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마침내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다. 승점 3점 적립이 절실한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PSG)과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꿈의 무대에서 '창과 방패' 대결을 펼친다.
이강인과 김민재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라운드에서 PSG의 공격수와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으로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PSG에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자원으로 중용을 받고 있으며 김민재 또한 뱅상 콤파니 체제의 바이에른 뮌헨에서 6경기 연속 클린 시트를 이끈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코리안 더비'의 성사 가능성은 매우 높다.
더구나 이 경기는 새롭게 바뀐 UCL의 리그 페이즈 방식에서 두 팀 모두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 적립의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어서 공수의 핵심인 이 둘의 활약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모두 자국 리그에서 선두를 달리면서도 UCL에서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공통점까지 지니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뮌헨은 UCL 2승2패, 승점 6으로 17위에 머물고 있고, PSG는 1승1무2패, 승점 4로 25위로 처져 있다. 이번 시즌부터 UCL은 32개팀에서 36개팀으로 늘어나면서 시스템을 바꿨다. 팀당 8경기씩 치러 1~8위는 16강에 직행하고, 9~24위는 플레이오프(PO)로 토너먼트 진출을 노린다. 25~36위는 탈락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PSG는 탈락을 걱정해야할 처지고 뮌헨은 8위 이내 입상을 위해 분발해야할 입장이어서 서로 물러설 틈이 거의 없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축구 철학을 대표하는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킬리안 음바페가 팀을 떠난 이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조직력의 축구를 강조하고 있는데, 다재다능한 이강인이 '멀티 플레이어'의 대표 주자로 등장한 것이다.
이강인은 정통 스트라이커 부재 시 제로(0)톱의 한 자리를 맡기도 하고, 주포지션인 오른쪽 윙어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 왼쪽 윙어까지 상대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 프랑스 리그1 12경기에서 6골·1도움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3골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팀 내 득점 2위다. 올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직 골이 없는데, 김민재 앞에서 시즌 첫 챔피언스리그 골을 노리게 됐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뮌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시즌에 공식 경기를 16번 했고, 아스날 경기를 제외하고는 우리 팀이 항상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 우리 팀의 강점은 한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선수의 개별적인 발전과 집단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가 보고 있는 것에 만족한. 내일 우리는 다시 용감해질 것이고, 수비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공격할 것이다. 만약 바이에른이 우리보다 더 뛰어나다면, 우리는 그들을 축하하고 다시 일할 것이다"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민재 역시 지난 시즌 에릭 투헬 감독 체제에서 후반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명수비수 출신의 뱅상 콤파니 체제에선 에릭 다이어를 제치고 주전 입지를 굳히고 있다. 국제스포츠연구소(CIES)에서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선정된 김민재는 제공권, 대인 방어, 클리어링은 물론 패스 능력까지 갖춰 공수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뮌헨은 최근 6경기에서 17골을 터뜨리며 공격력을 뽐냈고,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절정의 득점 감각을 자랑하는 해리 케인과 수비를 단단히 책임지고 있는 김민재의 활약이 예고된 뮌헨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민재는 6경기 연속 클린 시트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강인 앞에서 7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노리고 있다. 김민재와 이강인이 적으로 만나면 지난 2011~2012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박지성과 FC바젤(스위스) 박주호 이후 1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코리안 더비'가 펼쳐지게 된다.
한편 페예노르트(네덜란드)의 황인범은 같은 시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를 1시즌 만에 상대한다. 지난 시즌 즈베즈다(세르비아) 유니폼을 입고 맨시티를 상대했던 황인범은 안방에서 1골 1도움을 작성,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페예노르트로 이적해서도 주전으로 활약 중인 황인범은 5연패에 빠진 맨시티를 상대로 다시 한번 공격포인트를 노린다.
점 3점이 걸린 바이에른 뮌헨과 PSG의 맞대결은 27일 수요일 새벽 5시, TV 채널 스포티비 프라임(SPOTV Prime)과 스포츠 OTT 채널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독점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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