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슈퍼 쏘니' 손흥민의 공백이 컸다. 공격의 핵인 손흥민이 아시안컵 출전으로 빠진 토트넘이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인 끝에 맨체스터 시티에 무너지며 잉글랜드 FA컵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반 45분 동안 맨시티가 10개의 슛을 기록하는 동안 토트넘은 단 한 차례도 슈팅을 기록하지 못 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와 2023~2024 잉글리시 FA(축구협회)컵 4라운드 32강전에서 '캡틴'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단 아케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졌다.
맨시티 센터백 아케는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뒤 케빈 데 브라이너의 왼쪽 코너킥을 토트넘 골키퍼 비카리오가 쳐낸 볼을 잡아 왼발로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비카리오를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은 수비 방해 파울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반 슈팅 수 0-10의 열세를 보인 토트넘은 결국 이날 총 1개의 슈팅에 그쳤다. 맨시티는 모두 18개의 슛과 5개의 유효슛을 기록하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프로 리그컵(카라바오컵)에서 탈락한 데 이어 FA컵에서도 중도 하차했다. 이제 토트넘의 이번 시즌 우승 도전은 리그만 남게 됐다. 토트넘은 21라운드를 치른 EPL에서 승점 40(12승4무5패)으로 5위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팀을 비운 1월 3경기에서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지난 6일 번리와 FA컵 64강전에서는 1-0으로 승리했고,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에선 2-2로 비긴 뒤 이날 맨시티전에서 0-1로 졌다.
이날 경기는 리그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토트넘의 최다 골잡이 손흥민(12골)과 엘링 홀란(15골)이 아시안컵 출전과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펼쳐졌다.
토트넘의 안제 포스테코클루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제임스 매디슨을 일단 벤치에 대기시킨 후 4-2-3-1전형을 바탕으로 전반을 출발했다. 히샬리송을 원톱으로 세우고 베르너~존슨~쿨루셉스키, 수비형 미드필더에 호이비에르~벤탄쿠르, 포백진에 우도기~판 더 펜~로메로~포로, 골키퍼에 비카리오가 포진했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또한 4-2-3-1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오르테가, 워커, 디아스, 아케, 그바르디올, 로드리, 코바치치, 실바, 포든, 보브, 알바레스를 선발 출전시켰다. 맨시티는 강한 전방압박으로 전반 58%-42%의 볼 점유율 우세를 가져가며 전반에만 모두 10개의 슛을 날렸다. 유효슈팅은 2개를 기록했다. 비록 골을 기록하진 못했으나 전반 단 한 차례의 슛도 하지 못한 토트넘과 대조를 보였다.
맨시티는 전반 5분 오른쪽 풀백 워커의 돌파 후 크로스 상황에서 골을 기록했으나 오스카르 보브가 간발의 차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됐다.
지난해 11월 7일 첼시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매디슨은 재활을 마치고 이날 처음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2월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 25일 팀 훈련에 복귀하면서 출전 가능성을 알렸다. 토트넘으로선 공격의 주축인 손흥민이 빠진 상황에서 매디슨이 돌아옴으로써 답답한 공격력에 숨통을 틔우게 됐다.
매디슨은 0-0 균형이 계속되던 후반 27분 벤탄쿠르와 교체돼 약 3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디슨과 올리버 스킵을 동시에 교체 투입하고, 존슨과 벤탄쿠르를 불러들이며 변화를 꾀했다.
토트넘은 손흥민 공백 후 독일 국가대표 출신 티모 베르너을 영입하고 기존의 히샬리송 존슨 쿨루셉스키 체제로 버티고 있으나 상대를 압박하기에는 역부족인 전력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맨시티의 전방 압박을 역이용하면서 골을 노릴 수 있는 '라인 브레이커' 부재로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있었다면 수비라인을 올린 맨시티의 뒷공간을 노릴 수 있었으나 베르나와 히샬리송 존슨을 벤치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 했다.
토트넘은 맨시티와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해 12월 4일 리그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선제골로 3-3 무승부를 기록했었다. 토트넘에서 맨시티의 약점을 가장 잘 공략할 수 있는 '창'이 바로 손흥민이었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활용하지 못 했다.
손흥민은 2019년 4월 10일 맨시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은 이 경기를 시작으로 맨시티와 5번의 홈 경기에서 단 1골도 실점하지 않으며 5연승을 달렸으나 이날 손흥민이 팀을 비운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