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가슴 졸이던 순간 만큼 승리의 감동도 짜릿했다. 이영준의 선제골은 기대 이상의 선물이었고, 배준호 최석현의 추가골은 한국 축구의 희망을 보인 명작이었다. 3-2 펠레스코어, 승자는 한국이었다. '어게인 2019'에 도전하고 있는 김은중호가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를 잡고 오는 5일 나이지리아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의 20세 이하(U-20)대표팀은 2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전반 11분 이영준의 선제골에 이어 19분 배준호, 후반 3분 최석현의 헤더 추가골에 힘입어 3-2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합류했다.
한국은 2-0으로 앞서던 전반 36분 후스틴 쿠에로에게 만회골을 내준 뒤 후반 39분 세바스티안 곤살레스에게 또 다시 실점, 3-2로 1점 차 추격을 허용했으나 골키퍼 김준홍의 선방과 선수들의 협력 수비로 위기를 넘기며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 행진으로 8강에 올라 2019년 폴란드 대회 준우승의 영광 재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국은 전반 빠른 공수전환을 바탕으로한 '카운터 어택'으로 기선을 잡았다. 전반 11분 배준호의 '순두부 어시스트'를 장신의 이영준이 골마우스 왼쪽에서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갔다. 이영준의 선제골은 '4강 신화'를 이룩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이 가슴 트래핑 후 골을 넣은 장면과 판박이처럼 비슷해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한국은 8분 뒤 부상에서 회복한 배준호가 현란한 개인기로 페널티박스 안 중앙에서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를 따돌리며 추가골을 기록, 순식간에 2-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배준호는 전반 한국의 2골에 모두 관여하는 1골1도움으로 최상의 폼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반 36분 쿠에로에게 페널티킥 만회골을 내준 뒤 에콰도르의 추격 의지에 측면을 허용하며 수세에 몰려 위기를 맞았다. 2-1로 리드한 가운데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3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그림 같은 최석현의 헤더 추가골이 터지며 3-1로 다시 2골 차 리드를 잡아 8강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
한국 후반 39분 추격의지를 불태운 에콰도르의 세바스티안 곤살레스에게 득점을 허용하며 3-2 살얼음 리드를 지키다 선수 교체를 통해 전력을 안정시키며 더는 골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2회 연속 8강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5일 오전 2시30분이 개최국 아르헨티나를 16강에서 제압한 나이지리아와 8강에서 격돌,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조별리그에서 1승2무(승점 5)를 기록, F조 2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8강전에서 대회 최다골을 기록하며 2019 폴란드 대회 준우승 영광을 기록한 결승전까지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이날 한국의 김은중 감독은 조별리그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한 후 감비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한 뒤 단판 승부로 진행되는 16강 토너먼트에서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최정예 라인업을 구성했다.
한국은 지난 2019년 폴란드 대회 준결승에서 에콰도르를 만나 이강인(마요르카)의 감각적인 패스를 최준(부산)이 결승골로 마무리하며 1-0으로 승리, 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
한편 한국의 8강 대열 합류로 이번 대회 8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4일에는 이스라엘-브라질, 콜롬비아-이탈리아전이 펼쳐지며 5일에는 한국-나이지리아, 미국-우루과이전이 펼쳐진다. 대륙별로는 유럽에서 이탈리아 이스라엘 2팀, 남미에서는 브라질 콜롬비아 우루과이 3팀, 아시아 북미 아프리카에서 1팀씩 8강에 올라 4강 진출을 다툰다.