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90분' 토트넘, 맨시티 홀란에 '눈물'...UCL 좌절, 4위 실패


15일 2023~2024 EPL 34라운드 순연경기 토트넘 0-2 맨시티
손흥민 90분 활약, 후반 41분 단독 찬스 놓쳐 아쉬움

토트넘 손흥민(오른쪽)이 15일 맨시티와 2023~2024 EPL 34라운드 순연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했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결국 '괴물' 엘링 홀란의 '멀티골'에 운명이 갈렸다. 맨체스터 시티는 사상 첫 4회 연속 우승을 위한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20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아스날은 자력 우승에 실패하며 최종전에서 역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토트넘 또한 '슈퍼 매치'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실낱 같던 4위 진입에 실패하며 5위에 머물렀다. 단독 찬스를 놓친 손흥민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 했다.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31)은 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와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순연경기 '슈퍼 매치'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90분 풀타임 출장했으나 기대했던 도움과 골을 기록하지 못한 가운데 엘링 홀란에게 2골을 내주는 0-2 패배에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은 후반 41분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그라운드에 드러눕게 하는 결정적 단독 찬스를 살리지 못 해 아쉬움을 남겼다. 맨시티의 공격을 차단한 뒤 역습에 나선 상황에서 20여m를 단독 드리블한 손흥민은 뛰쳐나온 오르테가의 왼쪽을 노리며 슛을 날렸으나 각도를 좁힌 골키퍼 오른발에 걸려 골이 무산됐다. 0-1로 앞서던 상황에서 또 손흥민에게 단독 기회를 내준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실점에서 벗어나자 그대로 그라운드에 눕고 말았다.

이로써 맨시티는 선두 탈환과 함께 4회 연속 우승에 바짝 다가섰고, 아스날은 자력 우승 좌절, 아스톤 빌라는 4위 확정으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토트넘은 UCL 대신 유로파리그 출전으로 방향을 틀게 됐다. 지금까지 EPL 최다 연속 우승은 지난 시즌까지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맨시티 등의 3회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천금 같은 멀티골을 기록한 맨시티의 엘링 홀란./런던=AP.뉴시스

손흥민은 올 시즌 17골 9도움으로 도움 1개만 추가하면 커리어 세 번째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으나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 해 대기록 수립 기회를 최종전으로 넘겼다. 손흥민은 후반 41분 드리블 돌파로 결정적 단독 찬스를 잡았으나 에데르송으로 경기 중 부상으로 바뀐 골키퍼 오르테가의 선방에 막혀 골문을 뚫지 못 해 홈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맨시티는 후반 6분 케빈 더 브라위너의 어시스트를 홀란이 선제 결승골로 연결한 뒤 후반 추가시간 1분 홀란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2-0 승리를 챙기며 사상 첫 EPL 4회 연속 우승을 사실상 예약했다. 홀란의 페널티킥은 토트넘 페드로 포로가 도쿠의 드리블 돌파를 저지하면서 발을 거는 파울을 범하면서 주어졌다.

당초 이날 경기는 지난 4월 21일 예정됐던 경기였으나 맨시티의 FA컵 4강전 일정으로 순연됐다. 공교롭게도 순연 경기는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펼쳐지게 되는 만큼 승점 1점 차로 끝까지 안갯속에 가려진 EPL 우승 팀은 물론 토트넘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여부를 사실상 결정짓는 '슈퍼 매치'로 비중이 커져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토트넘은 19승 6무 12패(승점 63)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며 4위 탈환에 실패했다. 맨시티는 27승 7무 3패(승점 88)로 아스날을 승점 2점 차로 제치며 선두를 탈환했다. 엘링 홀란을 앞세운 맨시티는 15라운드 아스톤 빌라전 0-1 패배 후 22경기 무패 행진(18승 4무)과 함께 최근 8연승을 기록했다. 맨시티는 오는 20일 웨스트햄과 최종전에서 이기면 우승을 확정하게 된다.

