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고양=박순규 기자] "꼭 필요한 공식 행사 이외의 별도 마케팅 행사는 모두 취소했습니다. 감독의 요청에 따라 팬 초청 행사나 오픈 트레이닝 일정도 없습니다. 선수들이 빨리 어색한 분위기를 털고 다시 원팀이 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18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40여일 만에 다시 소집된 한국축구대표팀의 훈련 분위기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의 첫 훈련이었지만 8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만 열기를 보였을 뿐 정작 선수들은 '침묵 모드'로 일관했다.
훈련과 인터뷰에 앞서 취재진에게 협조를 구하는 대한축구협회 미디어 담당관은 마치 전장에라도 나서는 듯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축구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며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임시 감독의 표정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날 황선홍호의 첫 소집훈련에는 손흥민(31·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을 제외한 국내파 위주의 17명이 참여했다.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은 이날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함에 따라 훈련에 불참했다. 이강인 조규성 홍현석은 19일 입국,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훈련 전 사전 인터뷰에 나서지 않았고, 황 감독 홀로 5분 내외의 짧은 인터뷰를 소화했다. 첫 훈련임에도 훈련 공개 시간은 기존의 절반 수준인 15분에 그쳤다. 침묵과 정적 속에 선수들은 그라운드 주변을 돌며 간단히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예전의 대표팀 훈련과 180도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황선홍 감독은 스탠딩 인터뷰에서 "우리가 실망하게 해드린 부분에 대해서 만회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과 얘기했을 때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봤다. 선수들이 집중해서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가급적 대외적으로 노출되는 행사를 축소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강인의 활용에 대해서는"지금으로선 말할 수 없고 선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손흥민에 대해서는 "내가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본인 생각도 듣고 싶다"고 대화를 많이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선홍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C조 3차전 홈 경기를 갖고 26일 태국 방콕에서 원정 4차전을 펼친다. 황선홍 감독은 3월 A매치 2경기만 치르고 본업인 올림픽축구대표팀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