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경고가 변수로 등장했다. 한국은 5장의 옐로카드를 받으며 이강인의 '멀티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요르단은 한국인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두며 조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요르단은 오는 20일 2차전 맞대결에서 사실상 1위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3위)은 1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E조 1차전에서 황인범의 선제골, 이강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바레인(86위)에 3-1 승리를 거뒀다. 위기의 순간에 클린스만호를 구원한 이강인은 첫 아시안컵 첫 경기 출전에서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프랑스 슈퍼컵에서 결승골을 넣은 후 가장 늦게 클린스만호에 합류한 이강인은 클래스가 다른 기량으로 한국팬들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전반 38분 황인범의 '오프닝 골'이 터지기 직전까지 상대 압박수비에 막혀 골은 없고 옐로 카드만 3장을 받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으나 오른쪽 미드필더로 나선 이강인이 후반 11분과 23분 잇따라 왼발슛으로 골을 터뜨려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한국은 판정 논란을 빚은 중국의 마닝 주심으로부터 주전 선수 5명이 옐로카드를 받아 다음 경기에 부담을 안게 됐다. 마닝 주심은 전반 28분 만에 한국의 주축 수비수들인 박용우 이기제 김민재에게 옐로카드를 빼낸 데 이어 후반에는 조규성 손흥민에게까지 경고장을 꺼내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옐로카드가 많이 나와 아쉽다. 오늘 경기는 양상이 많이 달랐다. 주심이 초반부터 경고를 많이 주면서 많은 부분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후반전에는 심하지 않은, 작은 경합에서도 옐로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코칭스태프 사이에 있었다. 그래서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기제와 김민재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위험 부담을 갖기엔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안타깝다"며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클린스만 감독은 16강 토너먼트에 오르기 전 2,3차전에서 경기 상황에 따라 옐로 카드를 털고 가는 방법을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도 "우리도 영리하게 대회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같은 경기운영 뜻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종료 직전 경고를 받은 손흥민을 제외한 4명의 선수를 모두 교체하며 추가 위험에 대비했다.
이로써 한국은 바레인과의 역대 전적에서 12승 4무 1패로 절대 우위를 지켰다. 또한 한국은 ‘조별리그 후 토너먼트’ 체제가 확립된 1972년 대회 이후 조별리그 첫 경기 무패행진을 12경기(6승 6무)로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웨일스전(0-0)부터 이어온 축구 대표팀의 무실점 기록은 7경기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한국은 지난 6일 이라크전 1-0 승리를 통해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7경기 연속 무실점을 달성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무실점 시 1970년 11월부터 12월까지 킹스컵과 방콕 아시안게임에 걸쳐 수립된 8경기 연속 무실점과 함께 역대 공동 2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이날 후반 6분 실점하며 대회 첫 경기 승리로 A매치 7연승을 이어간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한국은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조 선두를 다투는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된다. 이번 대회는 24개국이 4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2위를 기록한 12팀에 더해 3위 중 성적이 좋은 4팀까지 총 16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
한국 3-1 바레인
득점: 황인범(전38) 이강인(후11, 후23, 이상 한국) 압둘라 알 하샤시(후6, 바레인)
출전선수: 김승규(GK), 이기제(후8 김태환), 김민재(후27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 박용우(후37 박진섭), 황인범, 이재성(후37 정우영), 이강인, 손흥민, 조규성(후27 홍현석)
◆ 요르단 알 타마리 '멀티골',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 4-0 '대파'
클린스만호의 2차전 상대인 요르단(FIFA랭킹 87위)은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FIFA랭킹 130위)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두며 막강 화력을 뽐냈다. 4골 차 승리는 이번 대회 최다골 차 승리다.
요르단은 16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E조 1차전에서 마흐무드 알마르디, 무사 알-타마리의 연속골에 힘입어 4-0으로 크게 이겼다. 요르단은 골득실에서 한국에 앞서 E조 1위로 올라섰다.
요르단은 전반 12분 마흐무드 알마르디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뒤 18분 무사 알 타마리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점수 차를 벌렸다. 알 타마리는 후반 40분 '멀티골'을 기록하며 MOM에 올랐다. 알마르디도 전반 32분 추가골을 넣으며 멀티골 대열에 합류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인 지도자 열풍을 일으킨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는 이날 볼 점유율에서 52%-48%로 앞서고도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 하는 결정력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다. 슈팅 수에서도 8-14개로 밀렸다. 김판곤 감독은 말레이시아 사령탑을 맡기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 등을 지냈다.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25일 오후 8시 30분 3차전을 벌인다.
한편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15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아시안컵 D조 1차전에서 1-3으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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