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오현규 요르단전 연속골...'아시안컵 설욕' 한국, 조 1위


10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한국 2-0 요르단
홍명보호 2승 1무 단독 선두...아시안컵 4강전 패배 '설욕'

한국의 포워드 오현규가 10일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23분 추가골로 A매치 데뷔골을 장식한 뒤 환호하고 있다./암만=KFA

한국의 미드필더 이재성(왼쪽)이 10일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36분 설영우의 도움을 받아 헤더 선제골을 터뜨린 뒤 이강인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암만=KFA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그대로 갚아줬다. 이재성 오현규가 해냈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지고 황희찬이 전반 23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조건 속에서 이재성과 오현규는 잇따라 요르단의 골문을 가르며 '아시안컵 복수 혈전'을 해피 엔딩으로 장식했다. 소설가 한강의 사상 첫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중동의 승전보는 밤잠을 잊고 응원한 팬들을 기쁘게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36분 이재성과 후반 23분 오현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이재성은 MOM에 선정됐다.

4-2-3-1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재성은 살얼음판 경기가 이어지던 전반 38분 오른쪽 풀백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뛰어들며 가볍게 헤딩 슛, 요르단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의 선제골은 오른쪽 윙어로 나선 이강인이 상대 수비의 밀착 마크에 막히고 요르단 선수들의 살인적 태클에 고전하던 한국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천금 같은 선제골을 기록한 한국의 이재성./KFA

후반 6분 주민규와 교체돼 피치에 나선 오현규는 후반 23분 배준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을 치고 들어가며 강한 오른발 슛으로 요르단 골문을 갈랐다. 배준호는 A매치 데뷔골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 기록하며 기쁨을 더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의 0-2 패배를 8개월 만에 그대로 설욕하며 3차 예선 3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 요르단을 끌어내리고 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요르단과 통산 전적에서도 4승3무1패의 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한국은 요르단 수비수들의 거친 반칙으로 전반 23분 황희찬이 교체된 데 이어 후반 6분 엄지성마저 부상으로 교체돼 선수단 운용에 차질을 빚게 됐다. 왼쪽 윙어로 손흥민 포지션에서 빠른 돌파를 보여주던 황희찬은 전반 두 차례나 요르단 선수에게 왼발목을 걷어채이며 그라운드에 나뒹굴다 결국 엄지성으로 교체됐다. 황희찬과 교체된 엄지성 또한 후반 부상으로 배준호와 교체됐다.

후반 추가골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오현규./KFA

한국은 전반전 볼점유율 75.8%-24.2%, 전체 슈팅 수 5-1, 유효 슈팅 수 2-0으로 앞서며 1-0 리드를 지켰다. 요르단은 핵심 선수인 알 타마리와 알 나이마트가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늑골 부상을 당했던 알 나이마트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멤버로 투입됐다. 한국은 전후반 90분 동안 볼점유율 71%-29%, 전체 슛 13-12, 유효 슛 5-1로 앞서며 2-0으로 승리했다.

B조 선두를 다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한국과 요르단의 첫 격돌은 예상대로 치열했다. 지난 2월 두 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한국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요르단의 후세인 아무타 감독이 모두 교체된 가운데 새롭게 사령탑에 오른 한국의 홍명보 감독과 요르단의 자말 셀라미(모로코) 감독은 승점 3점을 보태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했다.

홍명보 감독은 '캡틴'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26명의 엔트리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은 유럽과 중동리그 선수들로 스타팅 명단을 구성했다. 요르단전 선발 11명 가운데 8명이 중동과 유럽리그 선수들이다. 유럽과 시차가 별로 없는 중동 원정과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했다. 서울과 암만은 6시간, 파리와 암만은 1시간의 시차가 각각 발생한다.

10일 홍명보호의 요르단전 선발. 11명 가운데 8명이 중동과 유럽리그 선수들이다./KFA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주민규(울산 HD)를 원톱으로 황희찬(울버햄튼)-이재성(마인츠)-이강인(파리생제르맹)으로 공격 2선을 형성했다. 중원에서는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은 이명재(울산 HD)-김민재(뮌헨)-조유민(샤르자)-설영우(즈베즈다)가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 HD)가 끼었다.

관심을 끌었던 김민재의 오른쪽 센터백 파트너로는 조유민이 낙점을 받았다. 김민재는 1,2차전에서 김영권, 정승현과 호흡을 맞췄으나 제대로 된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해 3차전 파트너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민재와 조유민은 요르단의 기습적이 공격에 위험 상황을 내주기도 했으나 '클린 시트'로 험난한 요르단 원정을 마감했다. 새로운 센터백 조합으로 계속 나설 가능성을 높였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상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운명의 10월 A매치 2경기 가운데 가장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 요르단 전을 손흥민 없이 승리로 장식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홍 감독은 경기 중 황희찬 엄지성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불상사 속에서도 오현규 배준호를 적시에 교체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2차전에 비해 훨씬 안정된 공수 균형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은 68위 요르단에 객관적인 전력상 앞섰지만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치욕의 0-2 패배를 당한 만큼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더구나 중동 원정의 요르단 홈에서 치러 걱정도 컸다.

요르단 원정을 마치면 한국은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4차전 홈 경기를 이어간다. 아시아에 배정된 8.5장의 월드컵 본선 출전권 중 6장이 걸린 3차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로 총 10경기를 치러 A~C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3, 4위는 4차 예선으로 향하고 나머지는 탈락한다.

◆홍명보호, 10월 A매치 소집 명단(26명)

△GK=조현우(울산HD), 김승규(알 샤밥), 김준홍(전북현대) △DF=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유민(사르자), 정승현(알 와슬), 김주성(FC서울), 이한범(미트윌란),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명재(울산HD), 박민규(콘사도레 삿포로), 황문기(강원FC) △MF=박용우(알 아인), 백승호(버밍엄시티)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마인츠), 황희찬(울버햄튼), 이동경(김천상무), 배준호(스토크시티), 권혁규(하이버니언), 엄지성(스완지시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FW=주민규(울산HD),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조 편성

△A조=이란/카타르/우즈베키스탄/아랍에미리트/키르기스스탄/북한

△B조=한국/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

△C조=일본/호주/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중국/인도네시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대한민국 경기 전적 및 일정

1차전 : 2024년 9월 5일 한국 0-0 팔레스타인 / 홈

2차전 : 2024년 9월 10일 오만 1-3 한국 / 어웨이

3차전 : 2024년 10월 10일 요르단 0-2 한국 / 어웨이

4차전 : 2024년 10월 15일 vs 이라크 / 홈(용인)

5차전 : 2024년 11월 14일 vs 쿠웨이트 / 어웨이

6차전 : 2024년 11월 19일 vs 팔레스타인 / 어웨이

7차전 : 2025년 3월 20일 vs 오만 / 홈

8차전 : 2025년 3월 25일 vs 요르단 / 홈

9차전 : 2025년 6월 5일 vs 이라크 / 어웨이

10차전 : 2025년 6월 10일 vs 쿠웨이트 / 홈


skp200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