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토트넘이 승리를 챙기며 우승 고지를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32)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향한 첫 경기에서 71분 동안 활약했다.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은 2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2024~2025 UEL 리그 페이즈 1차전(MD1)에서 선발 출전해 3-0으로 앞선 후반 26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됐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2-0으로 앞선 후반 23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위협해 솔란키의 쐐기골을 창출하는 등 귀중한 무실점 승점 3점을 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솔란키는 손흥민의 슛이 카라바흐의 골키퍼 펀칭에 막혀 나오자 골문으로 쇄도하며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12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던 솔란키는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고 상대 수비와의 경합에서도 우위를 보이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 점차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은 카라바흐의 경기장 지연 도착으로 30분 늦게 진행된 경기에서 전반 8분 만에 센터백 라두 드라구신이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서 전반 12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과 후반 8분 파페 사르의 추가골, 후반 23분 도미닉 솔란키의 쐐기골로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후반 13분에는 페널티킥까지 상대에게 내줬으나 카라바흐 투랄 베이라모프가 골대 위로 실축하면서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비카리오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도 토트넘의 승리를 지키는 데 큰 몫을 했다.
스코어는 3-0이지만 경기 내용은 아슬아슬했다. 수적 열세에 자주 포백 수비 라인이 뚫리면서 결정적 득점 찬스를 많이 내줬다. 카라바흐의 결정력이 조금만 더 나았다면 경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
주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비해 대거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한 토트넘은 전반 8분 만에 센터백 라두 드라구신이 퇴장당하는 의외의 변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공격적 경기 운영악재 속에서 전반 12분 도미닉 솔란키의 패스를 받은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존슨은 코번트리와 브렌트포드전에 이어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유럽대항전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한 존슨은 리그컵인 카라바오컵과 EPL 경기 골에 이어 3개 대회 연속골로 득점포에 불을 붙였다.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UCL)에 출전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유럽대항전에 복귀한 손흥민은 토트넘 데뷔골을 기록했던 상대 카라바흐를 상대로 9년 만에 다시 골을 노렸다. 지난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카라바흐와 경기에서 데뷔골을 포함한 멀티골을 터트리며 세계적 스타로 성장하는 운명의 전환점을 맞는 경기를 펼쳤다.
손흥민은 지난 9년의 시간 사이 번리전 원더골로 푸스카스 골,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2021~2022)을 수상했다. 손흥민은 커리어 첫 우승을 목표로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여정을 시작했다.
손흥민은 이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수비진에 대거 변화를 준 4-3-3 포메이션의 왼쪽 윙포워드로 활약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빡빡한 경기 일정을 고려해 18세의 젊은 선수들을 선발 명단에 올렸다. 루카스 베리발과 함께 아치 그레이를 동시에 선발 출전시키며 사흘 뒤 펼쳐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6라운드 원정 경기에도 대비했다. 지난 브렌트포드전에 비해 선발 6명을 교체했다.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손흥민-도미닉 솔란키~브레넌 존슨이 스리톱으로 나섰으며 루카스 베리발~이브 비수마~파페 사르가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포백에는 벤 데이비스~미키 판 더 펜 ~라두 드라구신~아치 그레이가 호흡을 맞췄으며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지겼다. 베리발 그레이 드라구신 데이비스 등이 새롭게 선발로 나서는 대신 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 데스티니 우도기, 페드로 포로,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이 벤치를 지켰다.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징계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기 운영 전략은 킥오프 8분 만에 어긋났다. 빌드업 과정에서 카라바흐의 스트라이커 주니오르에게 볼을 빼앗긴 라두구신이 실점을 막기 위해 몸을 붙잡은 파울를 범하면서 레드 카드를 받고 경기장을 떠났다. 드라구신의 퇴장 불똥은 의욕을 갖고 출전한 베리발에게 튀었다. 센터백 한 명이 부족해진 토트넘 벤치는 8분 만에 베리발을 불러들이고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를 투입했다.
토트넘은 2020~2021시즌 이후 네 시즌 만에 유로파리그에 복귀한 뒤 카라바흐를 상대로 2015~2016시즌에 이어 3연승을 거뒀다. 카라바흐는 지난 시즌 아제르바이잔 국내 컵 대회 우승팀으로, UCL 플레이오프(PO)에서 고배를 마셔 유로파리그에서 경쟁하게 됐다. 시즌 초반 리그 2승 1무 2패로 기세가 주춤했던 토트넘은 카라바흐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면서 반전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를 치르고 사흘 뒤인 30일 오전 0시 30분에는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유와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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