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역시 손흥민, 기대에 부응하는 이강인! 차원이 다른 축구로 중국 홈팬들을 잠재웠다. 갈수록 절정의 폼을 자랑하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환상 호흡'이 클린스만호의 5연승을 이끌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 11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에 이은 45분 헤더 추가골, 후반 42분 정승현의 쐐기골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의 헤더골을 도운 이강인은 A매치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4골 3도움을 쌓아올렸다.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116경기에서 41골을 기록했다. 후반 42분에는 프리킥으로 정승현의 헤더골을 도와 이날 2골 1도움을 보탰다. 김민재와 함께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는 정승현은 A매치 19경기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2연승으로 C조 선두를 달리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3월 출범한 클린스만호는 출범 후 5경기에서 2무 3패의 부진을 보이다 9월 사우디 아라비아전 1-0 승리 이후 5경기에서 5연승을 달렸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 18골을 넣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펼쳐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 A매치를 모두 마친 클린스만호는 10경기에서 5승 2무 3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또 지난 4년간 중국과 A매치에서 모두 4차례 만나 모두 승리하며 중국의 '공한증(恐韓症)'을 계속 이어가게 했다. 4경기 9골 무실점으로 내용도 완벽했다. 직전 맞대결이던 지난해 7월 2022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에서도 3-0으로 완승했다.
역대 A매치 상대 전적에서도 중국에 크게 앞서갔다. 총 37전을 치러 23승 12무 2패 기록을 남겼다. 첫 맞대결은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78년 12월 방콕 아시안게임 본선(1-0 승)에서 성사됐다. 중국은 무려 45년 동안 한국 축구만 만나면 공포에 질리는 공한증(恐韓症)'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환상 호흡으로 중국의 '소림 축구'를 완파했다. 손흥민은 전반 45분 이강인의 왼발 코너킥을 골마우스 오른쪽에서 방향을 돌리는 대각선 헤더로 중국의 골망을 흔들어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손흥민은 이강인의 환상적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코너킥을 끌어낸 뒤 다시 이강인과 합작으로 추가골을 끌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비록 골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중국 수비진을 순식간에 허무는 콤비플레이로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냈다. 후반 8분에는 손흥민이 밀어준 볼을 이강인이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치고 들어가며 골키퍼까지 제친 뒤 오른발 슛을 날려 골을 기록하는 듯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수의 육탄 방어에 막혀 골문을 뚫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도움으로 추가골을 기록하기에 앞서 황희찬의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한국의 리드를 가져왔다. 양팀의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되던 전반 9분 균열이 발생했다. 중국 진영 왼쪽을 돌파한 황희찬이 전방의 조규성에게 패스하면서 중국 골키퍼와 수비수가 엉켰다. 이때 쇄도하던 황희찬을 중국 수비수가 걷어차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중국선수들은 주심에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2차예선에서는 VAR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다.
한국은 중국전을 앞두고 필승 의지를 가득 담은 스타팅11을 공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싱가포르 1차전과 마찬가지로 4-4-2전형을 바탕으로 두 명의 선수만 교체한 최강 멤버를 내세웠다. 최전방 공격 투톱에는 조규성(미트윌란)과 손흥민을 내세우고 공격 2선의 좌우 미드필더에 황희찬과 이강인, 중앙 미드필더에 황인범(즈베즈다) 박용우(알아인)를 포진시켰다. 1차전과 달리 이재성(마인츠) 대신 박용우가 선발로 나선다.백 수비라인은 이기제(수원)~김민재(뮌헨)~정승현~김태환(이상 울산)이 맡았다. 설영우 대신 김태환이 선발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변함없이 김승규(알샤밥)가 끼었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클린스만호는 A매치 5연승에 성공했다. 한국은 C조에서 싱가포르, 중국, 태국과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1차전 태국 원정에서 2-1로 역전승했으나 한국에 패하며 1승1패를 기록했다.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각 조 상위 2개 팀씩 총 18팀이 최종 예선 진출권과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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