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FACT] '잔디 찾아 용인!' 홍명보, 이라크전 "좋은 결과 기대"(영상)


14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 기자회견
용인 미르스타디움 마지막 훈련...한국 감독 후보 카사스와 '대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라크전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왼쪽)과 이승우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용인미르스타디움=박헌우 기자

[더팩트 | 용인=박순규·박헌우 기자] "(용인) 선택은 나쁘지 않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14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에 대비한 마음가짐과 경기장 상태에 대한 소감 등을 밝혔다. 이라크와 4차전은 조 1,2위 간 격돌인 만큼 팀당 10경기씩 치르는 3차 예선 일정에서 본선 진출 직행의 가장 큰 관문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헤수스 카사스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 지도자로 감독 선임 절차를 놓고 홍역을 치르고 있는 홍명보 감독으로선 꼭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퇴 후 차기 대표팀 사령탑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헤수스 감독도 후보에 올려놓고 접촉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약체 팔레스타인과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9월 10일 오만 원정(3-1)과 10월 10일 요르단과 원정 경기(2-0)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반전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왼쪽)과 임시 주장 김민재가 14일 오후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라크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용인미르스타디움=박헌우 기자

하지만 팔레스타인과 1차전을 치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A매치를 치르기에는 형편 없이 망가져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경기 장소를 옮겨 홈 두 번째 경기를 치르게 됐다. 날아오르는 용의 모습을 표현한 용인미르스타디움은 3만 7155석 규모로 2017년 완공한 후 2018년에 개장했다.

홍명보 감독은 용인미르스타디움의 잔디 상태에 대해 "잔디는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동의 잔디와는 조금 다르지만 선택은 나쁘지 않다.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많은 한국은 홈 팀이 아닌 원정 팀과 같다. 빨리 적응하도록 하겠다. 경기에 지장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행히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철저한 잔디 관리로 국내 프로구단의 대체 구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수에 들어간 수원삼성 블루윙즈가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오는 22일에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로 광주FC의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홈 경기가 예정돼 있다.

한국과 이라크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이 열리는 용인 미르스타디움./용인시

경기장 잔디에 대한 부담을 던 홍명보 감독은 마지막 훈련에서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의 공격 전술을 가담은 뒤 3연승에 도전할 계획임을 밝혔다. 홍 감독은 "요르단전을 마치고 전체적으로 선수단에 자신감이 좀 생겼다. 9월보다는 여러모로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중요한 10월 2연전 가운데 한 경기가 남았는데 어떤 식으로든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캡틴' 손흥민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홍명보호는 요르단전에서 황희찬 엄지성까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함에 따라 이승우와 문선민이 긴급으로 대체 발탁됐다. 홍 감독은 " 대체 자원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어느 시점에 득점하느냐도 중요한데 공격을 조직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으로선 손흥민 황희찬 부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수 운용의 폭을 넓히며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요르단과 3차전에선 손흥민 부재와 이강인의 철저한 봉쇄로 기존의 공격 루트가 막히자 배준호와 오현규 등을 투입해 '아시안컵 복수'에 성공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주민규와 오세훈 가운데 한 명을 기용할 수 있고, 돌파형인 오현규를 스트라이커로 내세울 수 있는 옵션을 갖게 됐다. 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이승우까지 대체 자원으로 발탁해 상황에 따라 기용할 수 있는 선수 자원의 폭도 넓어졌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라크전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민재(왼쪽)와 이승우(오른쪽)가 즐겁게 훈련을 하고 있다. /용인미르스타디움=박헌우 기자

요르단전에서 두 골을 넣은 것은 물론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요르단의 전반 공세를 잘 버텨낸 수비진은 이번에도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과제로 지적됐던 센터백 김민재의 파트너로 조유민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용우도 수비 조직력에 기여했다. 요르단전 승리로 팀 분위기가 좋아진 상태에서 갖는 홈경기인 만큼 홍 감독의 용병술에 이목이 집중된다. 더구나 그 상대가 한국 감독 후보에 올랐던 헤수스 카사스인 만큼 더 승리가 절실하다.

2022년 11월 이라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스페인 출신의 카사스 감독은 14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 제안을 받은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한축구협회와 대화를 나눈 것은 맞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계약이 이뤄지긴 힘들 거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축구협회와 나눈 대화 자체는 좋은 테스트였다고 생각한다. 감독 선임 관련뿐 아니라 대표팀 스타일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과 지략 대결을 펼칠 이라크의 헤수스 카사스 감독이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한국과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용인=뉴시스

한국은 이라크와 지금까지 23차례 A매치에서 9승 12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985년 6월 15일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 준결승전 2-0 승리 이후 6승 7무를 기록하며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역대 전적에서 무승부가 상대적으로 많아 쉽게 지지도 않지만 이기기도 쉽지 않은 상대로 꼽힌다. 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 이라크는 55위다. 아시아권에서 한국은 3위, 이라크는 6위다. B조에서는 한국 이라크 요르단이 두 장의 본선 직행 티켓을 놓고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홍명보 감독은 이라크의 걸출한 공격수로 꼽히는 아이만 후세인의 방어 전략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득점력도 좋다고 느낀다. 그를 상대로 몇 번 경기를 치러 본 선수들이 있지만,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게 위협적인 건 사실이다. 일차적으로, 후세인에게 가는 공을 적절하게 제어하겠다. 만약 후세인에게 공이 가면 어떤 식으로 커버할 것인지도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라운드를 치른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3라운드 순위./FIFA

◇홍명보호, 10월 이라크전 소집 명단(26명)

△GK=조현우(울산 HD), 김승규(알샤밥), 김준홍(전북현대) △DF=김민재(바이에른뮌헨), 조유민(사르자), 정승현(알와슬), 김주성(FC서울), 이한범(미트윌란), 설영우(츠르베나즈베즈다), 이명재(울산HD), 박민규(콘사도레 삿포로), 황문기(강원FC) △MF=박용우(알 아인), 백승호(버밍엄시티)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마인츠), 이승우 문선민(이상 전북현대, 대체발탁) 이동경(김천상무), 배준호(스토크시티), 권혁규(하이버니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FW=주민규(울산HD),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젤비아)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조 편성

△A조=이란/카타르/우즈베키스탄/아랍에미리트/키르기스스탄/북한

△B조=한국/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

△C조=일본/호주/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중국/인도네시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대한민국 경기 전적 및 일정

1차전 : 2024년 9월 5일 한국 0-0 팔레스타인 / 홈

2차전 : 2024년 9월 10일 오만 1-3 한국 / 어웨이

3차전 : 2024년 10월 10일 요르단 0-2 한국 / 어웨이

4차전 : 2024년 10월 15일 vs 이라크 / 홈

5차전 : 2024년 11월 14일 vs 쿠웨이트 / 어웨이

6차전 : 2024년 11월 19일 vs 팔레스타인 / 어웨이

7차전 : 2025년 3월 20일 vs 오만 / 홈

8차전 : 2025년 3월 25일 vs 요르단 / 홈

9차전 : 2025년 6월 5일 vs 이라크 / 어웨이

10차전 : 2025년 6월 10일 vs 쿠웨이트 /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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