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00골 대기록' 손흥민, 아스널·리버풀 연파 MOTM...'놀랍다'


1일 EPL 7라운드 토트넘 손흥민, 리버풀전 선제골...시즌 6호, 유럽 통산 200호골 기록
'캡틴' 5승2무 2위 견인, 강호 킬러

토트넘의 NEW 캡틴 손흥민(왼쪽)이 1일 리버풀과 EPL 7라운드 홈경기에서 시즌 6호골로 유럽 무대 통산 200호골의 금자탑을 쌓았다. 전반 36분 선제골을 기록한 후 도움을 준 히샬리송을 향해 기뻐하는 손흥민./런던=AP.뉴시스
절묘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이자 유럽 무대 통산 200호골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런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니, 그 이상의 놀라운 활약으로 6만여 홈구장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토트넘의 '뉴 캡틴' 손흥민(31)이 마침내 유럽 프로축구무대 통산 200골을 달성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더구나 기념비적 200호골은 올시즌 무패가도를 달리던 '우승 후보' 리버풀을 상대로 기록한 것이어서 더 빛났다. 손흥민은 압도적 팬들의 지지로 '맨 오브 더 매치(MOTM)에 선정됐다. 올 시즌 벌써 두 번째 영광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은 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홈경기에서 4-2-3-1전형의 원톱으로 나서 전반 36분 히샬리송의 크로스를 절묘한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기록, 2-1 승리에 앞장섰다. 토트넘은 90분 경기를 1-1로 마친 후 추가시간 6분도 다 끝나가던 시점에 페드로 포로의 크로스가 리버풀 수비수 조엘 마티프의 실수로 자책골이 되면서 극적인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개막 후 7경기에서 모두 2골 이상을 기록하는 '포스 매직'의 공격 축구로 5승 2무(승점 17)로 EPL 팀 순위 2위에 올랐다. 심판 불운 속에 9명이 싸운 리버풀은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5승 1무 1패(승점 16) 4위로 밀려났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 철학을 앞장서서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이 경기 재개를 위해 볼을 컨트롤하고 있다./런던=AP.뉴시스

손흥민은 주말 최고 빅매치로 열린 경기에서 살얼음판 스코어 0-0이 이어지던 전반 36분 제임스 매디슨의 송곳 같은 25m 전진패스를 히샬리송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논스톱으로 연결하자 방향을 바꾸는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매디슨의 정확한 패스가 선제골의 시발점이 됐으며 손흥민과 자리를 바꾼 왼쪽 윙포워드 히샬리송의 패스, 원톱 손흥민의 마무리가 그림 같은 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의 골은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그동안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리버풀을 상대로 첫승을 거둔 기폭제가 됐을 뿐만 아니라 최근 리버풀전 12경기 무승의 숙원을 푸는 결정타여서 6만1000여 홈 관중을 기쁘게 했다.

특히 손흥민의 골은 토트넘의 '천적' 리버풀을 격파하는 가장 큰 공헌을 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유럽 프로축구 무대 통산 200호골을 완성하는 기념비적 골로 가치를 빛냈다. 손흥민은 '강호 킬러'답게 가장 까다로운 상대인 아스널·리버풀과 연속 경기에서 2경기 연속골로 3골을 수확함으로써 팬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올 시즌 두 번째 '맨 오브 더 매치(MOTM)에 올랐다.

MOTM은 EPL 사무국이 경기 후 팬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경기 최우수선수다. 손흥민은 3만2000여 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5.7%의 지지를 받아 리버풀에서 선방쇼를 펼친 알리송의 29%를 크게 앞섰다. 손흥민은 해트트릭을 기록한 지난달 4일 번리와 4라운드에서 올 시즌 첫 MOTM을 차지했었다.

1일 리버풀전에서 MOTM에 선정된 손흥민./EPL

호주 국가대표 감독 출신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이번 시즌 최대 고비로 꼽히던 6라운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 멀티골(2골)을 터트린 데 이어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 또 천금 같은 2경기 연속골로 정규리그 6호골을 기록하며 유럽 무대 통산 200호골을 완성했다. 시즌 개막 후 '캡틴'답게 동료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하던 손흥민은 번리전 해트트릭으로 득점포에 불을 붙인 후 최근 4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며 가파른 득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0-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3골을 넣으며 '유럽 커리어'를 시작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초반 7경기에서 6골의 골퍼레이드를 이어가며 14시즌 동안 개인 통산 200골(함부르크 20골·레버쿠젠 29골·토트넘 151골)을 당초 예상보다 빨리 돌파했다. 손흥민의 유럽무대 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손흥민은 2010~2011 시즌부터 2012~2013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함부르크 SV에서 78경기에 나서 20골(모두 리그골)을 기록했다. 이어서 2013~2014시즌 ‘바이어 04 레버쿠젠’ 으로 이적해 2015~16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모두 29골(리그 21골, 컵 대회 등 8골)을 넣어 분데스리그 6년 동안 49골을 넣었다.

