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서울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여의도 윤중로에는 '봄꽃 축제'가 시작됐지만 FC서울의 2024시즌은 아직도 한 겨울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시 린가드의 영입으로 개막 전 화제를 모은 것도 잠시, 4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는 빈곤한 골 결정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천과 홈경기에서 격돌, 관심을 모은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3연승을 달리며 주중 수원FC와 경기에서 4연승을 노리고 있으며 강원의 새로운 해결사 이상헌은 윤정환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벌써 리그 4호골을 과녁에 올려놓고 있다. 2,3일 펼쳐지는 주중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6경기를 프리뷰한다.
□ 매치 오브 라운드 : 반등을 노리는 서울 vs ‘선두 수성 의지’ 김천
5라운드에서는 7위 서울(승점 5점)과 1위 김천(승점 9점)이 맞붙는다.
홈팀 서울은 지난 4라운드 강원전에서 1-1로 비기며 승점 1점을 챙겼다. 시즌 초반 서울은 1승 2무 1패로 주춤한 모습이다.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빈곤한 득점력인데, 4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K리그1 최소 득점을 기록 중이다. 기대득점(xG값 1.77) 또한 최하위에 머무는 만큼, 서울의 반등을 위해선 공격력 개선이 최우선 과제다.
서울은 지난 강원전에서 부상 복귀 후 시즌 첫 골을 기록한 윌리안에게 기대를 건다. 윌리안은 이날 헤더 골과 함께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 장면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또한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린가드의 K리그 첫 공격 포인트도 이번 경기에 나올지 주목된다. 린가드는 지난 강원전에서 가벼운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이번 김천과의 경기에는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원정팀 김천은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천이 시즌 중 K리그1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올 시즌이 최초다. 김천은 개막 후 대구, 울산, 전북, 수원FC를 차례대로 만나 3승 1패를 거뒀는데 수원FC를 제외하고 모두 지난 시즌 K리그1 파이널A에 오른 만만치 않은 팀임을 고려하면 더욱 대단한 성과다.
또한 김천은 울산에 이어 K리그1 최다 득점 2위(8골)를 기록하고 있고, 김현욱(4골), 이중민(2골), 원두재, 유강현(각 1골) 등 다양한 선수 발끝에서 득점이 터지고 있는 것 또한 강점이다. 특히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현욱은 4라운드 만에 본인의 커리어하이 득점 타이를 기록했고, 3경기 연속 골로 김천 상승세의 핵심 선수로 우뚝 선 모습이다. 이 밖에도 김재우, 원두재, 김봉수 등 다양한 포지션에 걸친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면서 김천은 3연승까지 넘보고 있다.
한편 양 팀은 상대 전적에서 1승 2무 1패로 팽팽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라운드 승리로 상대 전적을 앞지를 팀은 3일(수)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팀 오브 라운드 : 예열 끝, 제대로 불붙은 ‘용광로 축구’ 포항
포항의 3연승 질주로 박태하 감독이 활짝 웃었다.
올 시즌 박태하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포항은 지난 2월 열린 2023-2024 AFC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1무 1패, K리그1 개막전에서 0-1로 패하며 우려를 샀다.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팀 포항은 기대치가 높은 팀인 만큼 첫 승리가 빨리 나오지 않아 조급할 수 있었지만, 박태하 감독은 "손발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다.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태하 감독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었다. 현재 포항은 6득점 2실점을 기록하며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최다 득점 4위, 최소 실점 1위로 뛰어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한다. 이는 경기당 평균 1.5골을 득점하고, 0.5골만을 실점한 셈인데, 지난 시즌 포항이 평균 1.39골을 넣고 1골을 내준 것에 비해 향상된 수치다.
포항은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한 정재희(2골)를 포함해 김종우, 백성동 등이 모두 복귀 후 골 맛을 봤다. 이 밖에도 영건 이호재와 이적생 조르지는 아직 득점은 없지만, 각각 2도움을 올리며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조르지는 지난 4라운드 제주전에서 팀 내 최다 슈팅(4개)과 유효 슈팅 2개를 기록하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포항의 최소 실점에는 수비수 완델손의 활약이 빛났다. 올 시즌 포항의 첫 외국인 주장으로 선임된 완델손은 4라운드까지 전 경기 전 시간 출전하며 라운드 베스트11에 2회 연속 선정됐다. 완델손은 차단(18회, 1위), 수비 지역 내 태클 성공(5회, 공동 3위), 인터셉트(10회, 공동 3위) 등 여러 수비 부가데이터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매 경기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이렇듯 포항은 공격과 수비 전 포지션에 걸친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포항은 이번 라운드에서 수원FC를 만난다. 포항은 지난 시즌 수원FC와 세 차례 만나 모두 승리하며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포항이 수원FC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는 2일(화) 오후 7시 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플레이어 오브 라운드 : 강원의 새로운 해결사, 이상헌
이상헌은 2017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전남, 부산 등을 거쳐 올 시즌 윤정환 감독의 부름을 받고 강원으로 이적했다.
이상헌은 이적하자마자 이번 시즌 강원 공격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이상헌은 4라운드까지 전 경기에 나서 3골을 넣으며 팀 내 득점 1위, K리그1 득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직전 4라운드 서울전에서도 후반 40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강원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상헌은 지난 2018시즌 전남(당시 K리그1)에서 5골 2도움, 지난 2022시즌 K리그2 부산에서 7골 3도움을 올린 것이 각각 본인의 K리그1, 2 최고 기록이다.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물오른 득점력을 선보이는 만큼, 기존 기록을 능가하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한편 강원은 올 시즌 날카로워진 공격력으로 K리그1 기대득점 1위(xG값 5.65)에 올라있지만, 3무 1패로 승리가 없다. 직전 4라운드 서울전에서도 경기 내내 주도권을 갖고, 상대보다 4배 이상 많은 슈팅 수(17개)를 기록했지만 끝내 1대1 무승부로 웃지 못했다. 이제 강원에게 남은 것은 하루빨리 첫 승 신고를 하고, 좋은 흐름을 타는 것이다.
한편 강원의 이번 라운드 상대는 대구다. 대구는 직전 4라운드 광주전에서 2대1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상헌의 예리한 발끝으로 강원이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 여부는 3일(수) 오후 7시 30분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경기 일정
포항 : 수원FC (4월 2일 화 19시 30분 포항스틸야드 / JTBC G&S)
대전 : 울산 (4월 2일 화 19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 / 스카이스포츠)
광주 : 인천 (4월 3일 수 19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 / IB SPORTS)
서울 : 김천 (4월 3일 수 19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 JTBC G&S)
제주 : 전북 (4월 3일 수 19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 / 스카이스포츠)
강원 : 대구 (4월 3일 수 19시 30분 춘천송암스포츠타운 / GOLF&P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