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악몽의 하루였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김민재(27)가 선발 출장하며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우려했던 뒷공간을 내주며 2실점의 빌미를 초래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FC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는 1일 오전(한국시간) 뮌헨의 홈구장 푸스볼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 홈 경기에서 센터백으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2실점 빌미를 모두 제공하는 결정적 실책으로 2-2 무승부를 불러들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24분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기습적인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8분 르로이 사네와 후반 12분 해리 케인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승리를 앞둔 상황에서 뮌헨은 후반 38분 김민재의 페널티 박스 안 파울로 비니시우스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로 원정 2차전을 떠나게 됐다.
주전들의 부상으로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은 김민재는 에릭 다이어와 함께 중앙 수비로 선발 출전하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두 번의 실점 장면에서 모두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고개를 떨궜다. 비니시우스의 기습 선제골 당시에는 뒷공간을 내줘 아쉬움을 남겼고, 후반 38분 비니시우스에게 페널티킥을 내줄 때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호드리구의 몸을 뒤에서 잡아 페널티킥을 내줬다. 옐로 카드까지 받았다.
부상 선수들이 많아 고심하던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해리 케인을 원톱으로 하는 4-2-3-1 전형을 펼쳐보였다. 자말 무시알라, 토마스 뮐러, 르로이 사네를 2선에 포진시키고 콘라트 라이머와 레온 고레츠카를 미드필드에 배치했다. 백4에는 요주아 키미히, 김민재, 에릭 다이어,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내세우고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에게 맡겼다.
원정팀 레알 마드리드는 4-4-2로 포메이션으로 점유율을 내주면서도 효과적 공격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홈에서 2차전을 펼치게 됐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주드 벨링엄을 투톱으로 세우고 호드리구, 토니 크로스, 오렐리앵 추아메니, 페데리코 발베르데로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백4에는 페를랑 멘디, 나초 페르난데스, 안토니오 뤼디거, 루카스 바스케스가 나섰고 안드리 루닌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뮌헨의 중앙 수비 허점을 노리는 역습 전략으로 패배를 모면했다. 공격 성향의 김민재가 앞으로 나오는 뒷공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2골을 기록했다. 전반 24분 레알 마드리드의 크로스가 비니시우스를 따라 올라온 김민재의 뒷공간으로 볼을 넣어주자 비니시우스가 순간적으로 김민재를 따돌리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8분 사네의 동점골과 후반 12분 케인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2-1 역전에 성공한 후반 36분 또 다시 김민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호두리구를 막다가 뒤에서 잡아끄는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비니시우스는 과감한 중앙 공략으로 멀티골을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닷컴'은 김민재에게 뮌헨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 5.7을 부여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UCL 8강 무대를 밟았던 김민재는 프로 데뷔 후 처음 UCL 4강 무대에 선발 출전하는 영광을 안았으나 결국 악몽이 되고 말았다. 4강 2차전은 오는 9일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다.
이강인 출전이 기대되는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과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의 또 다른 UCL 4강 1차전은 2일 오전 4시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