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21세의 주드 벨링엄이 잉글랜드를 구했다. 관록의 '캡틴' 해리 케인(30)이 극적인 역전 헤더 결승골로 '축구종가'를 8강으로 이끌었다.
잉글랜드가 1일 독일 겔젠키르헨의 아레나 아우프 샬케에서 열린 슬로바키아와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16강전 3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5분(90+5분) 주드 벨링엄의 극장골로 1-1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후 연장 전반 1분 해리 케인의 역전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잉글랜드의 신구 '원투 펀치' 벨링엄과 케인은 침몰하던 팀을 8강으로 이끄는 드라마틱한 승부를 연출했다. 잉글랜드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7일 오전 1시 스위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잉글랜드는 독일 스위스에 이어 세 번째로 8강 무대에 올랐다.
이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다크호스 슬로바키아의 강한 압박과 역습에 고전하다 전반 24분 선제골을 내줬다. 슬로바키아 공격수 이반 슈란츠에게 선제골을 내준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보여준 것처럼 좀처럼 골 찬스를 만들지 못 하며 팬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도 첫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1분여를 남기고 극적인 동점골이 나왔다. 마치 잘 짜인 극본의 스포츠 드라마처엄 '신성' 주드 벨링엄이 환상적인 오른발 바이시클 킥으로 슬로바키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벨링엄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 농축된 안타까움이 한순간에 극적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승기를 잡은 잉글랜드는 연장 전반 1분 스트라이커 해린 케인이 헤더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의 신예 벨링엄이 극적으로 팀을 구원하자 이에 화답하듯 관록의 케인이 역전 결승골로 화답하며 잉글랜드의 사상 첫 우승으로 가는 여정을 이어갔다.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주드 벨링엄의 활약에 대해 "주드는 21세이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하고 있다. 그는 이미 소속 클럽과 국가 대표팀에 놀라운 영향을 미쳤지만 여전히 젊은 선수다. 그의 재능은 잉글랜드에 우승을 안겨주는 순간을 만들 것이다. 그는 오늘 우리를 위해 또다시 그 일을 해냈다. 그는 훌륭한 소년이고 함께 일하기에 아주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05분 동안 유효슈팅 1회로 1골을 기록한 주드 벨링엄은 경기 최우수선수(Player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벨링엄은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30초 남았고, 국가를 실망시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공을 한 번 차면서 모든 게 다 잘 풀렸다. 유로 무대에서 탈락하기까지 20~30초 남은 것과 지금 분위기는 엄청난 차이다. 앞으로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겠다. 엄청난 순간이지만 긴 토너먼트이고, 얼마나 중요한지는 앞으로 2주 안에 결정될 거다"라고 동점골 순간의 소감을 밝혔다.
결승골을 기록한 해리 케인은 "경기가 그렇게 늦게 끝나고 녹아웃 축구에서 0-1로 뒤졌을 때, 빠져나올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바로 그거였다. 그 순간에 그런 골을 넣어 우리의 꿈을 살리는 건 최고 중 하나다. (주드 벨링엄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 그 순간에 그런 골을 넣는 건 그가 어떤 선수인지를 보여주는 것뿐이다. 어느 단계에서든 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8강에 진출하는 건 정말 기쁘다. 지금의 기세를 이용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슬로바키아의 프란체스코 칼조나 감독은 "저는 실망보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왜냐하면 우리는 토너먼트 우승 후보 중 상위권 팀을 상대로 훌륭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과 동등했고, 우리는 거의 양보하지 않았다. 결국은 그대로 흘러갔다. 연장전에서 우리는 그들이 수비를 하도록 강요했고 결과를 보호하기 위해 추가 수비수를 데려온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잉글랜드는 처음으로 2회 연속 유로 8강에 진출하며 사상 첫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