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신태용 매직'은 미완으로 끝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68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신태용 매직'으로 돌풍을 일으킨 인도네시아는 9일 오후 10시(한국시각) 프랑스 클레르퐁텐에서 열린 아프리카 예선 4위 기니와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플레이오프(PO)'에서 전반 29분 일라익스 모리바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신태용 감독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29분 페널티 파울을 선언한 주심의 판정에 거듭 항의하다 경고 두 장을 계속 받고 퇴장 조치됐다.
인도네시아는 감독의 퇴장 속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골키퍼 에르난도 아리가 기니의 페널티 킥 방향을 읽고 막아냈으나 끝내 골을 넣지 못하고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기니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이후 46년 만의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지난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8년 만의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의 꿈을 접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4위전에서 이라크에 1-2로 패배하며 4위를 기록, 아시아에 주어진 3장의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 획득에 실패한 뒤 곧바로 프랑스로 이동해 이날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가졌다.
아시아 지역에 할당된 남자 축구 종목 출전 티켓은 총 3.5장으로, 대회 1위부터 3위까지인 일본 우즈베키스탄 이라크는 파리로 직행했다. 기니는 아프리카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 2023 U-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4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4위 인도네시아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성인 대표팀 기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기니(76위)는 인도네시아(134위)보다 크게 앞서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또 아프리카 팀 특유의 유연함과 개성 등을 앞세운 능동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 카타르 U23 아시안컵에서 총 6경기를 뛴 인도네시아에 비해 체력적으로 앞선 경기를 펼쳤다.
신태용호는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친 후 지난 5일 프랑스에 입성한 이후 휴식과 회복에 집중했으나 중동과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온 변화에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태용 감독은 이라크와 3위 결정전에서 패배 이후 AFC를 통해 "마지막 남은 올림픽 티켓 0.5장을 1장으로 만들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파리 올림픽에 아시아 4팀이 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으나 결국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 하고 파리 올림픽 예선 일정을 마무리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U23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면서 잇따라 각종 국제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하며 '신태용 매직'을 일으켰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A대표팀을 이끌고 17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해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기도 했으며 이번 U23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고는 사상 첫 8강 진출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 한국을 8강에서 꺾는 이변을 이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