후반 41분 결정적 단독 찬스를 놓친 손흥민./런던=AP.뉴시스

전반 왼쪽 윙포워드로 토트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은 손흥민은 후반 4분 브레넌 존슨의 크로스를 골 마우스 중앙에서 방향을 바꾸는 슛으로 맨시티 골문을 노렸으나 상대 골키퍼 에데르송의 선방에 막혀 골문을 열지 못 했다. 후반 41분에는 바뀐 골키퍼 오르테가의 선방에 유효슛이 막혔다.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은 토트넘 벤치의 전략적 승리였다. "맨시티를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줄 생각이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굳은 결의를 밝힌 토트넘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변칙적인 4-3-3전형으로 전반 우위를 점했다.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브레넌 존슨이 스리톱으로 나서고 로드리고 벤탄쿠르~파페 사르~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미키 판 더 펜~라두 드라구신~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포백으로 호흡을 맞췄고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가장 좋은 폼을 보이고 있는 센터벡 미키 판 더 펜을 왼쪽 풀백으로 기용하고, 손흥민을 왼쪽 윙포워드로 포진시킨 뒤 센터 포워드 포지션을 '제로 톱'처럼 운영하며 맨시티 수비진을 혼란스럽게 했다.

15일 현재 2023~2024 EPL 팀 순위. 맨시티가 토트넘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토트넘은 4위 탈환에 실패했다./후스코어드닷컴

토트넘은 손흥민과 오른쪽 윙포워드 브레넌 존슨이 좌우 측면으로 크게 벌려 선 뒤 제임스 매디슨과 중앙 미드필더 파페 사르, 오른쪽 풀백 페드로 포로가 수시로 센터 포워드처럼 변칙적인 4-2-4 전형으로 공격에 나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전반 볼 점유율에선 토트넘이 55%-45%의 우위를 보였다. 전반 전체 슈팅에서는 3-3, 유효 슈팅에서는 1-1로 비등한 경기를 펼쳤다.

토트넘은 전반 6분 벤탄쿠르의 왼발 슛으로 맨시티 골문을 위협한 뒤 손흥민의 공간 패스로 슈팅 찬스를 만들며 피치에서 우위를 보였다. 전반 16분 호이비에르는 수비 실수로 필 포든에게 결정적 슈팅을 내줬으나 비카리오 골키퍼의 선방으로 실점을 막았다. 전반 45분에는 홀란의 슈팅에 이은 실바의 두 번째 슛을 드라구신이 헤더로 걷어내 위기를 넘겼다.

EPL 사상 첫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엘링 홀란을 원톱으로 세운 4-2-3-1전형으로 승점 3점을 노렸다. 포든~더 브라위너~실바를 공격 2선에 포진시키고 코바치치와 로드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가르디올~아칸지~디아스~워커를 포백, 에데르송을 골키퍼에 세웠다.

맨시티전 4차례의 슛 가운데 2차레의 유효 슛을 기록하고도 골을 넣지 못한 손흥민./런던=AP.뉴시스

맨시티는 지난 2019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이후 리그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지독한 징크스에 시달렸다. 지난 1월 FA컵에서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1-0으로 승리한 바 있으나 리그 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하지만 엘링 홀란이 리그 경기에서 처음 맨시티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1,2호골을 기록하며 첫 승을 기록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맨시티는 후반 6분 드디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첫 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의 왼쪽 공간을 돌파한 맨시티는 오른쪽 전환 패스로 토트넘 수비진을 흔든 뒤 더 브라위너의 크로스를 홀란이 밀어넣으며 천금 같은 선제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날 90분 동안 41차례의 볼 터치를 통해 4차레의 슛과 2차례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6.2점, '풋몹'은 평점 6.3점을 각각 부여했다.

시즌 홈 마지막 경기를 마친 토트넘은 오는 20일 최하위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원정 최종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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