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상빈 기자] '33세 333일'. 역대 최고령으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에 발탁돼 데뷔전까지 치른 공격수 주민규(34·울산 HD)가 한 경기에서 앞으로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규는 26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한국과 태국의 조별리그 C조 4차전 출장이 유력하다.

지난 21일 열린 태국과 조별리그 3차전 홈경기에서 선발로 출격하며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주민규였지만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그에게 거는 축구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K리그1에서 뽐낸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전에 찾아온 골대 앞 단독 찬스를 놓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될 아쉬운 장면이다.

A대표팀이 치른 최근 10경기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득점은 조규성(26·미트윌란)이 터트린 2골이 전부다. 붙박이 주전 황의조(32·노팅엄 포리스트)가 사생활 문제로 A대표팀에서 멀어진 뒤 조규성이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득점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태국과 A매치 2연전 임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K리그1에서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주민규를 전격 발탁하며 고민이 깊었던 대표팀 최전방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그동안 울리 슈틸리케,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까지 A대표팀을 거쳐 간 세 명의 외국인 사령탑에게 선택받지 못했던 주민규로선 반드시 결과물로 답해야 하는 기회다.

향후 신임 감독이 오더라도 다시 한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경쟁력을 증명하려면 무엇보다 득점이 필요하다. 결정지어줄 스트라이커 부재 속에서 발탁된 배경 때문이다.

황 감독은 지난 11일 주민규 선발 이유에 대해 "축구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득점력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주민규 외) 전무하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3시즌간 K리그1 107경기에서 56골을 넣은 주민규의 마무리 능력을 높이 샀다는 의미다.

주민규는 태국과 3차전에서 상대 수비수와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유기적인 연계와 세컨드 볼 창출 등으로 대표팀이 찾던 스트라이커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득점 빼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교체됐다.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냐에 따라 태국과 4차전이 그의 국가대표 미래를 결정한다. 이제는 골이 필요하다. 대표팀의 해묵은 골 갈증을 날리고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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