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FC 바이에른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입니다. 뮌헨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말 기대됩니다. 저에게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여기서 계속 발전하겠습니다."
마침내 '철기둥' 김민재(26)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홈페이지 대문을 장식하며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수준의 이적료를 경신하며 세계축구계에서 코리안리거의 주가를 높였다. 김민재의 이적은 '빅클럽'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22)에 이어 유럽 프로축구의 새 시즌을 기대케하는 낭보로 국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계적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를 영입했다. 26세의 한국 국가대표는 2028년 6월 30일까지 5년 계약으로 나폴리에서 합류한다. 그는 3번 셔츠를 입게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3번은 나폴리에서 달았던 등번호 그대로다. 김민재의 뮌헨 이적은 센터백 보강을 염두에 둔 토마스 투헬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은 김민재와 구체적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럽 각종 매체 보도에 따르면 나폴리에 지급한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금액이 5000만 유로(약 71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은 1200만 유로(약 172억원) 수준이다.
이로써 김민재는 이적료 부문에서 아시아 선수 최고이자 한국 선수 중 최고 금액이었던 손흥민(토트넘·3000만 유로)의 이적료를 뛰어넘었다. 한국인 중 이적료 3위는 최근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이강인(2200만 유로)이다.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지난 3월 김민재의 시장가치를 5000만 유로로 평가했다가 지난달 6000만 유로(약 860억원)로 상향한 바 있다. 1년 전 나폴리 합류 당시 2500만 유로에서 2.4배나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김민재는 최근 PSG로 이적한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27)의 공백을 우면서 지난 시즌 뮌헨에 합류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23)와 중앙 수비를 담당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뮌헨 유니폼을 입은 한국인 선수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현주(베헨 비스바덴) 등이 있었지만 사실상 ‘주전 선수급’으로 뛰게 된 것은 김민재가 처음이다.
FC 바이에른의 얀 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타이틀을 획득하고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되는 등 매우 발전했다. 그는 신체적 존재감은 물론 정신력과 속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리는 그가 프리시즌에 즉시 완전히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그의 플레이 스타일로 우리 팬들도 흥분시킬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고 김민재 합류를 반겼다.
김민재는 구단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논의를 통해 처음부터 그들이 나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가능한 한 많은 트로피를 획득하고 싶습니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바이에른 구단은 김민재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소개했다. 뮌헨은 "새로운 계약을 맺은 김민재를 소개합니다.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김민재는 3부리그 한수원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하고 K리그1의 전북 현대 모터스에 입단한 뒤 한국 리그에서 두 번 우승했다. 중국 베이징 궈안과 터키 페네르바체를 거쳐 지난 여름 이탈리아 나폴리에 입단했다. 수비수는 그곳에서 세리에 A 타이틀을 획득했고 45번의 경기에서 2골을 넣었다. 김민재는 국가대표팀에서 49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4경기 중 3경기를 선발로 출전해 16강에 올랐다. 중앙 수비수는 또한 2018년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의 U23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새 멤버 이력을 알렸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팀이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태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뽑히며 세계적 수준의 수비수로 올라섰다. 시즌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뮌헨 등이 김민재 영입에 나섰으나 최종 목적지는 결국 '독일 명가' 뮌헨으로 결정했다.
1978년 12월 '차붐' 차범근이 다름슈타트에 입단하면서 시작된 한국 선수의 분데스리가 진출은 45년 만에 김민재의 이적으로 꽃을 피웠다. 차붐 이후 박종원, 박상인, 김주성이 1980∼90년대 분데스리가에서 뛰었고, 이후 차두리, 안정환, 이영표, 손흥민, 구자철, 지동원, 박주호, 홍정호, 류승우, 김진수, 정우영, 권창훈, 황희찬, 이재성 등이 분데스리가를 누볐다.
1900년 2월 27일 창단해 123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 최다인 32회 우승과 함께 UEFA챔피언스리그 6회 우승, FIFA 클럽 월드컵 2회 우승의 경력을 지닌 명실상부한 '꿈의 클럽'으로 꼽히고 있다. 손흥민의 '절친' 해리 케인 역시 뮌헨 이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