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황선홍 임시 감독의 소집 결단에 따라 3월 A매치 2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고 있는 황선홍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3월 21,26일)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캡틴' 손흥민(31·토트넘)과 함께 이강인을 포함시켰다.
이로써 이강인은 지난달 끝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탁구 게이트' 논란을 딛고 다시 한국 팬들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강인은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경기 전날 숙소에서 손흥민과 충돌이 외국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중도 하차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영국 런던으로 직접 건너가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손흥민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으나 비판의 목소리를 완전히 잠재우지 못 했다.
이강인의 대표팀 선발 여부를 놓고 '이번 만큼은 자숙의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라도 뽑지 말아야한다'는 목소리와 '선수들 간에 화해를 한 만큼 '축구'로 팀과 팬들 앞에 사죄할 기회를 주는 게 이강인이나 한국 축구에 나은 선택'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며 대표팀 명단 발표에 팬들이 이목이 집중됐었다.
누구보다 이강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은 이번 기회에 '이강인 문제'를 털고 가는 게 한국 축구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고 스스로 짐을 떠안은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축구대표팀(U-23) 사령탑이 '본업'인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클린스만 감독 사퇴 이후 갑자기 국가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맡게 되면서 "위기의 한국축구를 제 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어려운 점은 많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축구의 대표적 스트라이커 출신 황선홍 감독으로선 대표팀 내에서 불거진 후배 선수들의 불화를 어떻게든 정리하겠다는 선배로서의 마음이 강하게 작용, 임시 감독직을 수락하고 이강인 선발 문제에 대해서도 총대를 멘 것으로 풀이된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을 적극 활용하며 금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이강인은 지난 6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돕는 등 '탁구 게이트' 이후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으며 10일 스타드 드 랭스와 2023~2024시즌 리그앙 25라운드 홈경기에선 '한글 이름 유니폼'을 입고 풀타임 소화했다. PSG 이적 후 올 시즌 21차례 공식 경기에서 3골 3도움(리그 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2019년 9월 5일 조지아와 친선경기에서 국가대표 A매치에 데뷔한 이강인은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외면을 받다가 지난해 클린스만 감독 부임과 함께 기량을 꽃피우며 A매치 25경기 7골을 기록하고 있다. 7골 모두를 지난해 10월 이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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