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주민규의 2경기 연속골을 앞세운 울산 HD가 K리그 3연패 위업을 달성하며 새로운 왕조를 열었다. 시즌 도중 홍명보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울산 HD의 김판곤 감독은 부임 첫해 조기 우승을 확정하며 프로축구 통산 4번째 3연패 위업으로 지도력을 입증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위 강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A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6분 고승범의 문전 패스를 루빅손이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하고 후반 9분 주민규가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의 주역 주민규는 지난달 27일 포항과 '동해안 더비'에서 지난 7월 13일 서울전 이후 12경기 만에 시즌 9호 골을 터트린 데 이어 2경기 연속골로 10호골을 작렬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주민규는 1-0으로 앞서던 후반 9분 오른쪽을 돌파한 이청용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마지막까지 우승 희망을 불태우던 강원은 18세 슈퍼루키 양민혁의 저돌적 돌파와 교체 멤버 이상헌의 후반 15분 추격골로 역전을 노렸으나 결국 패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써 울산은 정규리그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20승 8무 8패(승점 68)로 강원을 승점 7점 차로 따돌리며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2회 연속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울산은 2024년 우승과 함께 K리그 역대 4번째로 3연패를 달성했다.
프로축구 3회 연속 우승은 성남FC 2회(1993~1995년 일화 천마, 2001~2003 성남 일화), 전북 현대(2017~2021년,5연패)에 이어 네 번째이며 구단으로는 세 번째다. 울산은 또한 K리그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포항 스틸러스(5회)와 최다 우승 공동 4위를 기록했다. K리그 최다 우승 기록은 5연패를 달성한 전북(9회)이 보유하고 있다.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사실상 '승점 6점짜리' 매치를 통해 막판 역전 우승 도전에 나섰으나 울산 루빅손의 슛이 약 8분여 간의 VAR(비디오 보조심판) 판독 끝에 핸드볼이 아니라 골로 판정되면서 추격 기회를 상실했다. 루빅손은 고승범의 패스를 왼쪽 가슴과 왼팔 사이로 트래핑을 하면서 골을 넣어 VAR 판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VAR 판독 과정에서도 확실하게 상황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무려 8분여 시간이 소요됐다. 비디오 판독실에서 판단을 내리지 못하자 고형진 주심이 온 필드 리뷰를 통해 최종 결정에 나섰으나 역시 상당한 시간을 소요한 끝에 결국 골로 판정했다. 강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8분여를 초조하게 기다리며 골 취소를 기대했던 강원 선수들이나 팬들에게는 충격적 결과였다.
강원은 2-0으로 뒤지던 후반 15분 교체 멤버 이상헌의 추격골로 1-2로 따라붙으며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9년 K리그에 뛰어든 뒤 최고 성적이 6위였던 강원은 올 시즌 놀랍게 달라전 전력으로 울산과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으나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울산의 3연패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거둔 위업이어서 더 값졌다. 지난 7월 홍명보 감독 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 휘말렸으나 김판곤 감독이 부임하면서 안정을 되찾고 창단 첫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울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35경기에서 36골만 내주는 최소 실점과 주민규 루빅손의 공격력으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며 우승 고지까지 내달렸다. 국가대표 골키퍼인 조현우를 비롯해 수비진 역시 김영권, 이명재, 김기희 등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들로 끈끈한 수비력을 구축한 뒤 뒤늦게 태극 마크를 단 주민규와 김판곤 감독 부임 후 더 득점력을 폭발한 루빅손의 골 결정력으로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 선제골을 기록한 루빅손은 김판곤 감독 부임 후 3골 2도움으로 활약했다.
제21호 태풍 '콩레이'의 간접 영향으로 강한 비가 내린 울산종합운동장에는 우비를 입은 1만3400여 명의 관중이 모여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하며 올 시즌 프로축구 인기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