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아시안컵] 한국 황선홍 vs 인니 신태용, '여우' 잡는 '황새'?


26일 2024 AFC U23 아시안컵 8강전 격돌
이기면 4강, 지면 탈락 '단두대 매치'
한국인 지도자 지략 대결 '관심'

올림픽 10회 연속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의 황선홍 감독이 26일 2024 카타르 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4강 진출을 다툰다./도하=KFA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이기면 4강, 지면 탈락하는 '단두대 매치'. 과연 누가 짐을 쌀 것인가. 황선홍(56)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신태용(54)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의 8강 격돌은 '황새'와 '여우'의 벤치 대결로도 더 관심을 끌고 있다.

올림픽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26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 2024 카타르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죽음의 조'로 꼽힌 B조 최종전에서 김민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일본을 1-0으로 꺾고 조 1위를 확정, 호주를 제치고 A조 2위로 결승 토너먼트에 오른 인도네시아와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이번 대회 8강전은 파리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길목으로 꼽힌다. 8강전에서 이기면 준결승전에서 지더라도 아프리카 기니와 2024 파리 올림픽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다. 8강전에서 이기면 아시아에 주어진 3.5장의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의 손 안에 넣게 된다. 한국의 황선홍 감독은 2차전 승리로 8강 진출이 조기 확정되자 일본과 최종전에서 '원샷 원킬'의 골잡이 이영준과 주전 골키퍼 김정훈을 쉬게 하는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하며 8강전에 대비했다.

인도네시아 팬들의 절대적 사랑을 받으며 인스타그램 팔로어 251만 명을 돌파한 신태용 감독이 U23 아시안컵 성원을 부탁하며 올린 사진./신태용 인스타그램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역대 U23 대표팀 전적에서 5전 5승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가 대표팀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36전 30승 4무 2패로 한국이 절대 우세다.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는 지난 2020년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개최국 카타르와 1차전에선 판정 논란 속에 0-2로 졌지만 2차전에선 '강호' 호주를 1-0으로 제압한 뒤 요르단과 3차전에선 4-1 대승을 거두고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신태용 감독은 2015년 3월 31일 AFC U23 챔피언십 예선 경기에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인도네시아에 4-0 승리를 거뒀는데, 이번에는 상대팀 감독이 돼서 9년 만에 한국을 상대하게 됐다.

객관적 전력상 한국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인도네시아 벤치의 사령탑이 한국을 잘 알고 있으며 머리 회전이 빨라 '여우'란 별명을 얻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란 점에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번 8강전은 한국의 2016 리우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었던 신태용 감독과 현재 한국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의 전현직 사령탑 맞대결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2024 카타르 AFC U23 아시안컵 8강 대진표./AFC

B조의 한국보다 먼저 A조 2위를 확정했던 신태용 감독은 8강전 상대로 한국보다는 일본이 더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역시절 긴 다리의 스트라이커로 '황새'란 별명을 얻은 황선홍 감독이 한일전에서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하고도 승리하면서 조 1위를 확정, '얄궂은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

황선홍 감독 또한 8강전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의 강점은 "신태용 감독이 있는 것"이라며 '여우의 전략 전술'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황선홍 감독은 "(인도네시아) 강점이라고 하면 신태용 감독님이 있는 게 강점이다. 해외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다"면서 "공격진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인도네시아에 공간을 내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 카타르 AFC U23 아시안컵 B조 최종 순위./AFC

한국은 한·중·일 삼국지로 펼쳐진 A조에서 3연승(4골 무실점)을 거뒀지만 보완 과제도 많이 남겼다. 4골 가운데 3골을 이영준이 기록할 정도로 득점이 편중돼 있고, 골키퍼 김정훈과 백종범의 슈퍼 세이브가 없었다면 많은 실점을 했을 정도의 수비 허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조직력을 바탕으로한 역습이 강점인 인도네시아의 공격을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4강 진출의 관건으로 보인다.

2024 카타르 AFC U23 아시안컵 A조 최종 순위. 카타르와 인도네시아가 조 1,2위로 8강에 올랐다./AFC

다행히 황선홍 감독으로선 8강전이 낮 경기가 아닌 야간 경기로 열린다는 점과 센터백 변준수의 복귀, 이태석의 왼발 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명승부를 기대케 한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을용(용인시 축구센터 총감독)의 아들 이태석은 3경기에서 3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연승 행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 축구는 19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20 도쿄올림픽까지 9회 연속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의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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