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자비는 없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오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을 앞두고 고양종합운동장 훈련을 통해 몸을 끌어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미 북중미 월드컵 직행 티켓 6장이 걸려있는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중국전 승리를 통해 톱 시드 확보란 마지막 목표를 이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도훈 감독은 싱가포르전에서 7-0 대승을 거두고 귀국한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인터뷰에서 "1포트에 꼭 들어야 하는 마지막 목표가 남았다. 우리 홈에서 하는 경기다. 싱가포르전 결과가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듯이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필승을 다짐, 중국 측의 바람(?)을 일축했다. 중국이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될 위기에 있어 비기길 희망하고 있지만 이에 상관하지 않고 우리 팀의 플랜대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캡틴' 손흥민과 이강인, A매체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배준호 등 대표팀 선수들은 8일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하며 중국전에 대비했다. 8일 오후 4시 30분부터 300여 팬들과 함께 오픈 트레이닝을 실시한 대표팀은 시종 일관 밝은 분위기 속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3월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끌 당시에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과 선수단 내분 등으로 공개 훈련을 중단했지만 김도훈호에서는 다시 활기를 되찾아 오픈 트레이닝을 재개했다.
황선홍호와 달리 무려 7명의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했고, '늦깎이 골게터' 주민규가 34세 54일 만에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하는 등 팀 분위기가 확 살아난 것도 중국전에서 '유종의 미'를 자신하는 배경이다.
한국으로선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4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중국의 처지를 고려할 수 없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3차 예선 톱 시드를 놓고 호주와 FIFA랭킹 아시아 3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4월 랭킹에서 4위 호주에 0.06점 차로 앞서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과 최종전에서 이기지 못 하면 역전될 수 있다. I조 1위 호주는 11일 2위 팔레스타인과 3차예선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홈 경기를 펼친다.
3차예선 톱시드는 오는 20일 발표되는 6월 FIFA 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FIFA랭킹 18위 일본과 20위 이란이 아시아 1,2위를 차지해 3차 예선 3개조의 톱시드를 각각 차지하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 한국과 호주가 다투는 형국이다. 한국이 톱시드를 받지 못하면 일본 이란 호주 가운데 한 팀과 같은 조에 속하게 돼 상대적으로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지난 6일 태국과 홈 경기에서 졸전을 펼치며 간신히 1-1로 비기는 바람에 '경우의 수'를 자초했다. 한국과 최종전에서 비기거나 이기면 3차 예선에 진출하지만 만약 진다면 태국에 역전당할 수 있는 절박한 처지에 몰렸다. 중국은 현실적으로 한국과 홈경기에서도 0-3으로 패한 데다 태국과 홈 경기에서 이기지 못 한 경기력으로 한국 원정에서 이기거나 비기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태국은 최약체 싱가포르와 최종전을 펼쳐 마지막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벼랑 끝에 몰려 한국의 자비를 구하고 있지만 한국 역시 임시 감독 체제로 이제야 비로소 정상을 찾아가고 있는 만큼 중국을 봐줄 처지가 아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전날 이동일 휴식에 이어 오픈 트레이닝으로 다시 몸을 끌어올린 김도훈호는 9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다시 훈련을 이어간다. 김도훈호는 10일 공식 훈련을 갖고 오는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