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왼발이 살아났다.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황금 왼발'로 원더골을 작렬하며 황선홍호에서의 '속죄골'을 예고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은 1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프랑스 몽펠리에의 스타드 드 라 무송에서 열린 2023~2024 프랑스 리그앙(1) 26라운드 몽펠리에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8분 환상적인 20여m 왼발 중거리슛으로 리그 2호골(2도움)을 작렬했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이강인은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콜로무아니와 월패스를 주고받은 뒤 특유의 왼발 감아차기로 몽펠리에의 골문 상단을 뚫었다. 지난해 11월 몽펠리에와 홈 1차전에서 리그1 데뷔골을 기록했던 이강인은 요르단의 특급 공격수 무사 알 타마리가 속한 몽펠리에와 경기에서만 리그 2골을 기록하며 특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이강인은 리그 2골 2도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 1도움, 슈퍼컵 1골을 포함해 시즌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이강인의 추가골 이후 후반 15분 교체투입된 알 타마리는 이강인이 교체 아웃된 후반 25분까지 약 10분 동안 대결을 펼쳤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짧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이강인의 판정승.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평점 7.7점, 알 타마리에게 6.1점을 각각 부여했다. 이강인은 요르단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을 빚어 논란을 일으켰으나 우여곡절 끝에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에 합류, 오는 21일과 26일 태국 2연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강인은 이날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뒤 날카로운 전환패스와 정확성을 더한 킥으로 PSG 공격에 불을 붙였다. 이강인의 공격 2선 지원을 받은 킬리안 음바페는 해트트릭을 포함한 1도움으로 4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6-2 대승을 거두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최근 리그 3경기 연속 무승부로 답답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대승으로 분위기를 일신한 뒤 2주간의 FIFA(국제축구연맹) A매치 브레이크를 갖게 됐다. PSG는 17승8무1패(승점 59)로 리그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하며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리그 2위 브레스트(13승8무5패·승점 47)에 승점 12점 차로 앞서 있다. PSG는 또 21경기 연속 무패(15승 6무)행진을 이어갔다.
'음단장' 음바페는 경기 중 이강인의 번뜩이는 패스를 받고 '엄지 척'을 날리는 등 '찰떡 케미'를 과시했으며 이강인 또한 원더골을 기록한 후 음바페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강인은 지난 6일 레알 소시에다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음바페의 2-1 결승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이강인은 PSG 진영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는 절묘한 왼발 침투패스로 음바페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비난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이강인은 팀 복귀 후 첫 공격포인트로 자신감을 되찾은 뒤 이날 골까지 터뜨리며 황선홍호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은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한국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에 가진 툴루즈와 2023 트로페 데 샹피옹(슈퍼컵)에서 왼발 선제 결승골로 우승을 이끌며 MOM에 올랐으며 요르단과 아시안컵 4강전 직전까지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강인을 대표팀에 발탁한 황선홍호는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 C조 3차전을 펼치는데, 이 경기의 6만여 입장권은 이미 매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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