격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포FC에서 이적한 주닝요가 전방에서 공격을 주도했다. 주닝요는 올 시즌 12골 8도움을 기록했다.

창단 4년 만에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충남아산은 최근 4경기 3승1패로 상승세를 탄 데 이어 승강PO 1차전까지 대승을 거두며 1부 승격의 기세을 올리고 있다. 지난 9일 충북청주전에선 무려 4골을 퍼붓는 화력을 보여주는 등 충남아산은 올 시즌 K리그2 13개 구단 가운데 최다 공격포인트(105개)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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