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하지만 역사적 개막 데뷔전에서 공격수 중 최고 활약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메시가 없는 공간은 그의 무대였다.
'골든 보이' 이강인(22)이 13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FC로리앙과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개막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의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 후반 37분까지 82분 동안 공격을 주도하는 수준급 활약으로 역사적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도약 가능성을 보였다.
이강인의 활약은 PSG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가 이적하고, 킬리안 음바페와 네이마르가 이적 잡음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제대로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향후 주축 선수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여 더 눈길을 끌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주 포메이션인 4-3-3전형의 공격 삼각 편대에서 오른쪽을 맡은 이강인은 정확한 패스와 드리블, 탈압박으로 PSG의 오른쪽 공격을 주도했다.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 RCD 마요르카 에이스로 활약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은 벤피카 출신 하무스와 레알 마드리드 윙어였던 아센시오와 함께 로리앙전 공격진을 이끌었다.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도 활약한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88%(59회 중 52회 성공), 드리블 4회 시도 중 3회 성공, 3차례의 슛을 기록하는 등 PSG의 왼쪽(29%)과 중앙(32%) 공격보다 훨씬 많은 오른쪽 공격(39%)를 이끌었다.
유럽 스포츠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리그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에게 공격수 중 최고인 평점 6.9점을 부여하며 성공적 활약을 평가했다. 이강인과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구성한 곤살루 하무스가 6.6점, 왼쪽 윙포워드 아센시오가 6.6점을 받았다. 또 다른 유럽 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평점 7.4를 부여했다. 하무스도 7.4, 아센시오는 7.3점을 받았다. 이강인의 소파스코어 평점은 이날 PSG 선수들의 평균인 7.39를 상회했다.
이강인의 높은 평점은 지난 시즌 PSG의 우승을 이끈 전설적 공격 트리오 리오넬 메시와 음바페, 네이마르가 모두 빠진 공격진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의 주축 선수로 활약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PSG는 이날 볼점유율에서 78%-22%의 압도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골결정력 부족을 노출하며 0-0 무승부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PSG는 슈팅 숫자에서도 20-4, 유효슛 4-0, 기대 득점 1.11에도 불구하고 골문을 열지 못 했다. 이강인을 포함해 무려 6명의 올 여름 이적 선수가 데뷔전을 치르며 매끄러운 조직력을 보여주지 못 했다. 골게터라기보다는 공격 기회를 창출하고 연계 플레이를 주로 하는 이강인으로선 동료들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강인의 능력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팀 내 최고의 스타인 음바페와 네이마르는 모두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것도 득점력 빈곤에 영향을 미쳤다. 음바페와 네이마르는 이적을 원하며 구단 측과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개막전에 나서지 못 했다. 2024년 6월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음바페는 구단과 재계약을 거부하고 이적을 요구하며 PSG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아시아 투어 명단 제외를 시작해 1군 훈련장에서도 추방됐고, 지난 시즌 리그앙 득점왕임에도 개막전 명단 제외를 당했다.
네이마르 역시 개막전을 앞두고 친정팀 바르셀로나 복귀를 원해 이적을 추진하면서 로리앙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PSG는 오는 20일 오전 4시 툴루즈와 원정 2라운드에서 첫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