결정적 추가골 기회를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의 선방으로 날려보내자 아쉬워하는 손흥민,/런던=AP.뉴시스

2015~2016 시즌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9시즌 동안 151골(리그 109골, 컵 대회 등 42골)을 기록해 유럽축구 14시즌 동안 통산 200호골의 금자탑을 쌓았다. 손흥민의 유럽축구 통산 200골은 당연히 아시아 최고 기록이다. 2위가 1980년대 분데스리그에서 활약하던 차범근의 121골이어서 무려 80골 가까이 차이가 난다.

EPL 통산 109골도 세계 최고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무대의 내로라 하는 골게터들 가운데 통산 27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디디에 드록바(104골)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를 넘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과 함께 활약했던 라이언 긱스의 109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EPL 득점 랭킹 1위는 260골의 앨런 시어러이며 2위 해리 케인의 213득점에 무려 47골이 앞서 있다. 손흥민과 함께 '영혼의 파트너'로 득점 행진을 펼친 해리 케인은 시어러의 최다 기록골 경신을 노릴 수 있었으나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는 바람에 당분간 기록 경신이 어렵게 됐다.

캡틴 손흥민의 선제골을 함께 축하해주고 있는 토트넘 선수들./런던=AP.뉴시스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는 손흥민은 지난달 24일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2-2 무승부를 이끈 데 이어 또 다시 '천적'이자 무패의 리버풀전에서 치명타를 안기는 선제골을 기록함으로써 '강호 킬러'로서의 존재감을 뽐냈다. 손흥민은 리버풀전 4경기 연속골을 이어가며 위르겐 클롭 감독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리버풀을 이끌고 있는 '명장' 클롭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심판 판정의 '불운' 속에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2명의 선수가 연속 퇴장으로 9명이 경기를 한 데다 디아즈의 골이 VAR 판정에서도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면서 토트넘의 기세에 휘말리고 말았다. 잉글랜드의 모든 프로축구 경기를 주관하는 프로축구심판위원회 (PGMOL)는 이날 경기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오심이라고 인정했다.

반대로 '포스 매직'을 펼쳐보이고 있는 토트넘의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개막 7경기에서 모두 멀티골을 터뜨리며 5승 2무로 팀 순위를 2위까지 끌어 올렸다. 이는 해리 케인의 이적 공백으로 고전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무색케하는 '돌풍'으로 매 경기 2골 이상씩을 터뜨리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의 8골을 2골 차로 따라붙으며 EPL 득점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손흥민을 비롯해 2골 4도움을 기록 중인 영입생 제임스 매디슨의 활약으로 토트넘은 1위 맨시티에 승점 1점 차 2위로 올라섰다.

개막 후 6전 전승을 달리던 맨시티는 한국의 또 다른 EPL 공격수 황희찬(27·울버햄튼)에게 일격을 맞고 첫 패배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은 30일 맨시티와 7라운드 홈경기에 선발로 나서 1-1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21분 시즌 5호골을 결승골로 터뜨려 2-1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대담한 공격적 축구로 토트넘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손흥민을 원톱으로 활용하며 득점 감각을 일깨우고 있다./런던=AP.뉴시스

해리 케인의 공백을 손흥민과 함께 메우고 있는 매디슨은 폭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워크로 토트넘의 플레이를 조율하는 엔진 역할을 하고 있으며 북런던 더비에서 나온 손흥민의 2골을 모두 도우는 새로운 ‘특급 도우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손흥민은 6라운드 아스널전 이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날 경기도 출장이 불투명했지만 선발로 나서 후반 23분 마노르 솔로몬과 교체될 때까지 경기장을 누비며 팀 승리를 끌어냈다.

공격 축구의 '포스 매직'은 손흥민의 득점 감각을 극도로 일깨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재능을 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더 조명을 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오른쪽 풀백 페드로 포로는 90분 경기 동안 10차례의 그라운드 경합에서 7차례 이기고, 5회의 클리어런스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1-1 동점으로 끝나가던 경기 후반 상대 수비수 마티프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최고 활약을 펼쳤다. 유럽스포츠통계매체들은 '극장골'을 유도한 포로를 대부분 MOTM으로 선정했다.

EPL 홈페이지는 9명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토트넘의 기사를 톱으로 다뤘으며 토트넘 홈페이지는 뒤늦게 승전고를 울린 토트넘의 승리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손흥민의 놀라운 유럽무대 200호골 기록 소식도 잊지 않고 챙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쉬운 게임이 아니었고,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몇 가지 독특한 도전에 직면했다. 이들 중 일부에게는 이러한 유형의 시나리오에 직면(9명 상대)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될 것이며 대부분의 경우 문제를 괜찮게 처리했다. 다시 말하지만, 늦은 승리를 얻는 것은 팀의 신념과 정신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토트넘은 EPL 17위의 루턴 타운 FC와 오는 7일 오후 8시 30분 원정 8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롭 에드워드 감독이 이끄는 루턴 타운 FC는 2022~23시즌 EFL 챔피언십(2부리그) 3위를 기록, 준플레이오프에서 선덜랜드 AFC를 1,2차전 통합 3-2로 이기고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코번트리 시티 FC와 1-1로 승부차기까지 갔다가 6-5로 이기며 31년 만에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했다.

skp200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